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은 PER를 안 믿는다" 진짜 몸값 'EV/EBITDA'
주식을 좀 한다는 선수들이 모인 곳, 특히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PER라는 단어보다 '이브이 에비타(EV/EBITDA)'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립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처럼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는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는 PER가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왜곡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진짜 몸값'을 계산하는 국제 표준, EV/EBITDA를 해부합니다.
1. PER의 함정 : "빚은 빼고 계산해?"
PER는 기업의 시가총액(주식 가치)만 따질 뿐, 그 기업이 가진 '부채(빚)'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사와 B사가 똑같이 연 100억을 버는데 A사는 빚이 0원이고,
B사는 빚이 1,000억이라면? 당연히 A사가 더 좋은 회사입니다. 하지만 PER는 둘을 똑같이 평가합니다.
또한, 반도체 공장처럼 수조 원짜리 설비를 지으면 회계상 매년 엄청난 '감가상각비'가 빠져나가서 순이익이 쪼그라듭니다.
이 때문에 PER가 비정상적으로 높아 보여 투자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2. EBITDA : "다 떼기 전, 진짜 버는 현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입니다.
쉽게 말해, 이자 내고 세금 내고 감가상각비 빼기 전, '순수하게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뭉치'입니다.
회계 장부상의 이익이 아니라, 실제 회사 금고에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지표입니다.
3. EV/EBITDA : "본전 뽑는 데 몇 년 걸리나?"
EV(Enterprise Value)는 '시가총액 + 순차입금(빚 - 현금)'으로, 회사를 통째로 인수할 때 드는 총비용입니다.
결국 EV/EBITDA는
"이 회사를 빚까지 떠안고 통째로 샀을 때,
이 회사가 버는 현금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가?"
를 뜻합니다.
-EV/EBITDA가 5배다? → "5년 만에 본전 뽑는다" (저평가)
-EV/EBITDA가 20배다? → "본전 뽑는 데 20년 걸린다" (고평가)
결론: 한국처럼 빚내서 공장 짓는 장치 산업(반도체, 조선, 2차전지)을 분석할 때는
PER 대신 반드시 EV/EBITDA를 봐야 합니다.
그것이 기업의 진짜 체력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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