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약세가 사실상 ‘백약이 무효’ 수준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넘어섰고, 연평균 환율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은 적은 IMF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딱 두 번뿐이었는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그 선까지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과 수출 기업의 달러를 활용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합니다.
환율 흐름을 보면 지난 9월 말 1400원을 돌파한 이후 단 하루도 1400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고, 오히려 고공행진이 당연한 것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지속되는 이유가 진단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원화 약세의 원인을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때문이라고 보고 단기 처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과 포퓰리즘 정책, 그리고 구조 개혁 지연—에 대해서는 귀를 닫고 있는 모습입니다.
환율은 결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매력과 체력이 동시에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단기 안정책만 반복하고, 정작 필요한 노동·규제·산업 구조 개혁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글로벌 시각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강성 노조 문제, 신산업을 막는 규제, 전력 정책의 혼란, 끊임없이 등장하는 반기업적 법안들….
이런 환경에서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고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외국인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실물 투자까지 주저하고 있고,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결국 원화 가치를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한국 경제의 매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환율 안정 정책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줘야 합니다.
한국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달러 자산에 몰려간 서학개미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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