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 현 시점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이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어제 미국 장중 흐름을 보면, 암호화폐 가격은 다소 숨을 고르는 모습인 반면 금과 주식은 다시 한 번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시 개장 전 한때 9만 달러 선을 터치했지만, 현재로서는 그 수준을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큰 그림부터 보면, 미국 장중 거래에서 암호화폐 전반은 소폭 약세를 보였습니다. 반대로 금과 은 같은 귀금속, 그리고 주식 시장은 뚜렷하게 상승했죠. 이른바 ‘AI 트레이드’는 여전히 유효한데, 특히 사업 모델을 AI 인프라 쪽으로 전환한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이날 시장에서 두드러진 상승을 보였습니다. 다만 스트래티지(MSTR)처럼 전통적인 의미의 암호화폐 관련주들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트래티지 얘기는 조금 있다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자산은 단연 금입니다. 금 가격은 하루 만에 2% 급등하며 온스당 4,4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은 역시 1.6% 오르며 장중 한때 온스당 70달러에 육박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비트코인은 한때 빠르게 9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미국 시장이 열리면서 다시 8만 9천 달러 부근으로 밀려났습니다. 24시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플러스지만, 다른 주요 자산군과 비교하면 성과는 확실히 뒤처지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솔라나, 엑스알피 역시 모두 미국 장 개장 전 고점을 찍고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AI 관련 흐름은 여전히 강합니다. 암호화폐 관련 주식들을 보면, 비트코인 채굴 기업 중에서도 AI 인프라와 고성능 컴퓨팅 쪽으로 방향을 튼 기업들이 확실히 시장을 아웃퍼폼했습니다. 이 분위기에 불을 지핀 재료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AI 인프라 스타트업 인터섹트를 47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었죠. 알파벳은 이번 인수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발전 설비를 더 빠르게 확충하고, 에너지 개발과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헛8 주가는 하루 만에 17% 넘게 급등했고, 아이렌, 비트팜스도 5%에서 10%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그 외에도 코인베이스, 갤럭시 디지털 같은 암호화폐 금융 및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2%에서 4% 정도 상승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귀금속과 비트코인의 관계입니다. 바이트트리(ByteTree)라는 리서치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귀금속 강세장이 잠시 멈추기 전까지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다만 이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이 지난 몇 년간 금과 은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해왔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은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지난 8년간 누적 수익률 기준에서는 은이 거의 비트코인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붙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정리하면, 현재 시장은 '위험자산 랠리' 자체는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당장은 귀금속과 AI 테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암호화폐는 그 열기가 식을 때까지 쉬어가는 국면이라는 건데요. 과연 이 흐름이 연말과 내년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한편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스트래티지는 지난주 추가적인 비트코인 매입을 잠시 멈췄습니다. 대신 현금 보유고를 크게 늘리는 선택을 했는데요. 스트래티지는 보통주 발행 등을 통해 약 7억4,800만 달러를 조달했고, 이를 전액 달러 준비금으로 쌓으면서 미국 달러 현금 보유액을 총 21억9,000만 달러까지 늘렸다는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스트래티지는 이달 초인 12월 1일에도 현금 보유 전략을 처음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회사는 우선주 배당과 기존 부채 이자 지급을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14억4,0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었죠. 비트코인을 계속 핵심 자산으로 두되,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도 회사 운영과 배당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 위한 완충 장치인 셈인데요. 이후 지난 4주 동안 약 2,200만 주 이상의 주식을 시장에 매도했는데, 이는 일평균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 유동성을 크게 해치지 않고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팔아서 현금을 만든 게 아니라는 겁니다. 대신 보통주 MSTR을 팔았죠. 실제로 지난 2주 동안만 해도 스트래티지는 약 1조9,000억 원에 해당하는 2만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들였습니다. 직전 주에는 평균 매입가 9만2,098달러에 1만645개를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TD 코웬 소속 애널리스트는 스트래티지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규모면 이자와 우선주 배당금을 약 32개월 동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암호화폐 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지는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와도 회사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스트래티지의 재무구조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불안성이 큰 시기에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고, 그 결과 모든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훨씬 안정적인 상황이 됐다는 평가죠. ‘장기 크립토 겨울’ 시나리오에서도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해 준 결정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TD 시큐리티즈는 스트래티지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도 500달러로 그대로 제시했습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스트래티지 주가는 약 165달러 수준이었고, 연초 대비로는 40% 이상 하락한 상태였죠. 목표주가만 놓고 보면 거의 200% 가까운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라 다소 과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구조적으로 레버리지가 걸린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 자체의 변동성, 여기에 스트래티지 주식이 갖는 비트코인 프리미엄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1년 후 500달러라는 목표는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TD 코웬은 스트래티지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재무구조를 보강하면서, 자본시장 접근성에 대한 의문도 사실상 정리됐다고 봤습니다. 스트래티지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는 게 이들의 판단입니다.
현재 스트래티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약 67만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90억 달러가 넘는 규모죠. TD 코웬은 2027 회계연도 말까지 스트래티지가 약 83만5,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1년 뒤 주당 비트코인 내재 가치는 약 380달러, 2년 뒤에는 51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겠죠.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급 계정’, 흔히 말하는 ‘슬림 마스터 계정’에 대해 공개 의견 수렴을 요청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일부 암호화폐 관련 기관들도 제한적이나마 연준의 결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규제 환경이 점차 암호화폐 쪽으로 열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고, 그 결과 ‘크립토 겨울’만큼이나 ‘크립토 봄’이 올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TD 코웬의 시각입니다.
어쨌든 정리하면 스트래티지는 연말을 앞두고 비트코인 매입을 잠시 멈추고, 대신 현금 완충 장치를 두텁게 쌓아두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확신은 유지하되, 단기 변동성과 시장 압박에는 냉정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매수를 쉬어간 반면, 펀드스트랫의 톰 리가 이끄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는 지난주 약 9만8,800개의 이더리움을 추가 매입하면서, 총 보유량이 400만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약 406만6,000개 수준인데요.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약 3.4%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이번 매입 규모는 월요일 가격 기준으로 약 3억 달러 정도로 평가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대규모 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마인의 현금 보유액은 여전히 10억 달러로 변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즉, 현금 여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더리움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는 의미죠. 현재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트레저리 가치는 120억 달러를 웃돌며, 상장사 가운데 알려진 곳 중에서는 최대 규모의 이더리움 보유 기업입니다.
최근 몇 달간 암호화폐 가격이 고점 대비 밀리면서, 많은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들이 매입을 멈추거나 일부 자산을 매도하는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비트마인은 이런 흐름과 달리 비교적 일정한 속도로 이더리움을 계속 사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매입은 시장이 하락하던 와중에 이뤄졌습니다. 이더리움 가격은 주 초반 3,170달러 부근에서 시작해 목요일에는 2,8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죠. 이후 다시 3,000달러 선 위로 반등했고, 이 영향으로 비트마인 주가도 금요일 10% 급등에 이어 프리마켓에서 추가로 4%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매입 물량은 직전 주의 13만8,000개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회사가 제시한 목표에는 여전히 부합합니다. 비트마인은 장기적으로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의 5%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다만 현실적인 부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최근 몇 달간 가격 하락으로 인해, 현재 기준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보유분에는 30억 달러가 넘는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결국 비트마인은 조정장이 이어질수록 매입 속도를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장기 베팅을 이어가는 쪽을 택한 쪽인데요. 단기 손실은 감수하되, 이더리움의 구조적 가치와 장기 수요를 보고 포지션을 쌓아가는 전략이죠. 이 선택이 몇 년 뒤 무모한 선택으로 평가될지, 아니면 저점 매집으로 기억될지는 결국 이더리움의 다음 사이클이 말해주게 될 것 같습니다.
비트마인이 이더리움 저점 매집을 시도하는 반면, 이 타이밍에 아예 매도를 선택한 기업도 있었습니다. 바로 피터 틸의 투자를 받은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이더질라(ETHZilla)인데요. 최근 약 7,45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매도해 부채를 상환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던 이더리움 기반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전략에서 점차 발을 빼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더질라는 담보부 전환사채 상환을 위해 총 2만4,291개의 이더리움을 매도했고, 해당 매각 대금의 전부 혹은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거래 이후에도 회사가 보유한 이더리움은 약 6만9,800개, 금액으로는 약 2억700만 달러 수준입니다.
이더질라가 이더리움을 매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0월에도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일환으로 약 4,000만 달러어치 이더리움을 처분한 바 있습니다.
웃긴 건 이더질라가 원래는 180 라이프 사이언스라는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이었다는 것인데요. 올해 7월, 180 라이프 사이언스는 60곳이 넘는 투자자들과 4억2,500만 달러 규모의 PIPE 투자 계약을 맺고 DAT 전략으로 전환해 이더질러가 됐습니다.
당시에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비트코인 중심 트레저리 모델의 성공을 따라 하려는 중소형 나스닥 기업들이 급증하던 시기였는데요. 이더질라도 그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을 대규모로 쌓는 전략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이더질라는 앞으로 회사의 가치는 이더리움 보유량 같은 암호화폐 중심 지표가 아니라, 실물자산 토큰화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과 현금흐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자동차 대출, 조립식 주택 대출, 항공우주 장비,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방식입니다. 이더질라는 DAT 투자자들이 주로 참고해 오던 mNAV 대시보드를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mNAV는 시가총액이 순자산, 즉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 대비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회사는 대신 정기적인 재무상태표 업데이트만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암호화폐 트레저리 기업보다는 일반 사업회사로 재평가받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한때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이었던 이더질라는 피터 틸이라는 상징적인 투자자가 DAT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주가가 한 달 만에 90% 넘게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주가는 90% 넘게 하락하며 최근 6달러 초반대로 내려온 상태입니다. 이더리움 가격이 최근 3개월 동안 약 30% 가까이 하락한 상태에서, 소형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들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죠.
이더질라의 이번 결정은 규모가 작은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한 선택으로 보이는데요. 가격 변동성과 부채 상환 압박이 동시에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레버리지를 감당할 수 없는 기업들이 전략 수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스트래티지나 비트마인처럼 규모가 크고 자본 접근성이 뛰어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상당수 DAT 기업들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전략 수정이라는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는 애널리스트들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죠. 가격 하락 국면에서는 추가 매입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부채 상환 압박까지 겹치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계속 사는 흐름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죠.
DAT 모델의 구조적 한계라고 봐야겠는데, 해당 모델은 단순히 암호화폐를 많이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충분한 현금 완충 장치를 확보하고, 낮은 부채 비율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자본 조달 능력까지 갖춘 극소수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이 모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이더질라처럼 본업 중심의 사업 모델로 돌아가거나, 아예 다른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피터 틸처럼 이름값이 큰 인물이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회사가 자동으로 유망해지고 주가가 계속 오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사실 역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는데요. 중요한 건 “누가 투자했느냐”보다도 “그 사람이 전체 자산 중 얼마를, 어떤 조건으로 투자했느냐”입니다. 억만장자가 수천억 원 자산 중 극히 일부를 옵션처럼 베팅한 투자와, 사업 성패가 걸릴 정도로 무게를 실은 투자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죠. 유명 인사의 이름은 초기 주목도를 높여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주가와 기업 가치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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