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일 핵심 암호화폐 이슈 정리하겠습니다.
주말 동안의 코인 급락 사태를 좀 더 조명해보겠습니다. 우선 비트코인은 주말 사이 약 7만7천 달러 선까지 급락했고, 작년 10월 고점이었던 12만6천 달러 대비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8천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레버리지를 써서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되면서, 불과 24시간 동안 약 25억 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사라졌습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은 오랜 기간 유지하던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톱10’에서도 밀려났고, 테슬라나 사우디 아람코 같은 전통 대형 자산 뒤로 내려앉았죠. 개인적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하락을 위한 하락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고려할 만한 하락 요소를 찾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주말에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가능성이 급격히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한꺼번에 커졌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처럼 안전자산으로 대접받기보다는, 가장 먼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창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시장이 닫혀 있는 주말, 24시간 거래되는 비트코인이 사실상 전 세계의 ATM 역할을 하게 된 셈이죠.
두 번째는 달러 강세와 전통적인 가치 저장 수단 금의 동반 붕괴입니다. 이번 주 비트코인만 무너진 게 아닙니다. 금은 하루 만에 9% 급락했고, 은은 26%나 폭락했습니다. 안전자산으로 불리던 금과 은이 코인과 함께 매도세가 실렸다는 점이 이례적인데요.
배경에는 미국 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지명되면서 달러가 급등한 영향이 있습니다. 달러가 강해지면,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금속 자산은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커집니다. 그 결과 ‘하드 머니’ 전반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는 매도가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 번째는 이른바 ‘청산 효과’입니다. 가격 하락이 시작되자, 이미 취약해져 있던 시장 구조가 기계적으로 무너졌습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 하루 동안 약 20만 명에 가까운 트레이더 계좌가 사실상 전멸했고, 강제 청산 규모는 수 시간 만에 8억5천만 달러를 넘어서 결국 2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레버리지를 써서 투자한 경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거래소가 자동으로 포지션을 정리합니다. 이 강제 매도가 다시 가격을 끌어내리고, 또 다른 청산을 부르는 도미노 효과가 이어진 거죠.
여기에 심리적인 변수도 겹쳤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Strategy,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평균 매입가인 약 7만6천 달러 아래로 잠시 내려오면서, 혹시 대규모 강제 매도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됐습니다. 실제로는 그의 비트코인이 담보로 잡혀 있지 않아 강제 매도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스트래티지가 더 이상 쉽게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에서 ‘확실한 매수 주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진 겁니다. 그 결과 분위기는 단숨에 낙관론에서 방어 모드로 전환됐고, 옵션 시장에서는 7만5천 달러 이하 하락에 대비한 보험성 베팅이 급증했습니다.
다만 마이클 세일러는 주말 동안 'More Orange'라는 포스팅을 올리며 비트코인 매수를 계속 진행할 것을 암시했습니다.
다만 현재 비트코인과 같이 마이클 세일러에 대한 조롱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져도 투자는 마라톤 같은 장기전 이라는 포스팅의 글인데, '바지에 지린듯한' AI 이미지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투자에 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인 'underwater' 표현에 입각하여 마이클 세일러를 물 속에 빠뜨린 AI 이미지까지 만들어내고 있죠.
이러한 분위기는 전통 금융시장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미국 주식 선물 시장에서는 나스닥 선물이 1% 하락하고 S&P500 선물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월요일 장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신호죠.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가격보다도 투자자 행동입니다.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비트코인 10개 미만을 보유한 소액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넘게 계속 매도하고 있습니다. 고점 대비 35%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털고 나가는 모습이죠.
반대로 1,000개 이상을 보유한 ‘메가 고래’들은 조용히 물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2024년 말 이후 보지 못했던 수준까지 다시 쌓고 있는데, 공포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이 던진 물량을 흡수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 매수 규모가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만큼 크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더 큰 그림에서 보면, 블랙록(BlackRock), JP모건(JPMorgan) 같은 전통 금융 대형사들은 ETF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크립토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각국에서는 규제 틀이 정비되면서 접근성과 활용성도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상장된 정상적인 크립토 기업들도 늘었고, 기관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되는 사례도 많아졌죠. 이런 환경은 이전 사이클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다만 그럴 수록 요즘엔 '국가도 사고, 마이클 세일로도 사고, 블랙록도 사고, 은행도 사는데, 비트코인은 왜 떨어지는 거냐'라는 밈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당히 많은 투자자들은 최근 몇 달의 흐름이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 ‘크립토 윈터’ 초입과 닮아가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2022년에는 비트코인이 고점 대비 약 80% 하락했습니다. 만약 2025년 10월 고점 12만6천 달러에서 다시 같은 비율의 조정이 온다고 가정하면, 이론상 가격은 2만5천 달러 근처까지 내려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거기까지 떨어질 것이라 보진 않지만, 일말의 희망까지 지워버리고 깨끗하게 시작하려면 여기서 한 두 방 더 큰 하락이 더 터지는 게 시장이 감내해야 할 과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말씀 드리는 현재 비트코인은 120일선을 뚫고 내려가기 시작했고 작년 4월의 저점까지 뚫고 내려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매서운 하락이 시작된다면, 그게 마지막 바닥형 설거지 장세 무빙이라는 가정 하에, 그리고 만약 가격이 다음 주요 이평선인 200주선을 지켜준다는 가정 하에, 2024년 3월 고점과 200주선 사이 어딘가까지 하락이 진행될 것이라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 시점 대비 10%에서 20% 정도 하락이 더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건데요. 만일 그 어딘가에서 강한 거래량과 함께 반등이 나와준다면 그 반등의 파동이 클래시컬하게 5파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반등이 어느 선까지 진행되는지, 5파 이후 하락은 클래시컬한 3파로 진행되는지 등등 상승 전환의 조건을 살펴보며 투자 결정을 하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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