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급등하면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이달 들어 27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은 국내외 증시와 금·가상화폐 등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5000선을 앞두고 있어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옴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날 현재 요구불예금 잔액은 646조 5254억 원으로 지난해 말(674조 84억 원)과 비교해 27조 4830억 원 감소
영업일 기준으로는 하루에 3조 9261억 원이 빠져나갔음
이는 연초 자금 수요를 고려해도 이례적
요구불예금은 통상 연말 성과급 효과와 기업들의 회계 처리 요인으로 증가했다가 연초가 되면 감소하는 추세를 보임
실제로 지난해 12월만 해도 요구불예금이 20조 원가량 늘었음
5대 은행의 지난해 1월 요구불예금 감소 폭은 일평균 2126억 원에 그쳤음
2024년도 1월에는 하루에 1조 1834억 원이 줄었음
이대로라면 올 1월 수치는 요구불예금 일평균 감소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임
요구불예금이 가장 많이 감소했던 2024년 4월(31조 5511억 원)의 경우 하루 1조 5024억 원 수준이었음.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대규모 자금이 유출됐던 지난해 10월에도 요구불예금 감소 폭은 21조 8674억 원(일평균 1조 2148억 원)이었음
시장에서는 증시와 귀금속 등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85포인트(1.47%) 오른 4692.64에 거래를 마쳤음
올해 들어 단 하루도 하락하지 않은 8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4700선에 접근
김지윤 하나은행 클럽원 도곡PB센터 부장은 “증시가 호황이다 보니 생전 한번도 주식을 하지 않은 고객들도 주식에 들어가는 경우가 다수 보인다”며 “금이나 비트코인을 적립식으로 매수하려는 고객도 과거 1~2년 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음
요구불예금은 금리 수준이 2~3%대인 일반 정기예금과 비교해 금리가 0.1~0.2% 수준으로 낮지만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
수시입출금식예금이라고도 불리며 언제든지 다른 투자처에 활용할 수 있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
하루 3조 원이 넘는 은행권 대기 자금이 빠져나가는 배경에는 증시 강세가 주요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음
연초부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고공 행진하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옴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1~10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8.4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회전율은 평균 잔액 대비 인출한 금액의 비율로 일정 기간 예금이 평균 몇 번 인출이 일어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시장에서 요구불 잔액을 빼 투자·소비에 지출하는 규모가 컸다는 뜻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고 있어 통상적인 연초 효과를 넘어서는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시적인 요인인지 추세적인 흐름인지 지켜본 뒤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
실제로 국내 증권사의 대기 자금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88조 9880억 원으로 90조 원에 육박
앞서 8일에는 92조 9537억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음.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자금으로 증시 유입을 앞둔 대기성 자금의 대표적 지표로 활용
또 다른 대기 자금 지표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역시 지난해 말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돌파한 뒤 이달 들어서도 100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음
시장 참여 지표도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 전날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9882만 3774개로 1억 개 돌파를 눈앞에 뒀음
활동계좌는 예탁 자산 10만 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계좌를 의미하며 이를 감안하면 국민 1명당 평균 2개꼴로 주식 계좌를 보유한 셈이다.
금과 은 투자가 늘고 있는 점도 예금 감소의 한 원인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6일 기준 골드뱅킹 계좌 수는 33만 3784개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약 21% 증가
같은 기간 계좌 잔액은 8353억 원에서 1조 9683억 원으로 135.6% 폭증
은도 마찬가지. 신한은행의 은통장인 ‘실버리슈’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잔액이 2410억 원으로 1년 새 5.4배나 불어났음
시장에서는 국제 금은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투자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음
12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미 동부 시각 오전 10시 46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1% 오른 트로이온스당 4638.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도 장중 전 거래일 대비 8.2% 급등한 온스당 85.84달러로 최고치를 기록
금융계의 관계자는 “금·은·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의 자금 이탈은 전방위적
요구불예금 대규모 감소와 함께 최근에는 정기예금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
12일 현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38조 5400억 원으로 이달 들어 7463억 원 줄었음
정기예금의 연간 증가세도 둔화되는 추세
지난해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2조 585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재작년 증가액 77조 4056억 원 대비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더뎌졌음
문제는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예금 잔액이 줄면 은행의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향후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
요구불예금이 충분하면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적은 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저원가성 자금이 부족할 경우 은행채나 정기예금 등 조달 비용이 20~30배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기 때문
은행채 발행량이 늘면 채권시장에서 은행 간 경쟁이 심화돼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음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
종합투자계좌(IMA)의 부상도 은행권 예금 감소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힘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자금 조달원이 계속 위축되면 고객 유치를 위해 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
포모가 불지른 쩐의 이동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포모’(FOMO·소외 공포감)에 시달리는 투자자들이 여윳돈을 증시로 옮기고 있음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증권사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음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를 시행한 2024년 10월 31일 이후 11개월간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넘어간 연금은 총 1조4779억원에 달했음
같은 기간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1조5115억원이 빠져나갔음
안성학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국내외 유동성 확대, 종합투자계좌(IMA) 출시 등에 힘입어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
최근 역대 처음 92조원을 넘은 투자자 예탁금은 조만간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 전망
증시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자의 포모(FOMO·소외 공포감)를 자극하는 주요 배경
JP모간, 맥쿼리 등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코스피지수가 6000까지 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음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팀장은 “작년 10월 상승 속도와 비슷하게 올라간다면 이달 안에 5000을 찍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음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5000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 예탁금이 조만간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
‘빚투’(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
지난 12일 기준 28조5224억원까지 불어났음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현재 9882만3774개로 작년 초 대비 1207만1810개 늘었음. 매일 3만3000개 넘는 새 계좌가 생긴 셈임
올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 변화로 여윳돈을 증시로 옮기는 이가 늘 것이란 관측이 나옴
연간 2000만원 이상 이자소득에 대해선 종합소득세율로 과세되지만 주식 등의 배당소득은 올해부터 세율이 일정 부분 낮아지기 때문
2023년 2000만원 이상 이자소득을 수령한 종합소득세 신고자는 약 33만 명, 금액은 10조7000억원에 달했음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금 이자를 연평균 2.5%로 가정하면 428조원에 달하는 예금 중 일부가 배당소득을 노리고 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음
채굴 ETF 급등
13일 ETF닷컴에 따르면 ‘아이셰어스 MSCI 글로벌 은&철강 채굴’(SLVP)은 최근 1년간 231.4% 급등
헤클라마이닝, 엔데버실버 등 주요 채굴업체를 담은 ETF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형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수익률 1위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 상승률(19.55%)보다 10배 이상 좋은 성적을 냈음
금 은을 비롯해 구리와 리튬 등 다양한 원자재 채굴 ETF도 급등세
‘글로벌X 금 채굴’(GOEX)은 1년간 194.58% 상승
‘스프랏주니어 구리 채굴’(COPJ)과 ‘스프랏 리튬 채굴’(LITP)도 같은 기간 각각 163.68%, 130.36% 올랐음
7개 대형 기술주를 의미하는 M7을 담은 ETF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7’(MAGS)의 이 기간 수익률(23.68%)을 훌쩍 뛰어넘었음
채굴주는 원자재 가격 추세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변동성이 큰 편
요즘처럼 금과 은값이 치솟는 국면에선 채굴 ETF에 투자하는 게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업계는 설명
대표적 금 채굴업체인 뉴몬트는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100달러 뛸 때마다 잉여현금흐름이 5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가량 증가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원자재값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고 있어서임
<시사점>
요즘 금융시장을 보면,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주식, ETF, 금-은, 가상자산 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익률의 차이보다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심리가 시장을 움직이는 전형적인 포모(FOMO) 국면으로의 진입이라 하겠습니다. 금융시장에 포모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버블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로 봐야 합니다.
시장에 버블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관망만 할 수도 없는 것이 개인들의 현실입니다. 글로벌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AI혁명의 진행은 향후 상당기간 추가 상승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이 사실입니다. 지금 시장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수익의 가능성도 존재하는 소위 ‘줄타기 구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수익과 위험관리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구조입니다.
바람직한 전략의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얼마를 벌 수 있는가”보다 “얼마를 잃지 않을 수 있는가”를 먼저 계산해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은 방어에 두고, 나머지로 상승에 참여하는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우선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의 약 50%는 채권과 금융기관 예금(증권사 CMA 포함) 등에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소극적 선택이 아니라, 조정 국면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전략적 대기 자금’입니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이 자산의 가치는 커집니다. 다음 50%의 자산 중 일부는 시장평균을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를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인이 종목 투자를 해서 인덱스보다 많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인덱스 펀드 구성을 통해 상승장의 혜택을 누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주가가 상승해도 주도주를 중심으로 상승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올해의 주도주를 직접 공략하는 것이 좋은 수익률을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주식 투자자산이 클 경우에는 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배당과 안정성을 겸비한 주식을 담아 하락 시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이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분산 투자하는 방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통화 가치 훼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환경에서 최소한의 보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은 지금 하락기이기 때문에 소액 투자에 한정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올해 중 미국의 중간선거를 전후에 가상자산 투자에 큰 기회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장이 버블의 본장에 진입해 파국으로 달려가는 양상입니다. 버블를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되 버블의 끝을 생각하고 투자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장에서 진정 필요한 덕목은 용감한 결단이 아니라, 냉정한 포트폴리오 구조의 설계입니다. 버블의 본국면에서 현명한 투자자는 더 많이 오를 자산을 찾기보다, 버블 붕괴시 손실을 최소화하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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