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마지막 기준
주식 투자에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우리는 흔히 현재의 성장률에 주목합니다.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몇 퍼센트 증가했는지를 보며 투자를 결정하곤 합니다.
하지만 노련한 투자자들은 성장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종착역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바로 터미널 멀티플이라는 개념입니다.
터미널 멀티플은
기업 가치 평가 모델에서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성숙기에 진입했을 때
적용하는 평가 배수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 기업이 더 이상 폭발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는 시점이 왔을 때,
시장이 이 기업에 부여할 마지막 가치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어떤 기업은 성장이 끝난 뒤에도 이익의 20배를 인정받고,
어떤 기업은 10배조차 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터미널 멀티플 수치는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의 구조와 독점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성장이 둔화되어도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기업은 높은 터미널 멀티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산업군이라면,
성숙기 이후의 가치는 급격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가 터미널 멀티플을 해석할 때
반드시 짚어봐야 할 포인트는 성숙기 이후에도 가격 결정력이 남아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성장이 정체된 구간에서도 이익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독창적인 구조를 가졌는지가
터미널 멀티플 산정의 핵심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터미널 멀티플은 성장의 끝자락에서 시장이 해당 기업에 붙여주는 마지막 신뢰 점수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산업 평균보다 높은 평가가 가능한 구조인지,
혹은 단순히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비즈니스인지를 구분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투자를 결정할 때 지금의 성장에만 매몰되지 않고 터미널 멀티플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지키고 불려 나가는 기준점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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