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사진)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음

  • 과거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을 보였던 워시 후보자가 유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금은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미 달러는 강세로 전환

  • 1일 영국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7.9%, 은 현물 가격은 12.9% 하락

  • 빚을 낸 거래로 변동성이 큰 은 선물 가격은 한때 35.3% 급락하기도 했음

  •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금과 은이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락을 기록했다”고 전했음

  • 구리, 백금 등 다른 상품 가격도 일제히 하락

  •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의 8만 달러 선이 깨졌음

  • 이는 워시 후보자의 통화 정책 기조에 시장이 경계심을 드러냈기 때문

  • 워시 후보자는 최근 금리 인하에 동의하면서도, 양적 완화 등 유동성 공급에는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음

  • 반면 달러는 워시 후보자가 강(强)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세로 전환

  • 지난달 30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15로 전 거래일 대비 0.9% 상승

  • 이 여파로 지난달 31일 오전 2시 마감한 원-달러 환율 야간 종가는 1443.5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7% 올랐음

매둘기 워시에 금융시장 혼란

  • “워시가 매파에서 비둘기로 전환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간선거 이후 매파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이 내린 평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점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장의 시각을 잘 드러내고 있음

  • 워시 후보자의 과거 행보와 언행은 정통 매파(통화긴축 선호)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저금리 기조’와는 발을 맞추고 있기 때문

  • 시장은 일단 매파 연준 의장으로 받아들였음. 달러 약세에 힘입어 고공행진하던 귀금속 가격이 급락

  • 30일(현지 시간) 하루에만 금과 은의 시가총액 4조7520억 달러(약 7000조 원)가 증발

  • 향후 한미 금리 격차 축소라는 ‘기회’와 강달러발(發) 환율 불안에 따른 ‘압박’이 교차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 해소와 외환 시장 안정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음

매도 비둘기도 아니다

  • 1일 국제금융센터,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는 연준의 양적 완화를 꾸준히 비판해 온 매파 인사

  •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실업률이 9%로 치솟은 2009년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조차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하방 위험보다 더 우려한다”며 일관되게 ‘돈 풀기’를 경계

  • 금리 인하를 촉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워시 후보자의 달라진 입장에 주목했다는 평가

  • 워시 후보자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대신에 연준의 유동성 공급에 비판적인 입장

  • 지난해 10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월스트리트의 과잉 유동성을 메인 스트리트로 보내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음

  • 실물 경제를 의미하는 메인 스트리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

  • 미국 언론들은 워시 후보자 지명에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

  • 월가 등 평가는 엇갈림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워시에 대해 “매파가 아니라 정치적 동물에 불과하다”고 비난

  • 워시 후보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의 멘토인 헤지펀드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영구적 매파는 아니다”라며 유연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

금융시장 혼란


  •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 컴퍼니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하루 금, 은의 시가총액이 각각 8.35%, 25.5% 감소하며 4조7520억 달러 규모가 날아갔음

  •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좁혀져 한국 외환 시장 안정에는 긍정적일 수 있음

  •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은 올해 연준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음

  • 시 후보자가 금리 인하가 가능한 배경으로 인공지능(AI)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반도체, 전력기기 등에 강한 한국 산업에 긍정적

  •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이 외환시장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가 있다”고 설명

  • 다만 워시 후보자가 향후 연준이 미국 장기채 매입 조치 등 유동성 풀기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있음

  • 이럴 경우 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될 수 있고,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경우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

  •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 사교모임 비공개 연설에서 워시 후보자에 대해 “연준 의장 역할에 딱 어울리는 사람처럼 보였다”면서도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소송을 하겠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음

차기 연준의장 워시 앞 난제들


  • 세계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 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가 엇갈리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난제를 받아들였다고 평가

  • 월가의 폭넓은 지지를 등에 업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후원자의 사위인 점 등의 배경은 그가 행정부와 시장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낼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게 하는 요소

  • 그러나 워시 전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버텨내면서 시장 충격을 피하는 ‘점진적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시 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험난한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논평

  • 시장에서는 워시 전 이사가 트럼프 행정부와 시장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을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

  •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마자 그와 가까운 월가 인사들이 막후에서 발 벗고 나섰다고 전했음

  •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컨밀러는 월가 동료들에게 “워시가 차기 의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전화를 돌렸음

  • 드러컨밀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워시 전 이사 모두를 고용한 적이 있음

  • 워시 전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60년 지기 정치 후원자인 화장품 대기업 에스티로더의 상속자 로널드 로더의 사위인 점도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 속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라고 FT는 짚었음

  • 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시는 ‘예스맨’이 아니다”라며 “(시장을 위해서) 그는 안전한 선택”이라고 분석

  • 그러나 이와 동시에 워시 전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 역시 제기되고 있음

  • 그로서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체제가 금리 인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극한 대립으로 치달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글로벌전략가는 “(워시 인선을) 연준의 매파(긴축 통화정책)적 전환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면서 “(워시 전 이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에 지명된 것”이라고 짚었음

  • 오히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음

  •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뉴욕시립대 교수는 “워시는 민주당 정권에서는 긴축 통화정책을, 트럼프 정권에서는 금리 인하를 옹호했다”면서 “그는 매파가 아닌 ‘정치적 동물’”이라고 꼬집었음

  • 당장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비공개 연설에서 자신이 임명한 워시 전 이사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소송을 걸겠다는 ‘농담’을 했다고 WSJ가 보도

  • 워시 전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폭주’를 막지 못할 경우 고용 안정과 더불어 중앙은행의 최대 과제인 물가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

  • 실제로 관세와 더불어 최근에는 전력 수요 급등 등의 영향으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2.8%로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음

  • 워시 전 이사의 또 다른 임무 가운데 하나인 연준의 구조적 개혁, 즉 비대해진 연준의 권한 축소에도 위험 요소가 숨어 있음

  • 워시 전 이사는 양적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벤 버냉키 당시 의장과 갈등을 빚다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할 정도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강경론자로 꼽힘

  • ‘연준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고 비판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코드’가 맞아떨어짐

  • FT는 “워시 인선은 중앙은행 역할의 재검토를 촉발할 것”이라고 짚었음

  • 그러나 WSJ는 양적 긴축에 해당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급격하게 추진할 경우 ‘채권 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음

  • 이럴 경우 30년 만기 등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민감하게 연동되는 국채 10년물의 금리를 올릴 위험성이 존재

  •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국책 주택금융기관을 통해 약 2000억 달러의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채권을 매입할 정도로 부동산 민심에 예민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할 수 있다는 의미

<시사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은 언제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대 변수였지만, 이번 2026년 1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사건은 그 충격의 여파가 차원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사 교체가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간 이어져 온 ‘중앙은행 만능주의’와 ‘무제한 유동성 공급’ 체제의 종언을 알리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지명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금과 은 가격은 수십 년 만의 기록적 폭락을 기록했고, 달러는 강세로 급반전했으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위험자산의 상징이던 비트코인은 순식간에 8만 달러 선을 내주었고 현재 7만 6천달러대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변동성이 아니라, 자산 가격을 지탱해온 전제가 무너졌다는 신호입니다. 시장은 워시 체제의 연준이 더 이상 ‘연준 풋(Fed Put)’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가장 두려워했습니다(연준 풋이란 금융시장 위기시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을 해서 금융시장을 방어해줄 것이란 기대).

케빈 워시는 연준 내부에서도 이질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의 한복판에서 연준 이사로 활동했지만, 위기 이후의 양적 완화 정책에는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팽창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훼손하고, 자산 버블과 도덕적 해이를 키웠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문제의식입니다. 워시가 주장해온 통화 정책의 핵심은 ‘금리보다 중요한 것은 유동성의 질서’라는 명제입니다.

문제는 그가 제시하는 정책 조합이 기존 상식을 뒤집는다는 데 있습니. 워시는 금리 인하를 통해 성장의 숨통을 틔우되, 동시에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공격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금리를 내리면서도 유동성을 회수하는 이중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완화처럼 보이지만, 장기 금리를 밀어 올리고 시장에 ‘규율’을 강요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지명 직후 미 국채 장기 금리가 상승한 것은 바로 이 ‘기간 프리미엄의 부활’을 시장이 선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자산 시장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됩니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어 연명해온 고부채 기업과 투기적 자산은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반면 실질적인 현금흐름과 생산성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장’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과 은이 안전자산의 지위를 흔들리고, 강달러와 미 국채가 다시 중심으로 부상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더 근본적인 쟁점은 연준의 독립성입니다.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 공감해왔고, 연준과 재무부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는 정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중앙은행이 재정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치명적 위험을 동시에 내포합니다. 시장이 ‘인플레이션 프리미엄’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케빈 워시 쇼크 이후 원·달러 환율도 1,440원대를 넘나들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달러와 높은 장기 금리가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가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여기에다 워시가 쿠팡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온 이력도 한미 통상 갈등과 얽히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의 연준은 ‘낮은 금리’라는 당근과 ‘작은 대차대조표’라는 채찍을 동시에 휘두르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에 더 높은 변별력과 냉정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요구합니다. 문제는 그의 핵심 가설인 ‘AI 생산성 혁명’이 실제로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느냐입니다(케빈 워시는 AI기술 확산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임금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는 경로를 차단할 것이라고 믿고 있음). 만약 이 가설이 빗나간다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며 단행된 이번 인사는 글로벌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20/0003694157?date=202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