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6일 핵심 암호화폐 이슈 정리합니다.
비트코인이 한때 6만 달러 선까지 급락하는 이른바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지시간 목요일 저녁, 약 7시 20분쯤 6만 달러까지 밀리면서 2024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24시간 만에 약 17% 하락한 셈이죠. 이후에는 6만5천 달러 안팎까지 반등하긴 했지만, 가격 변동성이 상당히 커진 상태입니다.
이더리움 역시 한때 1,75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1,800달러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급락의 여파로 청산 규모도 매우 컸습니다. 24시간 동안 약 14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는데, 이 가운데 12억 달러 이상이 롱 포지션이었습니다. 상승에 베팅했던 자금이 대거 정리되면서 변동성이 더 커진 구조입니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도 극단적인 수준입니다. CMC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는 현재 ‘5’를 가리키고 있는데, 2023년 6월 지수 산출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로, 말 그대로 ‘극단적 공포’ 국면입니다. FTX 붕괴 당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 시장은 명확히 위험 회피 국면이며, 트레이더들은 더 이상 급락 구간에서 저가 매수를 시도하지 않고 자금 보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반등이 나와도 바로 매물로 소화되고, 청산 물량이 줄어들면 거래량도 급격히 식는 모습이 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죠. 핵심 지지선을 여러 번 지키지 못하면서, ‘떨어지면 산다’는 태도에서 ‘확인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태도로 행동이 바뀌었고, 이 자체가 하락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부담 요인입니다. 개인 투자자보다 장기 관점으로 움직이는 기관들 역시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데,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만 8억 달러가 넘는 순유출이 발생했습니다.
한편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IBIT가 하루 거래대금 10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X를 통해 “IBIT가 하루 거래대금 기록을 완전히 갈아치웠다”며, 같은 날 ETF 가격이 13% 하락했고 이는 상장 이후 두 번째로 큰 일일 낙폭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IBIT의 이전 하루 거래대금 최고 기록은 지난해 11월 21일에 나온 약 80억 달러였는데요, 평소에는 하루에 수십억 달러 수준이 일반적이고, 30억 달러만 넘어도 “거래가 많은 날”로 분류됩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100억 달러는 어마어마한 규모인데, 한편으론 공포 속에서 대규모 매도가 쏟아졌다는 해석이고, 다른 한편으론 변동성이 커진 구간에서 ETF를 활용한 적극적인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벌어졌다는 해석석이 가능합니다. 가격은 급락했지만 거래는 마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자체가 식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방향성보다 유동성과 심리가 더 크게 흔들리는 구간이라고 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죠.
그런데 사상 최대 거래량과 급격한 가격 하락, 여기에 대규모 환매가 겹치면 ‘투항’ 국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시가도 있는데요. 장기 보유자들까지 손실을 감수하고 포지션을 정리하는 단계라는 의미입니다. 전형적으로는 베어마켓에서 매도가 가장 격해지는 구간, 이른바 피크 셀링 단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빠른 반등보다는 길고 지루한 바닥 다지기 과정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죠.
옵션 시장도 같은 신호를 보냈습니다. IBIT 옵션 거래에서는 하락에 대비하는 풋옵션, 특히 만기가 긴 풋옵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풋옵션의 변동성 프리미엄이 콜옵션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아졌는데, 시장 참여자들이 상승보다 추가 하락 위험을 훨씬 더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극단적인 풋 쏠림은 보통 공포가 정점에 가까워졌을 때 나타나는 패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투항 신호가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바닥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베어마켓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고,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먼저 지치거나 자금이 말라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하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투자은행 스티펠은 과거 사이클과 거시 환경을 근거로 비트코인이 3만8천 달러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연준의 긴축적인 스탠스, 규제 속도 둔화, 유동성 축소 같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 역시 단기적으로는 6만3천 달러, 중장기적으로는 5만4천 달러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완전히 반대 시각도 존재합니다. JP 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장기 관점에서는 금보다 비트코인이 더 나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여전히 향후 20만 달러 이상 상승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단기 변동성과 장기 스토리를 분리해서 보자는 접근이죠.
20만 달러는 모르겠고, 어쨌든 현재 시장이 극단적 공포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얼터내티브에서 제공하는 공포·탐욕 지수도 9까지 떨어지면서, FTX 붕괴 당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지수는 하루 전에는 12, 일주일 전에는 16, 한 달 전에는 42였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정도 공포가 나왔던 시점이 바로 테라 사태였다고 합니다. 당시 테라 루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페그를 잃으면서 붕괴했고, 그 여파로 시장 전체 신뢰가 무너졌었죠.
시장 참여자들 중 다수는 '공포에 사라'는 격언을 실행한 것으로 보이는 게, 미국 시간대 후반에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 근처까지 밀렸다가 다시 6만5천 달러 안팎으로 반등했습니다.
반등 자체만 놓고 보면, 일부 투자자들이 6만 달러라는 심리적 가격대를 지지선으로 인식하고 들어왔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재밌는 건, 작년 12월 말에 논란이 됐었던 톰 리 회사 소속 애널리스트 션 패럴의 비트코인 하락 전망이 6만 달러였다는 건데요.
지난해 12월, 펀드스트렛 내부에서 션 패럴은 2026년 상반기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의 전망은 꽤 구체적이었는데, 비트코인은 6만 달러에서 6만5천 달러 구간, 이더리움은 1,8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내려올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전망이 펀드스트렛의 유료 고객 전용 리포트였다는 점입니다. 이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논란이 컸고, “같은 회사에서 왜 이렇게 다른 전망이 나오느냐”는 이야기가 시장에 퍼졌죠. 결국 톰 리와 션 패럴 본인이 직접 해명에 나서면서 일단락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단기 가격 흐름에서는 톰 리보다 션 패럴의 시나리오가 훨씬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이번 급락 과정에서 6만 달러 선까지 내려왔고, 이더리움은 1750 달러까지 떨어졌으니까요.
제가 2월 3일에 했던 이야기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비트코인이 120주 이동평균선을 명확하게 하향 이탈할 경우, 2024 3월의 고점과 8월의 저점 사이까지, 즉 추가로 10%에서 20% 정도의 하락은 충분히 열어둬야 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다만 200주선은 지켜준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죠. 그래서 당장은 120주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주고 있지만,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정리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일이 벌이지고야 말았는데, 이제는 200주선과 60개월선을 지켜주길 바라야 합니다. 물론 베스트는 이번 저점이 바닥이 되는 것이겠지만요.
한편 비트코인이 급락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션 패럴은 SNS에 “Almost time to go shopping” 이라는 짧은 문구를 올렸습니다. 이게 곧바로 바닥 선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션 패럴이 보고 있던 가격 구간, 그리고 그가 생각한 ‘리스크 대비 매력 구간’이 마침내 다가왔다는 거죠.
참고로 앞서 말씀드린 션 패럴의 작년 12월 기본 시나리오는 2026년 상반기에 시장이 꽤 의미 있게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6만 달러에서 6만5천 달러, 이더리움은 1,800달러에서 2,000달러, 솔라나는 50달러에서 75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가격대가 연말을 향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기회 구간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만약 이 전망이 틀린다고 해도, 무리하게 들어가기보다는 방어적으로 대응하면서 시장이 다시 강해졌다는 확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조정 국면은 같은 하우스 안에서도 시계열에 따라 다른 전망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단기 가격 움직임에서는 낙관론보다 보수적 시나리오가 먼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사례로 보입니다.
또 한 시계열이 다르기 때문에 톰 리보다 션 패럴이 정확하다고 볼 수도 없는 게, 만일 이더리움이 이대로 쭉 상승해서 올해 안에 7천, 8천, 9천 달러까지 가게 된다면 션 패럴과 톰 리 둘 다 맞게 되는 거고 그렇게 되면 펀드스트렛의 명성도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톰 리의 이더리움 예측의 경우 2400 달러를 콕 찍고 오를 거라는 선언은 틀렸지만, '바닥을 위한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고 단언한 만큼 지금이 찐 바닥이기를 바라야 할 것 같습니다. (인디언 기우제 메타가 되지 않으려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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