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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8일,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에 대해 실적 중심으로 깊이 있게 정리해 드렸었죠. 당시에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매출 성장과 AI 인프라 전략의 가시화, 그리고 클라우드 사업 분할 계획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엔비디아(NVIDIA)가 보유하던 어플라이드 디지털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흔들렸습니다. 약 770만 주, 당시 약 1억 7천7백만 달러 규모의 지분이 정리됐고요.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가 빠졌다는 상징성이 워낙 컸기 때문이죠. 프리마켓 주가는 10% 가까이 급락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엔비디아가 빠졌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해석이 분분해졌죠.

그런데 개장하자마자 30 달러가까이 빠졌던 주가는 이후 강하게 반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후 되돌림이 나와주기는 했습니다만 투자자들의 염려와 달리 생각보다 잘 버텨주는 모습이었죠.

참고로 엔비디아는 현재 다섯 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텔, 시놉시스, 코어위브(CoreWeave), 노키아, 네비우스(Nebius)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암 홀딩스(Arm Holdings, ARM),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 RXRX), 자율주행 기술 기업 위라이드(WeRide, WRD) 지분을 매도했습니다.

기존에 보유하던 일부 AI 테마 종목은 정리하고 반대로 반도체·EDA·통신 인프라처럼 AI 생태계의 기반을 구성하는 기업들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인텔은 전통적인 x86 CPU 생태계의 핵심 기업입니다. x86은 PC와 서버에 널리 쓰이는 중앙처리장치 아키텍처를 의미합니다. 최근 몇 년간 GPU 중심의 AI 시대가 열리면서 인텔은 다소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파운드리 사업(IFS, 반도체 위탁 생산)과 첨단 패키징 기술 확장을 통해 다시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약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함께 데이터센터 및 PC 제품 협력을 발표했을 때, 젠슨 황 CEO는 이를 “두 세계적 플랫폼의 결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GPU와 CPU를 묶어 차세대 컴퓨팅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죠. 이번 대규모 지분 보유는 단순 투자라기보다는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역량 확보라는 전략적 의도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눈에 띄는 신규 투자처는 시놉시스입니다. 약 22억 6천만 달러, 17.28퍼센트 비중입니다. 시놉시스는 EDA, 즉 전자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쉽게 말해 반도체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데 필요한 핵심 소프트웨어를 제공합니다. 첨단 칩일수록 설계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데, 이 과정에서 EDA 도구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시놉시스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주당 414.79달러에 약 2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이후 더 복잡한 GPU를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AI 칩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런 설계 툴 기업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죠.

노키아(Nokia, NOK)도 신규 포지션입니다. 약 10억 8천만 달러, 8.21퍼센트 비중으로 신규 편입되었습니다. 노키아는 통신 장비와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입니다. 5G, 통신망, 데이터 전송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로, AI 데이터센터 간 연결성과 네트워크 고도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AI 인프라가 커질수록 네트워크 장비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는 노키아 신주 약 10억 달러어치를 매입하며 전략적 협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내부와 데이터센터 간 연결 속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키아의 광통신 기술과 특허 포트폴리오가 네트워크 병목 해소에 핵심적일 수 있습니다. 향후 엣지 AI, 즉 데이터센터 외부에서의 AI 처리 확대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힙니다.

한편 코어위브(CoreWeave, CRWV)는 약 17억 4천만 달러, 포트폴리오의 13.2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존 보유를 유지한 상태입니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AI 스타트업과 대형 기업들이 GPU 인프라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죠.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GPU 수요를 확대하는 직접적인 파트너이기 때문에 전략적 의미가 큽니다.

네비우스(Nebius, NBIS)는 약 9천9백만 달러, 0.76퍼센트로 기존 보유를 유지했습니다. 네비우스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및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AI 인프라 확장과 연결된 영역입니다.

이처럼 엔비디아는 이번에 여러모로 흥미로운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도체 및 인프라의 근간이 되는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공급자 중심으로 방향을 옮기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자, 그럼 다시 어플라이드 디지털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엔비디아가 지분을 던졌으니 주가는 빠질 일만 남은 걸까요?

엔비디아는 현재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입니다. GPU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고, AI 인프라 기업들과의 관계도 밀접하죠. 그런 엔비디아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뢰 증표로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입니다. 또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회사이고, 엔비디아는 그 데이터센터 안에 들어갈 GPU를 공급하는 핵심 기업인데, 그 연결 고리가 약해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단기 매물이 쏟아졌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어플라이드 디지털 사업의 본질은 변한 게 없습니다. 초대형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장기 임대 계약을 기반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구조로 완전히 전환하고 있죠. 노스다코타에 위치한 폴라리스 포지 원(Polaris Forge One)과 폴라리스 포지 투(Polaris Forge Two) 캠퍼스는 총 600메가와트 규모로 장기 계약이 체결되어 있고, 약 15년 동안 누적 160억 달러 수준의 임대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계약된 백로그입니다. 이미 서명된 계약에 기반한 미래 매출이라는 점이죠. 단순한 기대치가 아니라, 계약 상대방이 코어위브(CoreWeave) 같은 AI 특화 클라우드 기업이거나 투자등급을 보유한 하이퍼스케일러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수요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이었는대요. 수요가 있느냐 여부보다 “우리가 얼마나 빨리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언급했었죠.

정리해 보면,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지분 전량 매도가 주가에 충격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만, 중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확장이라는 더 큰 그림 속에서 이 회사가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 창출 자산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본질적인 투자 포인트입니다. 장기 임대 계약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체결되는지, 전력 공급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자본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는지가 관건이겠습니다.

참고로 엔비디아는 2024년 말에 사운드하운드 AI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당시 엔비디아가 보유했던 주식은 수량으로는 비교적 많지 않았지만, 공시가 나오자 시장에서는 이를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실제로, 사운드하운드 주가는 2024년 4분기에 최고점을 찍고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가 매도한 시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점을 대략 맞춘 거죠.

2025년 2월에 매각 사실이 알려진 직후 사운드하운드 AI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공시 직후 하루 만에 약 30퍼센트 가까이 하락했고, 이후에도 주가가 연중 고점 대비 상당히 큰 폭(약 50퍼센트 이상)으로 떨어졌었죠.

다만 이후 2025년 10월까지 사운드하운드 주가는 2배 이상 올랐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 엄청나게 다시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엔비디아 지분 매도 사실이 나왔다고 주가가 오르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거죠.

다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엔비디아 전량 매도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기 때문에 차트상으로 기술적 레벨을 체크해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APLD 주가는 현재 최고점 대비 24% 하락한 상태입니다. 2월 초에 120일선까지 떨어졌다가 양봉 큰 거 2개가 나와서 반등을 했다가 현재 조정을 겪고 있습니다.

60일선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인데, 여기를 지켜준다면 베스트이나 만일 깨지게 된다면 2월 초 전저점과 120일선 부근인 27 ~ 28달러 레벨을 지켜준다면 상승세가 훼손됐다고 볼 여지는 아직까지는 없겠습니다.

주봉과 월봉으로 봤을 때 APLD 주가의 변동성이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20주선과 5개월선을 깰듯말듯 하면서도 결국엔 말아올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쌍봉의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120일선을 지켜준다면 전고점을 다시 도전해볼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엔비디아가 이번에 지분을 유지한 네비우스와 코어위브의 경우 일봉상으로 구름대를 뚫고 올라오기 일보 직전인데요. 구름대를 뚫어주고 전고점이 위치한 언덕까지 힘있게 거래량을 동반해 완전히 넘겨준다면 상승세 전환을 조심스레 점쳐볼 수 있겠습니다.

시놉시스의 경우 2024년 2월에 찍었던 전고점을 작년 7월에 넘기면서 신고가 영역이 펼쳐지는가 했다가 내리 조정을 받아버린 모양새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20개월선을 지켜주면서 천천히 우상향하고 있는 모습인데 현재는 60개월선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엔비디아의 안목이 얼마나 발휘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