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 현 시점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이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요즘 미국 장 초반만 되면 반복되는 장면이 하나 있죠. 현지 시간으로 밤사이 조금이라도 반등 기미를 보였던 암호화폐 시장이, 정작 미국 증시가 열리자마자 그 상승분을 거의 전부 반납해버리는 흐름입니다.
비트코인은 금요일 새벽, 미국이 잠든 사이 한때 8만9천 달러 선을 살짝 넘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개장하자마자 빠르게 밀리면서 다시 8만7천 달러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이게 더 뼈아픈 이유는, 같은 시점에 귀금속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 은, 구리, 백금이 모두 금요일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이미 ‘글로벌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비트코인과 자금을 두고 경쟁하던 귀금속들이, 최근에는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며 더 강한 수혜를 받고 있는 모습이죠.
미국이 크리스마스 당일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관련 목표물을 공습했고, 베네수엘라 제재 유조선을 차단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높아졌다는 점도 귀금속 가격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귀금속 랠리는 역사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는 동안, 금속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금은 금요일 트로이온스당 4,58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은 75달러를 넘기며 또 하나의 최고가를 썼습니다.
특히 은의 경우, 10월에 있었던 쇼트 스퀴즈 이후 공급 차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까지 유입되며 현물 시장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가격을 더 자극하고 있습니다. 은은 2025년 초 약 30달러에서 시작해 연초 대비 약 160% 상승했고, 금 역시 올해만 70% 이상 올랐습니다.
백금과 팔라듐 역시 하루에 각각 8% 이상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미국 증시는 나스닥, S&P500, 다우존스 모두 거의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미국 주식시장은 연말로 갈수록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S&P500와 나스닥은 현재 사상 최고가 구간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12월 후반 내내 이어진 랠리가 그대로 유지된 셈이죠. 연간 기준으로 보면 S&P500은 올해 약 18% 상승했고, 나스닥은 2025년 들어 20% 이상 올랐습니다.
암호화폐 쪽으로 돌아오면 분위기는 확실히 무거웠습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으로 약 1.6% 하락했고, 이더리움도 비슷한 폭으로 밀렸습니다. 도지코인은 4% 넘게 하락했고, XRP는 3% 빠지며 주요 알트코인 중 낙폭이 큰 편이었죠.
암호화폐 관련 주식들도 대부분 약세였습니다. 코인베이스는 클리어스트리트라는 리서치회사 소속 오웬 라우라는 애널리스트가 2026년 가장 유망한 핀테크 아이디어 중 하나로 꼽았음에도 불구하고 약 2% 하락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선방한 편이죠.
반면 제미니, 불리시, 갤럭시 디지털 주가는 4% 이상 떨어졌습니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주들의 타격이 컸습니다. 채굴을 넘어 AI 인프라 쪽으로 사업을 전환한 기업들까지 가리지 않고 매물이 나왔는데요. 아이렌, 사이퍼 마이닝, 테라울프, 마라톤 디지털 모두 5% 이상 하락했습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자체 AI 전략으로 주목받았던 헛8은 이날 6%나 밀렸습니다.
정리해 보면, 위험자산 내에서도 자금의 이동이 꽤 뚜렷하게 나타나는 하루였습니다. 암호화폐는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미국 장 초반 매도 압력에 눌리고 있고, 대신 실물 자산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죠. 이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대비 귀금속 강세가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현재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쉽게 넘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7만~8만 달러 구간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지지력이 얇을 수 있다는 기술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는습니다.
최근 5년간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 데이터를 보면, 가격대별로 비트코인이 실제로 며칠이나 거래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특정 가격대에 오래 머물렀다는 건, 그만큼 매수와 매도가 반복되면서 포지션이 많이 쌓였다는 뜻이고, 이런 구간은 나중에 가격이 되돌아올 때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데이터를 보면 구간별 차이가 꽤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사상 최고가였던 12만 달러 이상 구간은 거래 기간이 워낙 짧아 참고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7만~7만9,999달러 구간은 단 28거래일에 불과했습니다. 8만~8만9,999달러 구간도 49거래일에 그쳤죠. 반면 3만~3만9,999달러, 4만~4만9,999달러 구간은 각각 거의 200거래일에 가까울 정도로 오랫동안 가격이 머물렀습니다. 이 구간들이 얼마나 반복적으로 테스트되고 정리됐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12월 들어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이후 조정을 거친 뒤, 대부분의 시간을 8만~9만 달러 사이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가격대는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시장이 충분히 익숙해진 구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2024년 동안 비트코인이 5만~7만 달러 구간에서 상당한 기간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가격대는 상대적으로 기반이 얇은 편이죠.
만약 비트코인이 추가적인 조정을 겪게 된다면, 7만~8만 달러 구간은 가격이 다시 머물며 정리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공백 지대에 가깝기 때문이죠.
한편 2026년 미국 암호화폐 규제 환경을 봤을 때 SEC와 CFTC가 더 이상 싸우는 관계가 아니라, 역할을 나눠 협력하는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리고 이 변화가 2026년 규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우선 배경부터 짚어보죠. 불과 1~2년 전만 해도 미국 규제 당국 내부에서는 암호화폐를 두고 일종의 관할 싸움이 있었습니다. CFTC는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상품이라고 주장했고, SEC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토큰이 증권이라는 입장이었죠. 시장에서는 이를 ‘규제 기관 간 영역 다툼’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이 구도가 지난 1년 사이 꽤 달라졌습니다. CFTC 임시 의장이었던 인사가 전쟁은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실제로 SEC와 CFTC는 공동 가이던스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현물 암호화폐 거래를 등록 거래소에서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24시간 거래 시장, 무기한 선물, 디파이 같은 영역을 우선 검토 대상으로 삼겠다는 신호도 줬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변화를 꽤 의미 있게 보고 있습니다. 전직 SEC 고위 출신 변호사 하워드 피셔는, 과거에는 SEC가 CFTC를 늘 한 단계 아래로 봐왔지만 지금은 기억에 남을 만큼 협력적인 관계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협력 기조가 2026년 규제 어젠다를 끌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죠.
한편 SEC 쪽을 보면, 할 일이 산더미입니다. SEC는 토큰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에 대한 ‘토큰 분류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디지털 자산 규칙을 전면 정비하는 ‘프로젝트 크립토’를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혁신 면제를 통해 신제품을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는 통로도 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2025년 동안 SEC는 도지코인, 솔라나, XRP 같은 자산을 추종하는 ETF 상장 기준을 승인했고, 유동성 스테이킹이나 지분증명 방식의 스테이킹이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내놓았습니다.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암호화폐 자산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무 가이던스도 공개했죠.
특히 눈에 띄는 키워드는 토큰화입니다. 토큰화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개념인데, SEC가 이 영역을 2026년 핵심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게 마냥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전직 SEC 출신 변호사 하워드 피셔도 이 부분에서는 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는데요. 24시간 거래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규제 당국 입장에서는 따져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겁니다.
시장 쪽에서도 시각이 갈립니다. 21셰어스 공동창업자 오필리아 스나이더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암호화폐를 완전히 새로운 자산으로 볼 건지, 아니면 기존 금융 시스템 안에 그냥 넣을 건지, 아직 답이 안 나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2026년에는 한 번에 큰 규칙을 만드는 방식보다는, 노액션 레터나 면책 조치처럼 ‘일단 해보고 문제 없으면 넓히는 방식’이 더 중요해질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SEC는 최근 DTC, 쉽게 말해 미국 증권 결제의 핵심 기관에 토큰화 서비스를 해도 된다는 노액션 레터를 내줬습니다. 이로 인해 러셀1000에 포함된 주식, 주요 지수 ETF, 미국 국채 같은 자산을 아주 제한된 범위 안에서 토큰화해보는 실험이 가능해졌습니다.
스나이더는 이걸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기 전에, 안전하게 시험해볼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죠. 한편 규제의 또 다른 축인 CFTC의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CFTC는 암호화폐 규제를 정리하는 ‘크립토 스프린트’를 진행 중이고, 현물 암호화폐 상품을 제도권에서 다루기 위한 틀도 만들고 있습니다. 새 위원장으로 임명된 마이클 셀리그 역시 원래 SEC의 크립토 태스크포스 출신이라, 양쪽 규제를 모두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의회에서도 “암호화폐 규제의 실무는 CFTC가 맡는 게 맞다”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고요.
한 애널리스트는 “SEC가 더 엄격해서 눈에 띄었을 뿐, 실제로 시장을 열 수 있는 힘은 CFTC가 더 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오래전부터 상품으로 인정받아온 만큼, CFTC가 비트코인 규제만 제대로 정리해줘도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논리죠. 비트코인이 안정되면, 다른 암호화폐도 자연스럽게 숨통이 트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짚고 갈 부분은 인사 공백입니다. 현재 SEC와 CFTC 모두 정원인 5명 위원 체제를 채우지 못한 상태인데요. 다만 업계에서는 어차피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사람은 곧 채워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전략이 흔들리기보다는, 오히려 실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6년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핵심은 규제로 눌러놓느냐, 풀어주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를 기존 금융으로 끌어오고, 어디부터 실험으로 둘 것인가를 정리하는 단계로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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