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최근 한 애널리스트 보고서 이후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분석 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HBM4 메모리를 마이크론에서 전혀 주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이유는 마이크론의 내부 베이스 다이 설계 성능이 엔비디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대신 HBM4 물량은 SK하이닉스가 70%, 삼성전자가 30%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 소식으로 마이크론 주가는 하락했는데요. 공교롭게도 바로 전까지는 아마존이 2026년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예고하면서 AI 인프라 수요 기대감이 커졌던 상황이었죠. 그 기대감을 하루도 못 가서 반납한 셈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HBM4에서 밀릴 수 있다는 얘기가 곧 마이크론의 경쟁력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마이크론이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고 있고,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결국 기술 성과를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투자자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겁니다.

사실 최근까지 마이크론은 모두가 좋아하는 종목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주가는 2025년 11월 20일 201달러 수준에서 2026년 1월 28일 430달러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114% 급등했습니다. 최근 가격은 52주 고점 455달러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엄청난 상승 흐름 위에 있죠.

확실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제대로 타고 있는 건데요, 최근 로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구축이 메모리 칩 부족을 만들고 있고, 그 여파가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 기기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원래 메모리 산업은 공급이 조금만 늘어나도 가격이 바로 무너지고 마진이 사라는데,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가 ‘일반 기기용’ 메모리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2026년 한 해로 끝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마이크론은 싱가포르에 향후 10년간 약 24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다만 이 물량은 202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됩니다. 즉, 공급 확대는 아직 먼 얘기고, 시장은 지금 당장의 타이트한 메모리와 HBM 상황에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보통 이러한 급등 이후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조심스러워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미즈호의 비제이 라케시는 목표주가를 390달러에서 480달러로 올리며 ‘절박한’ 메모리 시장과 가격 상승 흐름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HSBC는 목표주가를 500달러로 상향했고, 바클레이즈는 450달러, 파이퍼 샌들러는 400달러로 각각 올렸습니다. 파이퍼 샌들러는 2026년 물량이 사실상 다 팔렸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2026 회계연도 주당순이익 전망입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33달러 중반을 보고 있는데, 만약 이 정도 수익력이 현실화된다면 지금 주가도 여전히 싸 보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마이크론 강세론자들은 단기 실적이 아니라, 공급 제약 속에서 여러 분기에 걸친 이익 폭발을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 136억 달러, 비일반회계 기준 주당순이익 4.78달러를 기록했고, 영업현금흐름은 84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어서 회사는 2분기 매출을 187억 달러, 주당순이익을 8.42달러로 제시하며 비일반회계 기준 매출총이익률이 약 68%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죠. 경영진은 공급 부족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며, 다년 계약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마이크론은 3월 19일 실적을 발표합니다. 시장은 2026년과 2027년 주당순이익을 각각 32달러, 42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실적에서도 기대치를 다시 한번 넘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한편 내부자 매매도 주목할 만한 요인입니다. 임원들이 고점 부근에서 상당한 물량을 매도했다는 공시가 이어졌죠.

먼저 1월 22일, 부사장인 마니시 바티아는 주가가 430 달러에서 사상 최고치 부근을 기록하던 시점에 2만6,623주를 매도해 약 1,040만 달러를 현금화했습니다. 이어 2월 2일에는 또 다른 부사장인 수밋 사다나 역시 주식을 매도했는데, 가중평균 매도 가격은 주당 429~431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같은 내부자 거래 안에서도 결이 다른 움직임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1월 10일, 이사회 멤버인 테인 리우는 마이크론 주식 2만3,200주를 약 780만 달러에 매수했습니다. 매수 가격은 337 달러 정도였습니다.

즉, 경영진 일부는 급등 이후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이사회 차원에서는 여전히 중장기 가치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동시에 존재했던 셈입니다. 보통 주가가 이렇게 오르는 과정에서는 내부자 매수가 잘 나오지 않는데, 반도체 사이클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 베팅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마이크론 주가는 숨을 고르는 국면에 들어갔는데요. 455.5 달러에 최고점을 찍은 뒤 약 15% 하락했습니다. 일봉상으로는 5일선과 20일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데드크로스가 뜰 리스크가 커졌습니다. 조정이 계속된다면 다음 주요 이동평균선과의 거리가 꽤 있는 편이라, 만일 추가 매수를 진행한다면 실적 발표 전까지 시간을 두거나 아니면 아예 5일선 및 5주선 위로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여기서 반도체 종목 하나만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HBM 공급이 타이트해지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가 AI 칩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인데, 여기서 TSMC가 등장합니다.

현재 TSMC에 대한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420달러 수준으로, 이미 지난 6개월간 주가가 40% 넘게 오른 이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20% 이상 남아 있다는 계산입니다. 2026년 들어서만도 주가는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AI 수요가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제 설비 투자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는 2026년에만 520억 달러에서 560억 달러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5년 대비 최소 25%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물론 모든 증권사가 공격적인 매수 의견만 내는 건 아닙니다. TD 코웬은 목표주가를 325달러에서 370달러로 올리면서도 투자의견은 보유로 유지했습니다.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의 신중론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분기 실적과 생산 실행력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함께 나왔습니다.

모건스탠리 역시 목표주가를 5% 상향했는데요. 이유로는 높은 매출총이익률, AI 관련 수요 증가, 그리고 첨단 공정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꼽았습니다. 바클레이즈는 더 직접적으로, 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강했다며 비중확대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45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건 AI 수요가 얼마나 이어질 거냐는 건데요. 지난 실적 발표 어닝콜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는 결정이 과연 실수는 아닌지, 다시 말해 AI 수요가 진짜인지 아니면 버블일 수 있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전형적인 반도체 사이클과는 분명히 다른 흐름인데, 이 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죠.

당시 CEO는 상당히 솔직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본인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520억~560억 달러에 달하는 설비투자는 잘못 판단하면 회사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3~4개월 동안 직접 고객뿐 아니라 그 고객의 고객, 즉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까지 만나 수요를 검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AI가 실제로 매출과 수익을 개선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고, 이들이 재무적으로도 매우 여유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AI 수요가 3년, 4년, 5년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답하면서도, 종합적으로 AI 수요는 분명히 실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AI 메가트렌드’로 보고 있는 건데요. AI가 일상생활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전형적인 반도체 사이클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회사 내부에서도 AI를 공정과 생산성 개선에 활용하고 있으며, 생산성이 1~2%만 개선돼도 이는 추가 비용 없이 수익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이 사이클이 3년, 4년, 5년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TSM 주가는 굉장히 안정적인 우상향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2022년 말에 60 달러였던 주가가 현재는 360 달러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5개월선과 20개월선 사이의 간극이 더 커지며 상승 각도가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일봉에서도 TSM 주가는 최근의 조정에도 가뿐히 주가를 회복하며 5일선이 20일선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고, 5일선 위로 올라서며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향후 주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5일선과 20일선 사이 거리가 벌어지며 상승세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