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출용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반도체 전반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음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또다시 반도체 협상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보고 기업들도 긴장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음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및 그 파생 제품의 수입 조정’이란 제목의 포고문을 내고 “해외 공급망 의존은 중대한 경제적 국가 안보적 위험”이라며 광범위한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음
또 미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해외 국가들과 협상에 나서라고 지시하며 “90일 내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음
4월 14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반도체 수출국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됨
한국은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15%의 상호관세에 합의했지만 반도체와 관련해선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만 명시했음
재계 관계자는 “대만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을 조건으로 한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음
포고문에 담긴 또 다른 조치는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시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는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임
이는 엔비디아의 AI 칩인 ‘H200’ 등의 중국 수출길을 터주는 대신 미국에 세금을 내라고 요구한 것임
미 반도체 관세 포고문에 정부 긴급회의
미국이 반도체 관세 협상을 개시하겠다며 관세 부과 시동을 걸자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포고문이 발표된 15일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포고문의 내용과 영향을 파악하느라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음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늦추며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섰음
재계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위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적으로 반도체 품목 관세를 꺼낸 것”이라며 “새 반도체 협상을 통해서 미국 내 신규 투자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요구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음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한미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각각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하며 반도체 관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리한 바 있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파급 우려 때문에 상무부에 안보 영향 조사만 지시한 상태였음
현재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임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고율관세 예고와 협상 타임라인을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음
포고문에서 “상무장관과 미 무역대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외국과 협상을 할 것을 지시한다”며 “이 선언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해당 협상의 진행 상황을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
산업부는 이날 오전 김정관 장관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포고문 발표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점검했음
김 장관은 “한국 측의 대응 활동을 점검하고 상황을 지속 관찰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는 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LX세미콘 등 반도체 주요 기업과 대책 회의를 열었음
특히 이번 포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한 한 보고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음
미 상무부는 “미국이 전 세계 반도체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요분의 10%만을 완전히 생산하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음
이에 따라 관세 부과와 더불어 특정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이 우대 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관세 상계 프로그램(tariff offset program)’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음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은 미 행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미국 내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것”이라며 “상호관세를 낮추며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약속했지만, 반도체 관세에 한해서는 또 다른 요구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음
대만은 TSMC가 신규 공장 5개 약속한 듯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은 한국, 대만, 일본 정도임
반도체 관세에 대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음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사실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팩트시트에 명시했음
한국이 미-대만 관세 협상을 주시하는 이유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은 TSMC가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을 관세 합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음
통상 전문가들은 결국 미국이 한국에도 반도체 생산기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음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포고문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더 많이, 더 빨리 지으라는 미 행정부의 압박”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 생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음
(속보) 미-대만 반도체 관세 타결 : 관세율 15%
미국과 대만이 수개월간의 협상 끝에 상호관세 협정에 합의했음
협정에 따라 미국은 대만산 수입품에 적용하던 20%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음
대신 대만 기업들은 미국 내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최소 2천500억달러를 투자하며 대만 정부는 이들 기업을 위해 2천500억달러 규모의 신용 보증을 제공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무역협상 결과를 발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의 일환으로 대만 TSMC는 애리조나주(州) 부지를 매입했으며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음
러트닉은 "그들이 기존 부지 인근의 땅을 수백 에이커 규모로 매입했다"며 "이사회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시간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음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대신 상호관세율 인하와 함께 반도체 및 관련 부품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됐음
앞서 미국과 유사한 협정을 맺은 한국 및 일본과 동일한 관세 혜택도 받게 됐음
또 이번 합의에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향후 관세 부과 시,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선 일부 예외를 둔다는 내용도 포함됐음
TSMC와 같이 미국 내에 신규 반도체 팹(Fab)을 건설하는 대만 기업들은 공사 기간 중 건설 중인 생산 용량의 최대 2.5배까지는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음
공장이 완공된 후에는 미국 내 생산 용량의 1.5배까지 무관세 수입이 허용됨
15%의 상호관세율은 대만산 자동차 부품과 목재 관련 제품에도 적용됨
러트닉은 인터뷰에서 미국 내에 공장을 짓지 않는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100%의 관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음
그는 "정부의 목표는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다면 관세는 100%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음
미국 반도체 관세 대상 더 늘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미국에 기여하지 않는 수입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조만간 그 범위도 확대하겠다고 예고했음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물론 반도체 분야 전반에 대한 관세를 확대할 가능성을 공식화한 발언으로 읽힘
반도체 품목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미국으로의 반도체 및 제조 장비, 파생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는 포고문에 서명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파생 제품 미국 내 제조, 데이터센터 등을 위해 수입되는 반도체를 제외한 칩에 15일 0시 1분(미 동부 시각)을 기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음
백악관은 엔비디아의 H200, AMD의 MI325X 등 특정 첨단 컴퓨팅 칩이 대상이라고 설명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및 파생 제품 수입에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고 포고문에 적시
이를 두고 반도체 전반으로 관세가 확대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
반도체뿐만 아니라 반도체가 들어가는 휴대폰·PC·노트북 등 가전제품도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임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핵심 광물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부합하도록 교역 상대국과 협상을 개시할 것을 지시하는 포고문에도 서명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 시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할 수 있고 반도체가 들어가는 자동차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올 11월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관세 적용에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
메모리도 고율 관세 사정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수출용 인공지능(AI) 가속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하자 세계 1·2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음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엔비디아의 H200과 AMD의 MI325X에는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되고 있기 때문
두 제품의 수출입은 엔비디아와 AMD가 맡고 있어 삼성과 SK가 당장 관세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은 별로 없음(그러나 관세 전가가 있을 수 있음)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예고해온 반도체 관세에 포문을 열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음
지난해 1월 트럼프 정부는 2기를 시작하자마자 상호관세 부과에 이어 자동차 등 특정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품목관세를 줄줄이 매기고 있음
반도체 관세도 지난해 4월 처음 공식화한 데 이어 8월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약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까지 놨음
하지만 엄청난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는 미국 내 빅테크들과 완성차 업체들의 로비로 실제 품목관세는 부과되지 않았음
그런데 취임 1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과 AMD의 MI325X를 시작으로 사실상 광범위한 반도체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백악관이 밝힌 팩트시트에 주목하고 있음
백악관은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및 그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음
삼성과 SK 등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D램이나 HBM 생산 시설 투자까지 요구받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부터 반도체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 내에서 생산 중이거나 미국 생산을 확약한 기업의 제품은 예외”라는 단서를 붙여왔음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더욱 확대하라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메모리반도체까지 확대해 부과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 환경은 급격히 악화할 수 있음
전 세계 기업과 국가들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AI 가속기와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폭증하고 있음. 양 사도 이에 발맞춰 국내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음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만 약 138억 달러(20조 2800억 원)로 추산되는데 미국이 이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비용 일부를 수입처에 전가하더라도 매년 수조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음
특히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과 SK의 비용 부담은 훨씬 커짐
양 사는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전량을 대만으로 수출하고 있음. 엔비디아와 AMD의 AI 가속기가 모두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난해 대만에 수출한 반도체는 미국 수출의 2.5배 수준인 약 350억 달러(51조 4000억 원)에 달함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AI 가속기에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과 SK가 직접 수출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관세 부과의 유탄을 피하기는 어려운 실정
이에 더해 정부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협상을 통해 확보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도입하는 비용도 커짐
블랙웰 B200 GPU 가격은 1개당 3만~4만 달러로 추산돼 관세가 부과될 경우 3조 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우려됨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보통 최종 공급 업체는 (관세에 대한) 고통 분담을 요구한다”면서 “관세가 한국과 같은 부품 공급 업체에 부담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음
<시사점>
현지시간 1월 14일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첨단 반도체(엔비디아의 H200, AMD MI325X 등)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반도체가 30년 가까이 누려온 ‘무관세 성역’이 무너진 순간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을 우회하는 이번 조치(반도체는 1997년 체결된 WTO 정보기술협정에 따라 무관세가 원칙이었음. 그러나 이론상 예외적용이 가능함)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질서를 뒤흔드는 중대 분기점이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체질을 시험하는 냉혹한 시험지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마찰이 아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제도적·법률적 완결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줍니다. 트럼프는 국가안보 논리를 근거로 무역확장법 232조을 적용하며 의회의 입법 절차를 우회했습니다. 반도체를 철강·알루미늄과 같은 국가안보 핵심 품목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는 자유무역에서 경제 안보 시대로의 전환이 선언적 수준을 넘어 실제 정책(국가자본주의 정책)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첨단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향후 부과할 반도체 전체 리스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이 어떤 범주로 포함될지는 구체화되지 않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미국 행정부가 이번 발표 과정에서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언급한 만큼, 현지 생산 투자와 연계해 관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은 미국으로의 반도체 또는 기타 투자를 늘리거나 반도체 생산시설을 옮기라는 말입니다. 이미 미국에 대형 투자를 약소한 한국으로서는 추가적인 국가적 투자 확대를 약속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생산의 무게중심이 미국으로 이동할수록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공동화 위험은 추상적 우려가 아니라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고 미국 투자를 막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관건은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에 있습니다.
한국이 반드시 사수해야 할 것은 단순 양산 물량이 아닙니다. 첨단 공정 기술과 차세대 미세공정 R&D, HBM과 첨단 패키징, 공정 설계와 양산 전환을 좌우하는 핵심 의사결정 역량은 여전히 국내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생산라인 일부가 해외로 이전하더라도 기술의 심장부까지 비워져서는 안 됩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산업공동화를 막는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반도체 공장은 이전할 수 있어도, 공정 개선과 수율 관리를 책임지는 소부장 생태계는 단기간에 옮길 수 없습니다. 정부가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소부장 특화단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기업과 중소 소부장 기업의 공동 R&D, 장기 공급계약을 통한 생태계 고착화가 병행돼야 합니다.
해외 투자와 국내 투자를 연동하는 정책 원칙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미국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국내 투자와 고용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세제·정책 지원은 정당성을 잃습니다. 인력·전력·용수·규제 등 반도체 산업의 기반 여건 개선 역시 더 이상 미뤄선 안 됩니다.
이제 반도체 산업의 경쟁은 ‘공장을 어디에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기술과 생태계를 지배하느냐’의 싸움입니다. 한국의 전략은 분명해야 합니다. 양산은 분산하되, 기술과 의사결정, 산업 생태계의 중심만큼은 결코 내주지 않는 것. 이것이 반도체 강국 한국이 산업공동화를 피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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