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하며 단독으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10석(전체 465석 중 3분의 2)을 넘는 316석을 차지했음

  • 9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개표 결과 자민당은 과반(233석)을 훌쩍 넘은 316석을 확보

  • 기존(198석)보다 118석이 늘어났음. 2024년 10월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잃은 이후 1년 4개월 만에 복구에 성공

  • 아울러 단일 정당이 개헌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

  • 1955년 창당한 자민당의 중의원 역대 최대 의석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시절인 1986년의 300석

  • 당시는 전체 의석이 512석으로 현재보다 많았음

  • 연립여당 일본유신회는 36석을 얻었음. 개헌에 우호적인 중도보수 국민민주당과 극우 성향의 참정당도 각각 28석, 14석을 확보

  • 제1야당인 중도개혁연합은 49석에 그치며, 기존(167석)보다 118석이 줄어드는 참패를 당했음

  • 정보기술(IT) 기술자 출신인 36세의 안도 다카히로 대표가 이끄는 팀미라이는 중의원 의석이 없었지만 11석을 확보해 일본 정치에 새바람을 예고

  • 이밖에 일본공산당 4석, 레이와신센구미 1석, 감세일본·유코쿠연합 1석, 무소속 5석으로 나타났음

  • 여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는 헌법 개정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음

  •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인 1946년 공포된 일본 헌법의 9조 1항은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 포기한다는 내용이며, 2항은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의 교전권을 금하는 내용

  • 하지만 80년 만에 개헌을 통해 자위대를 명기해 위헌 논란을 없애고, ‘군사 대국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옴

  •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헌법 개정과 군사력 강화 필요성을 주장해 왔음

  • 오는 18일로 예상된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의 힘만으로도 재지명이 가능하게 됐음

아베 넘어선 전면적 확장재정


자료 : 서울경제신문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먹혀들면서 ‘강한 경제,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표방한 다카이치표 재정 정책도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것으로 전망

  • 하지만 확장재정과 세수 인하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다카이치 내각의 장밋빛 약속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음

  • 국가부채 급증으로 일본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는 지적

  • 다카이치 총리의 재정 정책은 신(新) 3고(高)로 요약

  • 고금리, 고환율(엔저), 그리고 고물가 허용

  • 이들의 기반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과감한 적극 재정이 자리하고 있음

  •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이름을 딴 ‘여자 아베’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의 경제정책은 아베노믹스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평가

  • 아베노믹스는 금리정책과 개인 소비를 유도하는 간접적인 부양책을 썼다면 다카이치는 국가가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등 직접 개입하겠다는 입장

  • 이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의 공통적인 경제정책 흐름이기도 함

  • 다카이치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역대급 추가경정예산안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일반 예산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22조 3000억 엔(1140조 3600억 원)으로 확정

  • 그동안 예산안은 일본 국회에 계류돼 있었지만 총선 승리로 통과에 힘이 실리게 됐음

  • 다카이치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던 전임 정부와 달리 모자라는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신규 국채도 약 29조 6000억 엔 규모로 발행할 예정

  • 늘어난 예산은 경제 활성화와 국방력 강화에 집중 투자

  • 그는 지난해 11월 1호 경제정책으로 일본 성장전략본부를 설치하고 인공지능(AI) 산업과 조선·방위 산업 등 17개 전략 분야에 중점 투자하겠다고 밝혔음

  • 특히 정부가 주도해 AI와 첨단 반도체 개발 예산에 약 1조 2300억 엔(11조 5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음

  • 한국이 비슷한 성격인 국민성장펀드에 예산을 1조 원 투입하겠다고 한 점과 대비되는 대목

  • 다만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려온 일본의 국가부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

  • 일본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36%에 달함

  • 미국이 120%인 것을 고려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

  • JP모건은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인구 감소와 물가 상승 압력을 안고 있다”며 일본이 부채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

  • 일본 국가부채가 커지면 시장에서 일본 국채 가격이 떨어지며 금리가 오르고 한국의 국채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있음

  • 다카이치 총리 당선 이후 시장에서 일본의 장기 국채금리는 고공 행진 중

  • 지난달에는 일본의 40년 만기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인 4%까지 치솟았음

  • 중장기적으로 일본 국채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일본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글로벌 기관이 한국 대신 일본 국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음

  • 다카이치 정부가 달러 대비 엔화 약세를 유지하는 점도 원화 환율에 영향을 미침

  • 최근 들어 원화와 엔화의 동조 현상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동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음

  • 다만 단기적으로 엔화가 먼저 급격한 약세를 띤다면 일본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한국을 압도할 수 있음

  • 지난해 제로금리를 끝낸 일본의 추가 정책금리 인상도 글로벌 자금 이동의 방향을 바꿈

  • 이 경우 한국으로 향한 외인들의 투자 물길이 달라질 수 있음

  • 지난해 12월 19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 이에 따라 일본의 기준금리는 연 0.75%로 1995년 9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음

  •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늦어도 6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전 세계 자금 중 일부가 일본으로 되돌아올 경우 한국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옴

<시사점>

일본 자민당이 2026년 총선에서 역사적 압승을 거두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체제가 안정적 기반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한 정권 연장 수준이 아니라, 일본 유권자들이 국가 주도의 적극 재정과 전략 산업 집중 육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사나에노믹스’에 사실상 백지수표를 건넸다는 의미입니다. 일본 정치가 안정되면서 경제 정책은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일 여건을 갖췄고, 그 파급은 고스란히 한국 경제를 향하고 있습니다.

사나에노믹스의 본질은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이 선택한 방향 전환입니다. 통화 완화에 기댄 수요 부양에서 벗어나, 재정·산업 정책을 통해 공급 능력과 기술 자립도를 끌어올리는 ‘위기관리형 성장 전략’이 그 핵심입니다. 감세를 통한 대규모 설비투자 유도, 복수연도 예산을 통한 장기 투자 보장, 그리고 반도체·AI·양자·배터리·방위 산업 등 17대 전략 분야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은 일본식 산업 정책의 귀환을 알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한국의 주력 산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반도체가 대표적으로 일본은 라피더스를 앞세워 첨단 공정 복귀를 노리는 동시에, 소부장 자립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광전융합 반도체 등 차세대 기술 영역에서도 일본은 ‘표준 선점’을 노립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 산업의 중장기적 입지를 잠식할 수 있는 움직임입니다.

여기에 엔저의 장기화 가능성은 한국 제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합ㄴ다.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통 산업에서 한일 간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습니다. 원화가 엔화의 대리 자산처럼 움직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본발 금융 변동성은 한국 외환·자본 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나에노믹스가 반드시 위협인 것만은 아닙니다. 단기적으로는 엔저에 따른 일본산 부품·장비의 수입 단가 하락이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으며, 한미일 안보·공급망 협력이 강화되면,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입지도 넓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핵심 광물,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역시 현실적인 기회입니다. 한국은 일본의 국가 주도 산업 정책에 맞서 세제 지원뿐만 아니라, 전략 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과 인프라 지원,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R&D 투자, 규제 혁파를 통한 투자 환경 개선이 동시에 추진돼야 합니다. ‘초격차’라는 구호를 지키려면, 그에 걸맞은 재정과 정책 수단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의 '공급 능력 강화' 전략에 맞서 더욱 정교하고 과감한 산업 정책으로 응전해야 합니다. 단순히 추격하는 것을 넘어, 일본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래 기술의 영역에서 표준을 선점하고, 전 세계가 한국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 '불가결한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정치적 파장이 한일 경제 협력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양국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정교한 외교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겠습니다.

<관련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695968?cds=news_media_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