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 이자도 못 낸다?
내 계좌 좀먹는 좀비 기업 감별법 (이자보상배율)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이 회사 대박 날 거래",
"곧 좋은 뉴스 터진대" 하는 소위 '카더라' 통신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특히 우리 같은 4060 세대는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대박보다는 쪽박 차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어려워질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기술력이 없는 회사? 아닙니다.
바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회사입니다.
오늘은 재무제표가 낯선 형님들도 딱 10초 만에 부도 위험이 높은 좀비 기업을 걸러내는 확실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이자보상배율'입니다.

1. "내가 번 돈으로 이자는 낼 수 있는가?"
이자보상배율. 말은 어렵지만 원리는 구멍가게 장부보다 간단합니다.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은행에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공식: 영업이익 ÷ 이자비용
예를 들어봅시다. A라는 기업이 1년에 장사해서 100억 원(영업이익)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공장 짓느라 빚을 좀 써서 은행에 내야 할 이자만 1년에 200억 원(이자비용)이라고 칩시다.
계산: 100억 ÷ 200억 = 0.5배
이게 무슨 뜻일까요?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몽땅 은행에 갖다 바쳐도 이자의 절반밖에 못 갚는다는 소리입니다.
원금 상환은커녕 이자 갚으려고 또 빚을 내야 하는 악순환, 즉 돌려막기가 시작되는 겁니다.
2. 기준은 딱 '1'입니다 (1 미만은 쳐다보지도 마라)
이 수치가 1이라는 건, 번 돈으로 딱 이자만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연구개발도 하고 기계도 사야 하는데, 이자 내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으니 미래가 없겠죠.
특히 한국은행이나 금융 당국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한계기업', 속된 말로 좀비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정부의 지원금이나 은행의 만기 연장 없이는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한,
사실상 링거 꽂고 연명하는 상태라는 겁니다.
이런 기업은 경기가 조금만 휘청거려도 가장 먼저 상장폐지 심사대에 오르거나 부도 처리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3. "자산 팔아서 갚으면 되잖아?"의 함정
어떤 분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영업이익은 적자여도, 회사가 가진 땅이나 건물을 팔면(순이익) 되지 않나요?"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기업의 본질은 '영업'입니다.
본업(영업이익)에서 돈이 안 벌리는데 가지고 있던 자산을 팔아서 이자를 갚는다?
이건 마치 가장이 월급은 못 받아오면서 집안의 가구와 전자제품을 하나씩 중고로 팔아 카드값을 메꾸는 것과 같습니다.
언젠가는 팔 물건도 바닥나고 결국 파국을 맞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이익보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이자보상배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10초 만에 확인하는 법 (실전 팁)
복잡하게 계산기 두드릴 필요도 없습니다. 네이버 증권이나 사용하는 증권사 앱(MTS)에 다 나와 있습니다.
관심 있는 종목의 [재무] 탭을 누른다.
[주요재무제표] 혹은 [투자지표]를 본다.
쭉 내려서 '이자보상배율' 항목을 찾는다.
만약 이 숫자가 1보다 작거나 마이너스(-)가 찍혀 있다면?
그 회사가 아무리 2차전지, AI, 바이오 등 화려한 테마를 입고 있어도 일단은 '보류' 하십시오.
내 피 같은 돈을 태우기엔 너무나 위험한 불나방입니다.
형님들, 투자의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화려한 수익률을 좇기 전에, 이 기업이 내일 당장 망하지 않을 튼튼한 체력을 가졌는지 이자보상배율로 꼭 검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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