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는 지난 1년 동안 약 19.5% 올랐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그래도 꽤 괜찮네”라는 말이 나올 만한 성과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무려 231% 넘게 오른 미국 ETF가 있다면 어떨까요?
이쯤 되면 감탄보다는 궁금증이 먼저 생깁니다.
“대체 뭐길래 이렇게까지 올랐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SLVP입니다.
은 ETF라고 부르기엔 뭔가 다르다
SLVP를 흔히 ‘은 ETF’라고 소개하지만, 이 표현은 반만 맞습니다.
이 ETF는 은을 직접 사들이는 상품이 아닙니다. 대신 은과 금속을 캐는 기업들, 즉 채굴 회사들의 주식을 한데 묶어 놓은 ETF입니다.
헤클라 마이닝, 엔데버 실버처럼 이름 들어본 채굴 기업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습니다.
정리하면, SLVP는 은 가격에 반응하는 실물 자산이 아니라
은 가격에 먼저 반응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왜 지수보다 10배나 더 움직였을까?
핵심은 바로 구조입니다.
S&P500은 미국 대표 기업 500곳을 고르게 담은 지수입니다. 안정적이고, 평균적인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반면 SLVP는 특정 테마, 그것도 채굴이라는 한 방향에 집중합니다.
테마 투자의 특징은 명확합니다.
맞으면 빠르게 달리고, 틀리면 크게 흔들립니다.
지난 1년은 채굴 테마가 ‘달리는 구간’이었고,
그 결과가 231% 대 19%, 약 10배 차이로 나타난 겁니다.
채굴 ETF가 원자재보다 더 세게 움직이는 이유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레버리지입니다.
빚을 낸다는 의미로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서의 레버리지는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작은 변화가, 훨씬 큰 결과로 튀어나오는 구조입니다.
은 가격이 오르면 채굴 기업의 매출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비용은 항상 같은 속도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익이 매출보다 더 빠르게 불어나는 구간이 생깁니다.
투자자들은 바로 이 ‘이익 증가의 기울기’에 반응합니다.
그래서 주가는 원자재 가격보다 훨씬 과감하게 움직입니다.
물론 반대도 성립합니다.
가격이 꺾이면 손실 역시 확대됩니다.
그래서 채굴 테마는 흔히 “잘 맞으면 크게, 틀리면 통째로”라는 말을 듣습니다.
SLVP만 오른 게 아니다
이 흐름은 SLVP 하나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 금 채굴 ETF GOEX: 약 195% 상승
- 주니어 구리 채굴 ETF COPJ: 약 164% 상승
- 리튬 채굴 ETF LITP: 약 130% 상승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모두 원자재 그 자체가 아니라,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니어’ 채굴주는 규모가 작거나 개발 단계 비중이 높아
기대가 커질 때는 더 빨리 달리고,
불안해질 때는 더 크게 흔들립니다.
금 5,000달러 전망이 왜 시장을 흔들었을까
원자재 시장에서는 숫자 하나가 분위기를 바꿉니다.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
연말 4,900달러를 본다는 관측은 단순한 예측을 넘어 심리의 증폭기 역할을 합니다.
“그럼 더 오르겠네?”
사람들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기웁니다.
재정 지출 확대, 통화 완화, 중앙은행의 금 매입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현금의 가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시선은 실물 자산과 그 공급망, 즉 채굴 쪽으로 이동합니다.
따라 사기 전에 꼭 점검해야 할 3가지
그렇다면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저는 ‘된다, 안 된다’ 대신 조건을 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원자재 가격 흐름입니다.
천천히 오르는 추세인지, 아니면 과열된 질주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속도가 빠를수록 조정도 빨리 옵니다.
둘째, 채굴 기업의 실적입니다.
가격이 올라도 생산 차질, 비용 상승, 규제 문제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셋째, 순환매 흐름입니다.
귀금속 → 비철금속 → 에너지처럼
시장의 주도권은 계속 이동합니다.
같은 원자재 테마 안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갈립니다.
평균의 시대가 흔들릴 때, 돈은 어디로 갈까?
지수는 늘 평균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편하고, 그래서 강합니다.
하지만 평균은 가끔 중요한 장면을 놓칩니다.
인플레이션, 재정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에 집착합니다.
공급은 느리고, 쉽게 늘지 않습니다.
광산 하나를 더 만드는 데는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니까요.
그 시간차가 가격을 흔들고,
그 흔들림이 채굴주에서는 지렛대처럼 증폭됩니다.
SLVP의 231% 상승은
단순한 ‘운 좋은 한 방’이라기보다,
평균 바깥에서 돈이 움직이는 방식을 보여준 사례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 지렛대는 위로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방향 맞히기가 아니라,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지입니다.
베팅으로 들고 갈지,
포트폴리오의 보험으로 섞을지.
그 선택 지점에서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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