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국내 첫 자율주행 실증 도시로 선정돼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24시간 자율주행차 운행이 이뤄질 예정
정부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자율차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핵심 데이터를 축적하며 2027년 레벨4 단계의 산업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
국토교통부는 21일 광주시 전역을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자율주행 실증 도시 추진 방안’을 발표
그간 전국 17개 시도 55곳과 고속도로 전 구간이 자율차 시범지구로 운영됐으나 도시 전체가 설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자율주행 실증 도시로 선정된 광주에서는 실증의 한계가 사라지게 되는 점이 특징
기존의 자율주행 시범지구는 보행자가 없는 고속도로 혹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평일 시간대 등 제한적 상황에서만 자율주행 실증이 허용
하지만 광주에서는 온종일 자율주행 택시가 도심을 활보하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처럼 도시 전역에서 24시간 동안 실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 전역을 시범운행지구로 일괄 지정해 골목길부터 고가도로, 지하 차도, 교차로 등에서 다양한 케이스의 학습이 진행될 것”이라며 “광주는 인구 130만 명 이상의 대도시이면서 도농 복합적 특성을 보유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대규모 실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음
실증은 기술 수준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
올해는 교통량이 적은 광주 신시가지와 광산·북구 등 외곽에서 진행하고 내년부터 교통량이 많은 구시가지와 광주 남·동구 등 도심으로 실증 구역을 확대하기로 했음
실증 방식도 참여 기업의 기술 수준에 따라 시험 운전자가 운전석에 탑승(1단계)→시험 운전자가 조수석에 탑승(2단계)→무인(3단계) 순으로 진행하기로 했음
실증 규모는 약 200대. 정부는 2월 초 공모를 진행해 4월 안에 3개 안팎의 자율주행 기업을 선정하고 실증 차량 대수를 분배하기로 했음
실증 총괄은 전담 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TS)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맡기로 함
연구원은 다음 달 초부터 참여 기업을 공모해 기술 수준과 실증·운영 역량, 현장 평가 등을 거쳐 4월 중 3개 내외의 회사를 선정할 계획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는 연차별 평가를 시행해 미흡한 경우 실증 차량을 줄이거나 모두 반납하도록 할 방침
우수한 기업에는 차량을 늘리거나 추가 참여 기업을 공모할 계획
선정된 기업에는 자율주행 실증, 기술 개발에 필요한 규제 특례와 실증 전용 차량, 대규모 학습 데이터, 기술·운영 관제, 전용 보험 등 전방위 지원을 제공할 예정
국토부는 광주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갖춘 그래픽처리장치(GPU) 200장(엔비디아 H100)을 활용해 참여 기업의 AI 학습을 지원하고 가상 환경에서 주행 시나리오를 검증하도록 도울 계획
자율주행 실증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해 전용 보험도 출시
국토부는 고난도 기술 실증을 촉진하기 위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사고 시 긴급 출동 서비스, 사고 원인 분석 등도 지원하기로 했음
국토부 관계자는 “보험사는 실증 도시 전담 조직을 구성해 참여 기업의 보험 가입부터 보상, 차량 관리, 사고 대응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 부담은 없애고 책임 공백은 채우는 전용 보험 상품을 통해 광주 시민들부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쌓아나갈 것”이라고 말했음
국토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도시 단위 대규모 실도로 검증을 통해 미국과 중국에 이은 자율차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미국·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성인이라면 우리는 초등학생 수준”이라며 “이번이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극복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빠르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음
미 10개 도시 누비는 로보택시 '웨이모'
“출발 전 안전벨트를 매주세요. 위급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차에 머물러 주십시오.”
15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웨이모’를 호출해 탑승했다. 웨이모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운전자 없이 오로지 자율주행으로만 운행하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등 10여 개의 도시에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만 1000여 대의 웨이모가 운영되고 있어 도로에서 쉽게 웨이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용법도 간단했다. ‘웨이모 원’이라는 호출 앱을 내려받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니 주변에 있는 웨이모가 출발지로 왔다. 대기 시간은 10분 내외로 택시 호출 앱 ‘우버’에 비해 다소 길었다.
이날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유니언 스퀘어’ 근처의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려, 도로는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이런 열악한 도로 상황에서도 웨이모는 제법 차들을 잘 피해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달했다.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의 지형에도 무리 없이 운행했으며, 가는 도중 급정거나 급출발을 하는 경우도 없어 사람이 운전하는 차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나은 승차감을 보여줬다.
웨이모의 한계로 지적됐던 느린 속도 문제도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였다. 시속 20km대로 느리게 갔지만 우버의 도착 시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웨이모가 속도나 안전성 면에서 사람이 모는 차를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어난 샌프란시스코의 대규모 정전 사태도 웨이모가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변전소 화재로 인해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며 신호등이 마비되자 길거리를 운행하던 웨이모가 모두 운행을 중단하며 교통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웨이모는 사건 발생 이후 사흘 만에 공식 블로그를 통해 더 ‘단호하게(Decisively)’ 주행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다고 발표했다. 즉, 기존에는 신호등 고장과 같은 모호한 상황에서 원격 지원팀의 확인을 기다리느라 대기 시간이 발생했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단호하게 주행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 웨이모가 야심 차게 공개한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이 실제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6세대의 핵심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의 성능을 높여 인지 거리를 500m까지 확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내 주행 시 더 멀리 있는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평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기후의 미국 여러 도시를 운행하며 수집한 데이터는 악천후 조건에서도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은 중국 지리자동차의 ‘지커’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에 적용돼 연내 운행이 시작된다.
<시사점>
자율주행의 시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웨이모의 로보택시가 이미 10여 개 도시에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중국 역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무인 주행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광주직할시가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선정되면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제 자율주행은 ‘미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의 산업 경쟁과 도시 전략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한국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거의 모든 요소 기술을 보유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 통신, 배터리, 센서, 지도, 완성차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에서 한국은 여전히 ‘추격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습니다(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3에 머물러 있으며, 레벨4를 시험하는 단계. 글로벌 자율주행 순위 7위. 도로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역량이 부족). 그 이유는 물론 기술 부족이겠지만 시스템, 결단의 문제도 한몫을 했습니다.
자율주행의 역사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DARPA 챌린지(미 국방부가 주도한 경진대회로 자율주행 역사의 결정적 전환점. 이 대회 출신 연구자들이 구글, 테슬라, 우버 등으로 이동)를 기점으로 자율주행은 연구 주제에서 산업 경쟁으로 전환됐습니다. 웨이모는 초정밀 지도와 라이다(빛과 레이더의 합성어)를 앞세워 제한된 지역에서 무인 주행을 현실화했고,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의 ‘비전 온리’ 전략과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무기로 범용 자율주행이라는 더 먼 미래에 베팅했습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실도로에 내보내며 학습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2026년 미국 웨이모만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1억6천만km인 반면, 한국은 전체로 약 1,300만km 수준에 불과).
이에 반해 한국은 사고 책임, 보험, 법적 정의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용화는 뒤로 밀리고, 실증은 실증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기술의 무게중심은 차량 자체에서 데이터와 운영 능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의 경쟁력은 이제 ‘누가 더 잘 만드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이 달려봤는가의 싸움입니다.
자율주행의 사회적 의미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히 운전자를 편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 이동권을 확장하고, 교통사고를 줄이며, 도시 구조와 물류 시스템을 재편하는 사회 인프라 기술로 봐야 합니다. 자율주행을 놓친다는 것은 하나의 산업을 잃는 것이 아니라, 미래 도시와 복지 모델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일입니다.
이제 한국의 과제는 명확합니다. 첫째로 규제의 철학을 바꿔야 합니다. 사전 통제 중심에서 명확한 사후 책임과 보험 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둘째로 실증도시를 ‘시험장’이 아니라 상업이 허용되는 공간으로 격상시켜야 합니다. 제한된 구역이라도 실제 요금을 받는 서비스가 허용돼야 데이터와 경험이 쌓입니다. 셋째로 완성차·반도체·AI·통신·플랫폼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모빌리티 연합 전략이 필요합니다.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으로는 웨이모나 테슬라, 중국 빅테크와 맞서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바이두-화웨이-CATL로 이어지는 자율주행 풀 밸류체인을 국차 차원에서 완성하여 비용 경쟁력을 갖추었습니다.
자율주행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그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는 사이, 세계는 이미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이 자율주행 시대로의 신속한 이행을 결단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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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81475?date=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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