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7일 핵심 암호화폐 이슈 정리합니다.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가상자산 법안, 이른바 클라리티 법안(CLARITY Act)을 둘러싼 상황 업데이트로 시작하겠습니다.

백악관이 이번 주 안에 크립토 업계와 은행권을 다시 불러 모아 추가 회의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미 두 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핵심 쟁점인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에서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연동된 코인인데요, 일부 업체들은 이 코인을 예치하면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은행권입니다. 은행들은 가상자산 서비스 업체들이 고객에게 스테이블코인 이자를 주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사실상 예금과 유사한 상품이 규제 밖에서 운영되는 셈이기 때문에, 경쟁과 리스크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논리죠.

이에 대해 디지털 체임버(Digital Chamber) 같은 크립토 단체는 현재 법안 초안에 포함된 ‘예외 조항’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자 지급을 전면 금지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결국 미국 달러의 크립토 시장 내 지배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상원 은행위원회와 가까운 소식통은 이들의 제안을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내용은 너무 광범위해 은행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은 3월을 사실상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스테이블코인 이자 금지가 미국 내 크립토 혁신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었죠. 혁신과 금융 안정성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가 지금의 핵심 쟁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장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Polymarket)에 따르면, 클라리티 법안이 올해 통과될 확률은 55%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월에는 72%까지 올라갔었는데요, 기대감이 꽤 빠르게 식고 있는 모습입니다. 투자자들은 법안이 올해 안에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도 점점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신시아 루미스는 법안 통과가 여전히 우선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존 튠이 본회의 토론 일정에 해당 법안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 역시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규제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베센트는 특히 봄 안에 통과되지 않으면 정치적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의회를 다시 장악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이 통과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창구일 수 있다는 의미죠. 결국 이 법안은 단순한 산업 규제를 넘어 정치 일정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 시장은 다소 실망을 반영하고 있지만, 정치 일정이 명확해질수록 다시 기대가 살아날 여지도 있습니다. 모두가 법안 지연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오히려 어떤 형태로라도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죠.

한편 하버드대학교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 (Harvard Management Co)가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정했는데 비트코인 비중을 줄이고 이더리움 비중을 늘렸다고 합니다.

기존에 보유하던 블랙록 비트코인 ETF IBIT 주식 148만 주를 매도했는데, 보유 물량의 약 21%에 해당합니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노출 규모를 약 2억6,580만 달러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대신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 ETHA에 약 8,680만 달러를 신규 투자했습니다. 2025년 4분기 기준으로 하버드의 전체 가상자산 포트폴리오는 약 3억5,260만 달러 규모입니다.

다시 말해, 코인 포트폴리오의 25%를 이더리움으로 채운 것이고, 비트코인 규모는 여전히 이더리움의 3배 규모입니다. 이더리움은 단순한 스마트계약과 디파이, 토큰화 인프라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플랫폼 자산’으로 평가받는데, 하버드 대학 입장에서 코인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노리면서 장기적으로 블록체인 인프라에 베팅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가격 흐름은 아직 강하지 않습니다.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2,000달러 아래로 밀렸고, 현재 1,900달러 부근이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MACD 지표가 약세 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MACD선이 신호선 아래에 위치해 있고, 히스토그램도 음의 영역에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쉽게 말해 단기 모멘텀이 아직 살아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1,900달러가 무너지면 다음 지지선은 1,800달러 근처가 거론됩니다. 반대로 2,100달러를 다시 돌파한다면 2,200달러 구간까지는 기술적 반등 여지가 열립니다. 지금은 중간에서 힘겨루기하는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ETF 자금 흐름입니다. 이번 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총 1억6,100만 달러 순유출이 발생했습니다. 블랙록 ETHA에서만 1억1,300만 달러가 빠져나갔고, 피델리티 FETH에서도 약 4,075만 달러가 유출됐습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레이스케일 Grayscale의 이더리움 미니 트러스트에서는 4,990만 달러 순유입이 있었습니다. ETF 전체로 보면 유출이 우세하지만, 특정 상품으로는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투자자들이 완전히 떠난다기보다 상품 구조나 수수료, 전략 차이에 따라 재배치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900달러 방어 여부를 먼저 지켜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지지선을 지켜내면 기관 수요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고, 무너지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합니다.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의 일부 자금 이동이 구조적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단기 리밸런싱에 그칠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하버드 같은 대형 기관이 비중을 조정했다는 사실 자체는 무게가 있습니다. 시장이 흔들리는 동안에도 포지션을 재편하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는 거죠.

하지만 이더리움이 비트코인 대비 얼마나 더 오르느냐의 문제도 결국 비트코인이 올라야 논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어느 지점이 중요할까요?

온체인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가 주목한 지표는 장기 보유자 원가 분포입니다. 쉽게 말해, 장기 투자자들이 어느 가격대에서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도 같은 데이터입니다. 현재 6만5천 달러 부근은 2024년 상반기 매집 구간이 형성된 자리라서, 그동안은 이 수요가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습니다.

문제는 이 가격대가 무너지면 이야기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글래스노드는 6만5천 달러가 명확하게 깨질 경우, 실현 가격 약 5만4천 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현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에 가까운 개념인데요, 과거 약세장에서는 결국 이 구간을 테스트하는 흐름이 반복됐습니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장기 보유자들의 심리 변화입니다. 장기 보유자 수익 비율을 보여주는 SOPR 지표의 7일 지수이동평균이 1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이는 장기 투자자들이 이익이 아니라 손실 구간에서 매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보통 이런 현상은 약세장이 깊어질 때 나타나는 특징으로 해석됩니다. 글래스노드는 이를 ‘신념의 드문 변화’라고 표현했는데요, 오랫동안 버텨온 투자자들의 확신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물 거래량도 구조적으로 약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으면 매수 대기 수요가 부족해지고, 작은 매도에도 가격이 크게 밀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글래스노드는 현재 비트코인 수요가 2022년 루나 LUNA 붕괴 직후보다 더 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시에는 급락 이후 강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는데, 이번에는 그만한 반사적 매수 수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 다른 온체인 업체 크립토퀀트 CryptoQuant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아직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과거 사이클을 보면, 비트코인은 실현 가격 아래로 24%에서 30% 정도 더 빠진 뒤 몇 달간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바닥은 하루 만에 찍히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장기 보유자들은 손익분기점 수준에서 매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약세장 저점에서는 이들이 30%에서 40% 손실을 감내한 뒤에야 진짜 바닥이 형성됐습니다. 아직 그런 수준의 고통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옵션 시장도 변수입니다. 데리빗 Deribit 데이터에 따르면 5만8천 달러 부근에 풋옵션이 가장 많이 몰려 있습니다. 만약 6만 달러 아래로 크게 밀리면, 대규모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른바 청산 도미노가 시작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소 자극적인 전망 하나를 짚어보겠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매크로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 Mike McGlone이 비트코인이 1만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게 단순 가격 조정이 아니라, 미국 경기침체의 전조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맥글론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지탱해온 “조정 시 매수” 전략, 이른바 buy the dip 문화가 이제는 균열을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가상자산이 먼저 무너지고 있고, 이는 더 넓은 금융 시스템의 스트레스를 반영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그는 몇 가지 거시 지표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첫째,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GDP로 나눈 비율이 약 10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실물 경제 대비 주식시장 규모가 역사적으로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S&P500과 나스닥100의 180일 변동성이 최근 8년 내 최저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변동성이 낮다는 건 시장이 지나치게 안일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여기에 금과 은 가격 상승도 언급했습니다. 금속 자산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맥글론은 이 흐름이 결국 주식시장까지 번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S&P500이 5,600선까지 정상적인 평균 회귀를 할 수 있다고 봤고, 이를 비트코인 가격에 단순 비율로 대입하면 약 5만6천 달러 수준입니다. 여기까지는 ‘정상 조정’ 범주로 설명합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고 본격적인 약세로 전환될 경우, 비트코인이 1만 달러까지 되돌아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장 분석가 제이슨 페르난데스 Jason Fernandes는 1만 달러 시나리오는 과도한 단일 경로 가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의 과열이 반드시 붕괴로만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시간 조정이나 횡보, 또는 4만~5만 달러 수준의 리셋으로도 충분히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1만 달러까지 하락하려면 단순한 성장 둔화가 아니라, 신용 경색과 유동성 급감, 강제 청산이 동반되는 시스템적 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경기침체에 더해 금융 스트레스가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그런 상황은 가능성은 있지만 확률이 낮다는 거죠.

그렇다고 모두가 비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팔콘엑스 FalconX의 아시아태평양 파생상품 책임자 숀 맥널티 Sean McNulty는 오히려 6만 달러가 이번 사이클의 바닥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최근 하락 구간에서 대규모 매수벽이 형성됐고, 단기 보유자들의 투매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FTX 같은 시스템 붕괴가 아니라, 과도한 레버리지가 정리되는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이었습니다. 구조적 붕괴 없이 투기 자금이 빠져나간 조정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추가 급락보다는 횡보나 점진적 회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결론은 뭐죠. 애널리스트들이라 해봤자 죄다 전망이 다르다는 거고, 현재는 차트가 중요하다는 거죠. 직전 저점인 6만5천 달러가 무너지면 6만 달러 바닥을 재테스트 할 수가 있고, 저점을 단단히 지켜낸다면 이번 조정이 사이클 내 중간 조정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향후 반등을 촉발할 변수로는 클라리티 법안 CLARITY Act 통과 여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 그리고 ETF 자금 유입 지속 여부가 꼽힙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분명해지면 심리가 빠르게 바뀔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장기 보유자들마저 흔들리는 구간입니다. 공포가 깊어질수록 바닥 논쟁은 커지기 마련인데, 6만 달러대 방어가 이어질지, 아니면 평균 매입 단가인 5만 달러 중반까지 밀릴지, 다음 몇 주가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