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금리가 오르면 채권은 떨어질까
채권 이야기를 조금만 하다 보면 반드시 나오는 문장이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처음 들으면 외우는 공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 관계는 논리적으로 이해하면 매우 직관적인 구조입니다.
이번 2편에서는
금리와 채권 가격이 왜 반대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이 관계가 투자에서 왜 중요한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금리는 채권의 ‘비교 기준’이다
채권의 이자는 고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는 계속 변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채권이 혼자 존재하는 상품이 아니라,
항상 새로 발행되는 채권과 비교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기존 채권: 연 3% 이자
현재 시장 금리: 연 5%
이 상황에서 연 3% 채권을 그대로 액면가에 팔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낮은 이자를 주는 채권을 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존 채권은
가격을 낮춰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이게 바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2.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
이제 반대 상황을 생각해보죠.
기존 채권: 연 4% 이자
현재 시장 금리: 연 2%
이 경우 기존 채권은 굉장히 매력적인 자산이 됩니다.
같은 원금을 넣었을 때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이 채권을 더 비싼 가격에도 사려고 하고,
결과적으로 채권 가격이 올라갑니다.
정리하면 아주 단순합니다.
금리 상승 → 기존 채권 매력 감소 → 가격 하락
금리 하락 → 기존 채권 매력 증가 → 가격 상승
3. 만기가 길수록 금리에 더 민감한 이유
모든 채권이
금리 변화에 똑같이 반응하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만기입니다.
단기 채권: 1~3년
중기 채권: 3~7년
장기 채권: 10년 이상
만기가 길수록
앞으로 받을 이자 흐름이 길게 남아 있기 때문에
금리 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단기채가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고
금리 인하기에는 장기채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 특성 때문에
채권 투자에서는 “얼마나 오래
묶일 돈인가”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4. 기준금리와 채권금리는 같은 게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짚고 가야 합니다.
뉴스에서 말하는 기준금리와
실제 채권금리는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기준금리: 중앙은행이 정하는 정책 금리
채권금리: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
기준금리는 방향성 신호에 가깝고,
채권금리는
경기 전망, 물가, 수급, 위험 인식
등을 모두 반영해 움직입니다.
그래서 기준금리가 동결됐는데도
채권금리는 오르거나 내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채권 시장은 항상 미래를 먼저
반영하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5. 금리 뉴스에 채권 시장이 먼저 반응하는 이유
주식 시장보다
채권 시장이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채권의 수익 구조 자체가
금리에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 변화 → 채권 가격 변화
채권 가격 변화 → 수익률 변화
이 흐름이 매우 빠르게 이어지기 때문에
금리 인상·인하 기대가 생기면
채권 시장은 실제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채권 시장은
종종 “금리의 선행 지표”로 불립니다.
6. 이 관계를 이해하면 투자 판단이 달라진다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를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금리가 이미 많이 오른 구간에서는
→ 채권 가격이 상당 부분 조정됐을 가능성
금리 인하가 논의되기 시작하면
→ 채권 시장이 먼저 반응할 수 있음
물론 금리를 정확히 맞히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구조를 이해하면
채권을 무작정 피하거나,
막연히 안전하다고만 보는
실수는 줄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는
외워야 할 공식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구조입니다.
채권은 고정 이자를 주는 상품이고
금리는 그 이자를 평가하는 기준이며
둘은 항상 비교되기 때문에 반대로 움직입니다.
이번 2편까지 이해하셨다면,
채권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절반은 이미 넘어온 셈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채권 투자 수익은 어디서 나오는지,
즉 이자수익과 자본차익의 차이를
조금 더 실전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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