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글로벌(Coinbase Global Inc)이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코인 거래 활동이 둔화되고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거래 수수료 수익이 떨어진 결과 약 6억 6,700만 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매수 의견은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낮춘 곳도 많았는데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런 대규모 손실 발표 이후에도 주가가 오히려 반등했다는 사실입니다.
코인베이스는 드디어 바닥을 찍은 걸까요?
우선 이번 실적 발표에서 코인베이스는 여러 핵심 지표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 총 거래량과 암호화폐 거래 시장 점유율이 두 배 이상 확대되었고, 구독 및 서비스 매출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2025년 총 거래량은 5조 2천억 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156% 증가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 시장 점유율은 6.4%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구독 및 서비스 매출은 28억 달러로, 2021년 강세장 정점 대비 5.5배 증가했습니다. 코인베이스 제품 내 평균 USDC 잔고는 178억 달러에 달했고, 평균 USDC 시가총액은 76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코인베이스 원 유료 구독자는 3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어나 거의 100만 명에 도달했습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CEO는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했지만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가장 성과가 좋았던 자산군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사이클은 이미 여러 차례 겪어왔고 채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변동성 국면을 단순한 방어 구간이 아니라, 오히려 확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EO는 코인베이스의 수익 구조가 더 이상 암호화폐 가격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구독 및 서비스 매출, 그리고 이제는 주식, 예측 시장, 원자재 같은 다른 자산군 거래까지 확장되면서 매출 상관관계가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4분기에 출시한 ‘에브리싱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거의 모든 거래 가능한 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겠다는 비전인데요.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금과 은 선물 거래가 기록적인 명목 거래대금을 기록했다는 점은 이 전략이 실제 트래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베이스(Base) 체인과 인공지능의 결합이었습니다. 베이스는 코인베이스가 구축한 자체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인데요. 암스트롱은 AI 에이전트들이 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채택하면서 베이스의 거래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앞으로 AI 에이전트의 기본 결제 수단이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라고까지 전망했습니다.
코인베이스가 왜 2026년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는지도 몇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전 세계 암호화폐의 약 12%를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상위 네 개 경쟁사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자산 보관 규모가 크다는 것은 고객 신뢰와 네트워크 효과 측면에서 강력한 진입장벽을 의미하죠. 둘째, 글로벌 거래량과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셋째,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는 제품이 12개에 달하고, 그중 절반은 2억5천만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알레시아 하스(Alesia Haas) 최고재무책임자는 숫자 측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2025년 연간 총매출은 72억 달러로 전년 대비 9% 증가했습니다. 구독 및 서비스 매출은 28억 달러로 23% 증가했으며, 2021년 사이클 정점 대비 5.5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조정 EBITDA는 1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는데, 변동성에 대비한 사업 구조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4분기에는 매출 17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였던 18억 4천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순손실은 6억 6,700만 달러로, 1년 전 1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재선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급등하면서 거래가 크게 늘어났던 시기였습니다.
이번 손실의 주요 원인은 투자 포트폴리오 가치 하락입니다. 코인베이스는 보유 중인 암호화폐 자산의 가치가 약 7억 1,800만 달러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미실현 손실로, 실제로 매도해 확정된 손실이 아니라 평가손실입니다. 또한 서클(Circle) 등 전략적 투자 자산에서 약 3억 9,500만 달러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자사 투자 포트폴리오 내 디지털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자관계 담당 부사장은 “기본적으로는 매수 후 보유 전략”이라며, 이익 실현을 목적으로 자산을 매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청산이 발생하는 경우는 운영 목적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핵심 사업인 거래 중개 수익도 하락했습니다. 고객 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수료 수익은 9억 8,300만 달러로, 전분기 10억 달러에서 감소했습니다. 2024년 4분기에는 거래 수익이 15억 6천만 달러에 달했는데, 당시엔 암호화폐 강세장과 맞물린 특수 상황이었습니다. 현재는 거래량이 둔화되며 자연스럽게 수익도 줄어든 모습입니다.
한편 지난 분기 주가가 떨어진 것을 기회로 삼아 코인베이스는 17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주식보상으로 인한 희석을 전액 상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사회는 추가로 2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습니다. 동시에 비트코인을 계속 매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격 하락 국면에서 공격적으로 자산을 축적하겠다는 신호입니다.
이제 Q&A 때 나왔던 주요 질문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규제 관련 질문에서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는 ‘클래리티 법안'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향후 몇 달 안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상원과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이 법안이 특정 이해관계자를 보호하는 방향이 아니라, 암호화폐 기업과 은행, 그리고 미국 시민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인데요. 이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통과된 상황에서 기존 합의를 다시 뒤집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습니다.
일부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 보상 프로그램을 제한할 가능성이 거론되었는데, 이에 대해 암스트롱은 그런 규제가 오히려 코인베이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코인베이스는 서클(Circle)로부터 받는 준비금 수익의 상당 부분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는데, 만약 보상이 금지되면 그 이익이 회사에 남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방향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고객과 미국 내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보상 구조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처럼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한 수익 문제가 아니라,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입지를 지키는 전략적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이 최근 몇 달 정체된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 위험 선호가 제한적이어서 레버리지와 투기 활동이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둘째, 시가총액은 정체됐지만 결제 및 송금에서의 사용 속도(벨로시티)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거래용 수단에서 실제 결제 인프라로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니어스 법안 통과 이후 150개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통합을 발표했다는 점도 성장 기대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인베이스는 2026년의 핵심 우선순위로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첫째는 에브리싱 익스체인지의 확장입니다. 주식 1만 개 가까운 티커를 상장하고, 예측 시장과 스포츠 허브를 추가하며, 토큰화 주식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토큰화 주식은 전통적인 주식을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둘째는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인프라 확장입니다. USDC 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약 750억 달러에 도달했습니다. 셋째는 ‘온체인으로 세상을 옮긴다’는 전략인데요. 탈중앙화 지갑과 디파이 통합을 확대해 중앙 중개자 없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실적 발표 후 거래일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16% 이상 급등을 했습니다. 실적 내용이 놀라울 것도 없었는데, 이미 주가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데드캣 바운스를 한 것일까요?
실제로 코인베이스 주가는 1년 전 대비 반토막, 그리고 최고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인데요.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 팀은 현재 주가는 “팔기엔 너무 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에 대해 ‘아웃퍼폼(outperform)’ 의견을 유지했는데, 지난달 목표주가를 510달러에서 440달러로 낮추긴 했습니다.
참고로 번스타인이 제시한 440달러 목표가는 현재 주가 대비 약 16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인데, 2021년 7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444달러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다만 오직 코인베이스 주가의 바닥을 논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2024년 9월과 2025년 4월 저점 자리에서 반등이 나와줬다는 건데요. 작년엔 이 지점에서 반등을 한 뒤에 내리 상승해서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찍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코인 시장에서 반등이 나와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주가는 전저점을 테스트하게 됩니다. 전저점이 뚫린다면 하방이 꽤나 열리게 되어 불안한 상태죠.
결국 향후 몇 분기 동안 관건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암호화폐 가격과 거래량이 다시 회복될지 여부입니다. 둘째, 구독 및 서비스 매출 비중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는지입니다. 셋째, 규제 환경이 얼마나 명확해지는지입니다.
컨텐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