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 27일 전인미답이었던 ‘4000 선’을 돌파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걷어내는 서막을 열었음

  •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6월 3000 선을 넘어선 지 4개월 만

  • 코스피가 22일 장중 5019.54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꿈의 5000 선’을 찍고 한국 증시의 새 이정표를 세우는 데는 이후 채 석 달이 걸리지 않았음

1. 어제는 반도체, 오늘은 차-조방원, 로봇, 바이오 순환매 장세

  • 먼저 반도체를 출발점으로 자동차·원전·방산 등 다른 대형 주도주로 매수세가 이어진 ‘순환매 장세’

  • 반도체주가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설 때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른 대형주로 이동하며 지수가 내려갈 틈을 주지 않았다는 분석

  •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 기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주도

  • 이후 글로벌 기술주 약세와 고점 부담으로 반도체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서자 매수세는 자동차·로봇·조선·방산·원전 등 여타 주도 업종으로 빠르게 옮겨갔음

  • 코스피 전체 시총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약세를 보인 날(13일)에도 코스피는 오히려 상승하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음

  • 현대차는 아틀라스 공개를 기점으로 단순 내연기관 기업을 넘어 로봇, 피지컬 AI 스토리를 입으며 멀티플이 빠르게 확장됐고 연초 대비 주가는 80%나 급등

2. 예탁금 96.3조 원 폭발적 유동성

  • 역대급 유동성도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

  • 과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개별 중소형주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대형주 중심 상장지수펀드(ETF)로 흘러들어 지수 전반을 끌어올렸음

  • 증시 대기 자금 역시 빠르게 불어났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96조 3317억 원으로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

  • 이는 1년 전(52조 7981억 원) 대비 약 82% 증가한 규모

  •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29조 821억 원으로 5거래일 연속 늘어났음

  • 해외 투자자 자금 유입도 눈에 뜀

  •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대표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에는 최근 한 달 동안 11억 2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가 순유입되며 16일 기준 순자산(AUM)이 100억 달러를 돌파

  • 전년 대비 약 3배 늘어난 규모

  •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코리아 불 3X 셰어즈(KORU)’의 최근 1년 수익률은 600%를 넘어섰음

3. 상장사 순익 전망치 70조 상향


  • 해외 국가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

  • 지수 급등에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음

  • 상장사들의 실적 눈높이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

  • 증권 업계가 추산한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순이익 전망치는 354조 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70조 원 이상 상향 조정

  • 코스피는 올해 1월에만 17.52% 오르며 2000년대 이후 네 번째로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지만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0.48배로 과거 5년 평균(10.6배)을 밑돔

  •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를 웃돌아 과거 평균(1배)을 상회하지만 이익 성장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

  • 이 같은 흐름 속 해외 증시 대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

  • 미국 증시가 AI 기대를 선반영한 반면 한국 증시는 실적 개선이 뒤늦게 주가에 반영되는 후행 구조를 보이고 있어서임

  •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이제야 이머징 마켓 평균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회복하며 극심한 저평가가 해소됐다”고 말했음

  •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5000 선을 지지한 뒤 그 위로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음

  • 이달 말 SK하이닉스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로 추가적인 이익 레벨업이 가능하고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과 투자 세제 관련 세법 개정 등을 감안하면 중기적인 상승 경로가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

  •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개인투자자의 ‘기회 상실 우려(FOMO)’ 역시 지수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거론

  •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경계심도 동시에 커지고 있음. 높은 금리 수준과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폭 행보는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

  •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목표치로 거론되던 5000 선을 달성한 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과의 공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방향성은 유지되겠지만 상승 폭은 둔화되고 종목 간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음

메모리 반도체 품귀로 금값된 메모리칩 가격


  • 메모리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하며 고성능 D램 가격이 7개월 만에 5배 넘게 치솟아 “오늘이 최저가”라는 말이 현실이 됐음

  • 인공지능(AI) 패러다임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전환되며 발생한 구조적 변화로 업계에서는 슈퍼사이클을 넘어선 ‘초강세장(Hyper Bull)’이 도래했다는 평가

  • 22일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DDR5-5600 32GB(기가바이트) 최저가는 이날 81만 8950원을 기록

  • 한국금거래소 기준 금 한 돈(3.75g) 시세인 85만 5450원에 육박하는 수준

  • 지난해 6월 14만 2580원에 불과했던 이 제품은 10월 20만 원대, 12월 61만 원대를 거쳐 불과 7개월 만에 5배 넘게 상승

  • 삼성과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 3사에 이어 칩 유통 업계도 빠르게 가격을 올리고 있음

  •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대만계로 추정되는 유통사가 메모리 제품을 일괄 80% 인상한다고 공지한 글이 화제가 됐음

  • 업계 관계자는 “기준 시점에 따라 유통 업체별 인상률이 다르지만 한 번에 80%는 과도하다”며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 초 메모리 가격(고정 거래 기준)이 평균 20~30% 오른 것은 맞다”고 설명

  • 전문가들은 칩 가격 폭등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아닌 구조적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분석

  • AI 산업이 데이터 학습에서 실시간 추론으로 넘어가며 메모리반도체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가 됐다는 진단

  •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능동형 AI)’ 시대가 열리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역할이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

  •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이 변화의 진원지로 꼽힘

  • 이 칩은 데이터처리장치(DPU)인 ‘블루필드4’ 성능을 극대화했음

  • 주목할 점은 이 DPU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8GB LPDDR5X가 탑재된다는 사실. 전작인 블루필드3이 32GB DDR5를 썼던 것과 비교하면 용량이 4배 폭증

  • 엔비디아가 비싼 HBM 대신 LPDDR을 선택한 것은 ‘콘텍스트 메모리(Context Memory)’ 때문

  • AI가 사용자의 질문 의도와 과거 대화 맥락을 끊김 없이 기억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붙들고 있어야 함. 전력 효율이 좋고 속도가 빠른 LPDDR5X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 부하를 덜어주는 ‘중간 기지’ 역할을 맡게 된 것임

  • 중국발(發) ‘메모리 용량 늘리기 경쟁’도 거셈

  •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최근 발표한 엔그램(N-gram) 기술은 자주 쓰는 데이터를 미리 D램에 저장해두는 ‘오픈북’ 방식을 제안

  • GPU 대신 메모리를 늘려도 AI 성능이 향상된다는 얘기

  • 천정부지로 치솟은 범용 D램 가격의 추가 상승도 점쳐짐

  •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제품의 고정 거래가는 지난해 6월 2.6달러에서 12월 9.3달러로 6개월 만에 3배 넘게 뛰었음

  •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도 거셈

  • 엔비디아는 ‘추론 콘텍스트 메모리 스토리지(ICMS)’ 전략을 통해 자주 쓰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장기 기억’ 데이터를 대용량 기업용 SSD(eSSD)에 저장하겠다고 밝혔음

  •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 보고서에 따르면 베라 루빈 기반의 ‘NVL72’ 서버 랙 하나에는 1.1PB(페타바이트)의 낸드가 필요. 이는 최신 스마트폰 4000대 분량의 저장 공간

  • 낸드(128Gb MLC 기준) 가격 역시 지난해 6월 3.12달러에서 12월 5.74달러로 80% 이상 급등한 상태

  •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개화도 메모리 업계에는 대형 호재

  • 배터리로 움직이는 로봇은 전력 효율이 필수여서 모바일용 D램인 LPDDR 사용이 불가피

  •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과 낸드 가격은 올 1분기 각각 전 분기 대비 약 60%·38% 급등할 것으로 전망

<시사점>

코스피가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이번 5000 돌파는 단순한 유동성 장세나 기대감의 산물이 아니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사이클과 제도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과거의 랠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번 불장을 이끈 첫 번째 동력은 단연 반도체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수요 폭증은 메모리 가격을 ‘금값’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데이터센터 증설, 생성형 AI 경쟁, GPU 투자 확대가 모두 메모리 수요로 직결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축으로 다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상승장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이익 기반 랠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 동력은 제도적 변화에 대한 기대입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확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제도적 환경 조성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역시 단기 차익보다는 중장기 구조 개선을 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과거와 결이 다릅니다.

세 번째는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입니다. 미국 중심의 증시 랠리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실적 가시성이 높은 한국 반도체와 제조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합니다. 이는 한국 증시가 단순한 신흥국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핵심 시장으로 재평가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이 상승장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가 투자자의 관심 대상이라 하겠습니다. 반도체 초강세장은 아직 초기 국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실적 반영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AI 인프라 투자는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어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지수가 올해 국내 상장사의 이익 증가분을 감안했을 때 무리한 지수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2차전지와 중소형주 랠리 등 추가적인 성장 요인이 아직 남아 이어 코스피의 상승세는 5000 중반 이상을 내다볼 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경계할 점도 있습니다.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단기적인 주가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점은 추가상승의 기회도 있지만 단기조정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지금까지 주식하기 쉬운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매우 위험하고 까다로운 주식 장세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수익창출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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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82013?date=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