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2년 만에 자체 반도체를 새로 개발해 선보인다. 인공지능(AI) 기능이 가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자 향상된 칩 성능을 디딤돌 삼아 중국 등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새 반도체는 가전은 물론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휴머노이드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도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체 가전용 반도체 DQ-C2 칩 설계를 마무리하고 양산을 앞두고 있음

  • DQ-C2 칩은 LG전자가 개발한 세 번째 자체 반도체

  • 생산은 세계 1위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맡기로 함

  • LG전자는 가전제품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반도체를 자체 제작해 왔음

  • 2022년 나온 DQ-1 칩은 제품을 구매한 후에도 소비자가 온라인 연결을 통해 계속 제품 기능을 향상시키는 ‘업가전’에 적용됐음

  • 지난해 나온 DQ-C 칩은 ‘AI 가전 붐’을 타고 가전제품의 AI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됐음

  • 이번 DQ-C2 칩은 전작 대비 AI 구동을 위한 메모리 기능과 용량이 향상되고 로봇청소기 등의 복합 AI 연산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개선돼 한층 강화된 AI 성능을 지원

  • LG전자가 새 반도체를 개발한 것은 AI 가전의 성능이 빠르게 고도화하면서임

  • 특히 미래 사업인 가정용 휴머노이드, 스마트팩토리에서도 자체 반도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

  • LG전자는 로보티즈·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과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위해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며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서도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음

  •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휴머노이드 상용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연구 단계부터 자체 개발한 칩을 쓰고 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새 반도체도 자사 휴머노이드에 탑재될 것을 고려해 만들어져 향후 휴머노이드용 반도체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

LG전자의 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칩 DQ-C가 전시돼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 LG전자가 세 번째 자체 반도체 ‘DQ-C2’ 개발을 완료한 것은 단순한 부품 내재화를 넘어 미래 사업의 핵심인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

  • 세계 최고 수준의 가전 경쟁력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로봇과 휴머노이드 등 움직이는 기기로 이식하고 나아가 반도체 및 장비 사업까지 아우르는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

  • 자체 칩을 매개로 LG의 주력인 가전과 미래 먹거리인 로봇·반도체 사업의 시너지가 기대됨

  •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체 설계한 DQ-C2 칩의 양산을 앞두고 있음

  • DQ-C2는 2022년 DQ-1과 지난해 DQ-C에 이은 3세대 자체 칩. 이번 신형 칩은 AI 가전 성능 고도화는 물론 향후 출시될 가정용 로봇과 휴머노이드 탑재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


  • LG전자는 반도체 설계를 내재화해 우선 AI 가전 시장의 주도권을 쥔다는 방침

  • 세탁기가 옷감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복합적인 명령을 이해하고 수행하려면 고성능 칩이 필수적

  •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칩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음

  • 퀄컴이나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범용 칩은 가격이 비싸고 가전 제품에 쓰기엔 불필요한 기능이 많아 원가 경쟁력과 최적화 측면에서 자체 칩 개발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음

  • LG는 향후 순차적으로 자사 로봇인 클로이와 홈로봇 클로이드, 나아가 휴머노이드까지 자체 칩을 탑재할 계획

  • LG전자는 이를 위해 칩 설계 등 개발 능력 강화와 함께 국내 팹리스와 협업해 AI 칩 생태계를 확장 중

  • 산업통상부가 주도하는 ‘K온디바이스 반도체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 팹리스 기업인 모빌린트·하이퍼엑셀 등과 협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 정부가 2030년까지 1조 원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LG전자는 로봇청소기와 휴머노이드에 들어갈 전용 AI 칩을 개발

  • 이는 중국 로보락 등에 내어준 로봇청소기 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차세대 전장인 휴머노이드에서 하드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 중국 로보락은 올 상반기 기준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21.8%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음

  • LG전자는 가전용 칩보다 훨씬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로봇용 칩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복안

  • 단순 칩 설계를 넘어 반도체 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 시장으로도 전선을 확대

  • LG전자 생산기술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유리기판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음. 반도체 후공정 장비 시장은 2030년 4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

  • LG전자는 그룹 내 계열사의 장비 개발을 맡으며 축적한 핵심 기술을 신사업으로 연결하고 있음

  • LG전자가 개발 중인 장비로는 △HBM용 검사 장비 △기판 및 HBM 접합 장비(본더) △반도체 기판용 레이저 다이렉트 이미징(LDI) 노광 장비 △유리기판용 글라스관통전극(TGV) 레이저 및 검사 장비 등이 있음

  • 특히 HBM용 장비는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하이브리드 본더 기술 등을 포함하며 2028년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

  • 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그리는 LDI 장비는 이미 1.5~3㎛(마이크로미터)급 해상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음

  • LG전자의 반도체 사업 확대는 1999년 ‘반도체 빅딜’로 사업을 접은 아픔을 딛고 사실상 반도체 사업을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큼

  • 당시 LG그룹은 정부 주도 구조조정으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넘겨야 했음. 그러나 가전 제어용 칩 설계를 담당하던 맞춤형 반도체(ASIC)센터(현 시스템온칩(SoC)센터)만은 내부에 남겨 기술의 불씨를 지켜냈음. SoC 조직을 모태로 20년 넘게 절치부심하며 내재화한 설계 역량이 AI 시대를 맞아 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임

  • LG전자는 이달 임원 인사에서 반도체 개발 총괄인 SoC센터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음. 업계 관계자는 “김진경 센터장의 부사장 승진은 단순 진급 이상의 의미”라며 “SoC 반도체 개발 조직의 내부 위상 강화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주요 사업으로 자리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했음

<시사점>

인공지능(AI) 경쟁의 무대가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점차 물리 세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언어와 데이터를 다뤘다면, 이제 산업의 중심은 ‘보고·판단하고·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갈림길에서 LG가 선택한 전략은 분명합니다. 반도체를 다시 손에 쥐고, 로봇을 앞세워 AI 시대의 새로운 하드웨어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입니다.

LG의 반도체는 한때 한국 산업사의 주역이었지만 1990년대 말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도체 독자 노선은 접혔고(1989년에 설립되었으나 외환위기 당시 현대전자에 강제 매각되었고, 이후 하이닉스를 거쳐 현재 SK하이닉스로 연결), 이후 LG는 가전과 디스플레이 중심의 안정적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습니다. 이제 그 LG가 외환위기 당시 매각하지 않았던 시스템온칩 센터를 중심으로 다시 반도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체 설계 AI 반도체를 공개하며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 기기의 ‘두뇌’를 직접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단순한 부품 내재화를 넘어선 전략적 전환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 반도체가 범용 서버용이나 메모리 경쟁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LG가 노리는 영역은 스마트홈, 로봇, 가전,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반응하는 온디바이스 AI입니다. 이는 엔비디아·TSMC가 장악한 범용 AI 반도체 시장과는 또 다른 전장입니다. LG가 강점을 지닌 생활 공간과 산업 현장을 무대로 삼아 ‘AI+하드웨어 통합’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택한 셈입니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클로이(CLOi)’가 있습니다. 가정용 로봇은 아직 수익성이 불확실한 영역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이후 최대의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인간의 공간에서 인간을 돕는 로봇이 일상이 되려면, AI·센서·구동계·반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돼야 합니다. LG전자가 반도체부터 로봇, 가전, AI 모델까지 수직 계열화를 시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갈 길은 아직 멀다고 하겠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기술 격차, 휴머노이드의 원가 부담, 글로벌 표준 경쟁이라는 현실적 장벽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칫하면 ‘미래를 향한 투자’가 장기간 실적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LG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에 가깝습니다.

피지컬 AI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그 방향은 분명합니다. AI의 다음 전장은 ‘움직이는 산업’이며, 그 중심에는 반도체와 로봇의 융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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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72180?date=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