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 그게 되면 부자 됐죠... 


주식 시장엔 영원한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 (Buy Low, Sell High)." 말은 참 쉽습니다.

누가 모릅니까? 그런데 막상 해보려니 어떻습니까?


주가가 폭락해서 진짜 쌀 때는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무서워서 못 사고,


주가가 폭등해서 비쌀 때는 "더 오를 것 같아서" 욕심 때문에 못 팝니다.

결국 우리는 반대로 합니다. 비쌀 때 흥분해서 사고, 쌀 때 공포에 질려 손절하죠. 이게 인간의 본성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중장년층 투자자에게는 의지나 감정이 아니라, 강제적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리밸런싱(Rebalancing)'이 바로 기계적으로 싸게 사고 비싸게 팔게 만드는 마법의 시스템입니다.





1. 리밸런싱이 도대체 뭔가요?


쉽게 말해 비율 다시 맞추기입니다. 처음에 정해둔 자산 배분 비율을 주기적으로 원상 복구시키는 단순한 작업입니다.


가장 고전적인 [주식 50 : 채권 50] 전략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형님께서 노후 자금 1억 원을 주식에 5천만 원, 안전한 국채에 5천만 원 넣어뒀다고 칩시다.





2. 상승장: 욕심을 강제로 끊어내기 (고점 매도)


1년 뒤 주식 시장이 활황이라 주식이 2배 올라 1억 원이 됐습니다. 채권은 그대로 5천만 원이고요.


그럼 내 계좌 총액은 1억 5천만 원이 되고, 비율은 [주식 66 : 채권 33]으로 깨지게 됩니다.


이때 사람들은 보통 "와 주식 대박 났다, 더 가즈아!" 하면서 돈을 더 태웁니다. 하지만 리밸런싱 원칙은 다릅니다.


처음에 정한 50:50을 맞춰야 합니다.


실행: 불어난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채권을 삽니다.


결과: 주식 7,500만 원 : 채권 7,500만 원으로 비율을 맞춥니다.


의미: 나도 모르게 "비싸진 주식을 팔아서(이익 실현), 상대적으로 싸진 채권을 사는" 고점 매도를 실행하게 된 겁니다. 탐욕을 제어하고 수익을 확정한 것이죠.






3. 하락장: 공포를 이기고 줍줍하기 (저점 매수)


반대로 주식이 반토막 났다고 칩시다.

주식 2,500만 원, 채권 5천만 원. 계좌는 쪼그라들고 비율은 [주식 33 : 채권 66]이 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경제 망했다" 떠들고 공포가 극에 달합니다. 보통은 이때 다 팔고 도망갑니다. 하지만 리밸런싱은 기계적으로 다시 50:50을 맞춥니다.


실행: 가격이 변하지 않은(상대적으로 비싸진) 채권을 팔아서, 반토막 난 주식을 삽니다.


결과: 주식 3,750만 원 : 채권 3,750만 원.


의미: 남들이 다 도망갈 때, 나는 "안전 자산을 팔아 헐값이 된 우량주를 줍는" 저점 매수를 실행한 겁니다. 나중에 시장이 회복되면 이 저가 매수 물량이 엄청난 수익을 안겨줍니다.






4.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노후 투자의 핵심


리밸런싱의 진짜 목적은 '대박'이 아니라 '변동성 관리'입니다.

주식 몰빵 투자는 오를 땐 좋지만 떨어질 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힙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산을 배분하고 주기적으로 비율을 맞춰주면,

주식이 깨질 때 채권이 막아주고, 채권이 재미없을 때 주식이 끌어주는 상호 보완 작용이 일어납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를 줄인다'고 합니다.

산술적으로는 덜 버는 것 같아도, 복리로 따져보면 깨지지 않고 꾸준히 우상향하는 계좌가 결국 승리합니다.





5. 1년에 딱 한 번만 하세요


너무 자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매일 시세창 보면서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1년에 딱 한 번, 혹은 분기별로 한 번 날짜를 정해두세요. (예: 내 생일, 결혼기념일 등)


그날 딱 계좌 열어서 비중 늘어난 놈은 팔고, 줄어든 놈은 사서 처음 비율대로 맞추기만 하십시오.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 그것이 투자의 대가들이 말하는 '잃지 않는 투자'의 비결이자,

은퇴 자금을 안전하게 불리는 리밸런싱의 마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