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K미용의료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K미용의료 기업들이 올해는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승부를 벌인다. 톡신·필러 기업인 휴젤(145020)은 올해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에너지기반미용의료기기(EBD) 기업 클래시스(214150)와 스킨부스터 기업 파마리서치(214450)도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2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글로벌 안티에이징(항노화) 시장은 2022년 1조 9774억 달러(약 2876조 원)에서 2029년 2조 8062억 달러(약 408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
세계적인 고령화로 피부 탄력, 주름 개선, 얼굴 윤곽 유지 등을 위한 안티에이징 시술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까지 확대되고 있음
최근 비만 치료가 대중화되면서 늘어진 살을 리프팅하기 위한 보완적 미용 의료 수요까지 커지고 있음
K미용의료 업계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통해 해외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했음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연간 의료 소비액은 2021년 1196억 원에서 2025년 2조 796억 원으로 4년 만에 무려 17배나 급성장했음
가격은 저렴하지만 만족도는 높은 성형·피부시술과 국내 병원들의 마케팅 전략 등이 맞물린 결과
국내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입증하고 의료관광객에게도 경쟁력이 알려진 미용의료 업계는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
휴젤, 클래시스, 파마리서치 등이 주인공
지난해 애브비 출신의 미용의료 전문가 캐리 스트롬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휴젤은 올해부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
현재 5% 수준인 미국 톡신 시장 점유율을 2028년 10%, 2030년 14%까지 높이고 2028년까지 연매출 9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음
유통 파트너사를 낀 위탁판매와 직접판매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핵심 수단
스트롬 대표는 “직접판매는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여 수익성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음
클래시스도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음. 클래시스는 지난해 대표 제품 ‘볼뉴머’(미국 브랜드명 에버레스)를 미국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음
또 미용의료기기 최초로 유럽연합(EU) 의료기기 규정(CE MDR) 허가를 받았음
유럽에서 ‘울트라포머 MPT’와 볼뉴머 시술을 결합한 ‘볼포머’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3분기 2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음
클래시스 관계자는 “올해는 유럽 시장에서 울트라포머 MPT와 볼뉴머가 대중화를 견인하고, 미국에서는 에버레스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지난해 브라질 최대 EBD 유통사인 메드시스템즈를 인수해 남미 지역의 매출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
파마리서치는 2028년까지 유럽 22개국에서 스킨부스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음
지난해 12월 영국에 스킨부스터 ‘리쥬란’ 초도 물량을 공급해 유럽 공략에 시동을 걸었음
리쥬란이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 의료기기 중 유럽 MDR 승인을 받은 유일한 브랜드인 만큼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 파마리서치의 판단
파마리서치는 아랍에미리트(UAE) 기업인 메디카와 계약해 중동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고, 남미에도 수출을 시작했음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용의료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수성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확장성을 이어가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라며 “클래시스는 국내에서 중저가 브랜드 위치를 탈피해 해외 시장 확대를 이어가고 있고, 파마리서치도 지난해 유럽을 시작으로 중국·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세 둔화보다 해외 매출 성장이 가파를 전망”이라고 분석
2026 비만약, 차별화에 승부건다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경구용 치료제 경쟁은 가열되고 근손실 최소화 등 감량의 질과 투약 편의성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올랐음
국내 기업들은 장기 지속형·저분자 등 차별화된 기술로 빅파마와의 협력 가능성을 넓히고 있음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만 등 대사질환 관련 글로벌 대형 기술이전 계약규모(10억 달러 이상)는 2023년 152억 달러(약 22조 원)에서 지난해 44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
같은 기간 계약 건수는 7건에서 17건으로 2배 이상 늘었음.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가 글로벌 빅딜을 주도하는 흐름을 보여줌
올해 비만약 시장은 체중 감량의 질과 편의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월 1회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하루 한 알 복용하는 경구제 등 투약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제형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
췌장에서 분비되는 아말린 호르몬을 모방하는 등 새로운 기전 통해 기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임
국내 기업들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음
한미약품(128940)은 국내 1호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올 하반기 출시. 한국인의 체형·체중 특성을 반영한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위고비 등 글로벌 약물과 유사한 감량 효과를 내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했음
평택 공장에서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강점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과 국내 임상 특화, 낮은 부작용 등 마케팅 전략이 상업화 성공의 핵심"이라고 내다봤음
한미약품의 또다른 비만약 'HM17321'도 주목받고 있다. HM17321은 GLP-1 등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해 지방 감소와 근육 증가를 동시에 유도.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
일동제약(249420)은 지난해 저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용 비만약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완료. 펩타이드 주사제 대비 제조 효율성이 높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기술이전을 노리고 있음. 최근 저분자 비만약을 개발하던 경쟁사가 임상 2상에서 실패하면서 일동제약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음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경구용 GLP-1 약물은 대부분 간독성 문제가 있었으나 ID110521156은 간 기능 지표 개선 데이터를 확보해 글로벌 기술이전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음
디앤디파마텍(347850)은 펩타이드를 경구용으로 만드는 '오랄링크' 플랫폼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음. 오랄링크 기반 경구용 GLP-1 후보물질 ‘MET-002o’는 현재 북미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
지난해 화이자에 인수된 미국 멧세라의 경구용 비만약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음
약효 지속기간을 크게 늘린 장기 지속형 주사제도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음. 주 1회 투여하던 치료제를 월 1회, 분기 1회만 맞아도 효과가 유지되도록 해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음
국내에서는 펩트론(087010), 지투지바이오(456160), 인벤티지랩(389470), 동국제약(086450) 등이 장기 지속형 제형 기술을 보유 중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인벤티지랩·지투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과 각각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
<시사점>
한국 바이오산업이 길고도 험난했던 ‘기대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실적과 성과로 말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이 ‘2026 라이징 바이오’라는 제목으로 집중 조명했듯이 올해는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구조적 전환을 완성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술 이전과 임상 성공 기대에 주가가 출렁이던 시기는 저물고, 실제 제품 출시와 글로벌 매출, 흑자 전환 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번 변화의 본질은 ‘전면적 성장’이 아니라 ‘대분화(Great Divergence)’입니다. 모든 바이오 기업이 함께 오르는 장세가 아니라, 명확한 수익 모델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수 기업만이 살아남는 구조입니다. 이는 한국 바이오 산업이 본격적인 성숙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거시 환경이 매우 우호적입니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발효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에서 탈중국화가 가속화되면서, 신뢰성과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갖춘 한국 기업들이 전략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CDMO와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나타나는 수주 확대는 단순한 반사이익이 아니라 구조적 기회에 가깝습니다. 여기에다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R&D 예산 확대, 정책 금융과 펀드 조성 등 국내 제도 환경 역시 오랜 ‘규제 리스크’를 상당 부분 걷어냈습니다.
산업 내부에서도 질적 변화가 뚜렷합니다. 비만 치료제는 더 이상 체중 감량 숫자 경쟁이 아니라, 근육을 보존하고 지방만 줄이는 ‘질적 감량’과 투약 편의성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했습니다. 의료 인공지능(AI) 역시 기술 시연의 단계를 넘어, 구독형 소프트웨어와 보험 수가 연동을 통해 ‘돈을 버는 AI’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항암제 분야에서는 ADC와 이중항체를 중심으로 한국 바이오텍이 단순 플랫폼 제공자를 넘어 임상 개발 파트너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바이오 투자는 ‘꿈’이 아닌 ‘증명’의 영역입니다. 기술의 독창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출의 발생 여부, 수익 구조의 지속 가능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입니다. 특히 의료 AI 분야에서는 FDA 승인보다 보험 수가 편입이, 신약 개발에서는 화려한 파이프라인보다 임상 단계별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기업 가치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바이오업계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 환경 변화, 보험 수가 지연,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 바이오 산업이 더 이상 이러한 변수에 일방적으로 흔들리는 수동적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퍼스트 무버’로서 틈새 시장을 선점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K-바이오가 ‘라이징’ 단계를 넘어 ‘비상’ 단계로 나아가는 시험대입니다. 기대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 대체 불가능한 기술,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 역시 막연한 테마 추종에서 벗어나, 냉정한 기업분석을 통해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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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82708?date=20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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