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따블’ 이후 빠르게 밀려난 아크릴, 그런데도 시장에서 다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반등일까요, 아니면 다시 볼 만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최근 이슈부터 실적 전망, 차트 흐름, 그리고 증권가 시선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습니다.

상장 초반 변동성이 큰 종목인 만큼, 최대한 쉽게 핵심만 짚어보겠습니다.





왜 12월 23일 ‘공공 12건 수주’가 주가를 흔들었을까?


상장 직후 종목은 실적보다도 수급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누가 사고파느냐”가 가격을 좌우하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2월 23일, 아크릴이 정부·공공기관 대상 AI 도입 및 운영 국책사업을 12건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시선이 잠시 멈춰 섰습니다.


공공 프로젝트는 진입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보안, 데이터 관리, 감사 기준까지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한 번 운영 경험을 쌓은 기업이 점점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수주 숫자”보다 “운영 이력”이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여기에 12월 4일에는 자사 플랫폼 ‘조나단’이 리벨리온의 NPU ‘아톰(ATOM)’과 연동됐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NPU는 AI 연산을 더 전력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칩으로, 요즘 시장의 관심이 “AI를 잘 만드는 기술”에서

“AI를 싸게 굴리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소버린 AI’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해외 빅테크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와 인프라를 국내에서 통제하려는 흐름 속에서

이런 뉴스들은 단순한 재료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직 적자인데, 왜 기대를 받는 걸까?


숫자만 보면 아직은 냉정합니다.

2024년 매출은 134억 원, 영업이익은 -24억 원으로 적자 상태입니다.

2025년 전망치 역시 매출 145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으로 당장 돈을 버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런데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그 다음입니다.

2026년에는 매출 277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2027년에는 매출 436억 원, 영업이익 144억 원까지 점프하는 시나리오가 제시돼 있습니다.


상장 직후 시장은 “올해 흑자냐”보다 “내년부터 구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를 먼저 봅니다.

이 점에서 아크릴이 내세우는 키워드는 ‘운영’입니다.


MLOps·LLMOps는 AI를 한 번 만들어 끝내는 게 아니라,

데이터 준비부터 학습, 배포, 운영, 재학습까지 계속 굴러가게 만드는 체계입니다.

쉽게 말해, AI를 회사 안에서 실제로 쓰이게 만드는 관리 시스템에 가깝습니다.


GPU 기반 자원 최적화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여러 팀이 GPU를 나눠 쓰면서 낭비를 줄이는 구조인데,

GPU 임대료와 전기요금을 줄여준다는 이야기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특히 설득력이 커집니다.







차트로 보면, 어디가 중요한 구간일까?


상장은 2025년 12월 16일, 공모가는 19,500원이었습니다.

첫날 종가는 67,000원으로 ‘따블’을 훌쩍 넘겼고, 장중에는 77,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터지며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빠르게 식었습니다.

이틀, 사흘에 걸쳐 주가는 급격히 조정을 받았고, 12월 22일에는 38,000원대까지 밀렸습니다.


그리고 12월 23일,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47,200원으로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여러 차례 언급될 만큼 심리도 크게 흔들렸습니다.


상장 초반에는 이동평균선보다 “사람들이 놀랐던 가격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쪽으로는 49,600원 부근이 단기 저항으로,

아래쪽으로는 38,250원과 33,800원이 단기 지지 후보로 남아 있습니다.







목표주가는 왜 잘 안 보일까?


상장 직후에는 증권사 리포트가 아직 충분히 나오지 않아 공식 목표주가가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대신 IPO 과정에서 계산된 참고 수치들이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비교 기업 평균 PER을 적용해 산출된 주당 평가가액은 2만 원대 중후반이었고,

공모가는 여기서 할인돼 1만 원대 후반으로 결정됐습니다.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약 33%라는 점도, 초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단순한 뉴스가 아닙니다.

수주가 실제 매출로 잡히는 속도, 그리고 운영 효율이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입니다.


정리하며: 저는 ‘AI의 비용’을 먼저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AI 시장은 계속 커지겠지만, 다음 승부처는 성능이 아니라 비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가 높고 경기가 불안할수록 기업들은

“새로운 걸 하자”보다 “지금 하는 걸 더 싸게 하자”에 예산을 씁니다.


그래서 아크릴 주가 전망을 볼 때도, 단기 반등 자체보다

2026년 흑자 전환이 실제 분기 실적에서 얼마나 빨리 드러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싶습니다.


AI는 이제 꿈이 아니라, 전기요금과 운영비로 체감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결국 돈이 흐르는 곳은 “AI를 더 똑똑하게”가 아니라

“AI를 더 싸고,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반등이 단순한 반짝임으로 끝날지,

아니면 비용 절감이라는 스토리로 이어질지는 다음 실적부터 분명해질 것입니다.


투자 판단은 언제나 각자의 몫이지만,

이 종목만큼은 테마보다 숫자를 확인하는 쪽이 훨씬 덜 흔들리는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