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움직이는 것 같아도 결과는 달라집니다

ETF를 보유하다 보면 종종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분명 지수는 꽤 올랐는데,

내가 가진 ETF 수익률은 왜 이 정도일까?”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지만, 지수 수익률과 ETF 수익률이 완전히 같아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 차이는 구조적인 이유에서 발생합니다.

1. 가장 먼저 생기는 차이, ‘괴리율’

ETF는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됩니다.

이 과정에서 ETF 가격과 실제 순자산가치(NAV)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괴리율이라고 부릅니다.


매수 시 괴리가 높으면 비싸게 사는 셈이고

매도 시 괴리가 불리하면 싸게 파는 결과가 됩니다

지수는 이론적 수치이지만,

ETF는 시장에서 사고파는 상품이기 때문에

수급 상황에 따라 지수와 미묘한 간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매수·매도 타이밍이 반복되면 누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보수와 비용은 수익률에서 조용히 빠져나간다

지수에는 없는 요소가 ETF에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운용 보수와 기타 비용입니다.


ETF는 자동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운용사가 관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연간 보수가 순자산에서 차감됩니다.


지수 수익률: 비용 없음

ETF 수익률: 연간 보수만큼 낮아짐

보수가 낮은 ETF는 차이가 크지 않지만,

장기 보유 시에는 이 작은 차이가 점점 누적됩니다.


그래서 장기 투자자일수록

“비슷한 ETF 중에서 보수가 낮은 상품”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3. 배당과 분배금, 재투자 여부가 성과를 가른다

지수 수익률은 보통 배당을 재투자한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반면 ETF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은

분배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분배금을 바로 써버린 경우

일반 계좌에서 세금이 빠진 후 재투자한 경우

연금계좌에서 전액 재투자한 경우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집니다.


같은 ETF라도

분배금을 꾸준히 재투자한 투자자와

현금으로 소비한 투자자의 장기

성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수 수익률과 ETF 수익률을 비교할 때는

“재투자를 가정했는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추적 오차는 피할 수 없는 구조적 요소다

ETF는 지수를 ‘완벽하게’ 따라가는 상품이 아닙니다.

이를 추적 오차라고 부릅니다.


추적 오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지수 구성 종목 변경 시점 차이

배당 처리 시점 차이

현금 보유 비중

거래 비용


이 오차는 보통 크지 않지만,

시장이 급변할 때나 변동성이 클 때는

지수와 ETF의 움직임이 체감될

정도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5. 해외 지수 ETF는 환율이라는 변수가 추가된다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면

여기에 환율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붙습니다.

지수는 올랐지만 환율이 하락하면

→ ETF 수익률은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고

지수 상승 + 환율 상승이 겹치면

→ ETF 수익률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즉, 해외 ETF는

지수 수익률 + 환율 변동이 함께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이 점을 모르고 비교하면

“ETF가 지수를 못 따라간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6. 지수와 ETF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 참고 기준이다

지수 수익률은

투자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선에 가깝습니다.


ETF는 그 기준선을 현실에서 구현한 투자 수단이고,

그 과정에서 비용·세금·거래 구조가 개입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ETF가 지수보다 못 갔는가”가 아니라,

“ETF가 자신의 투자 목적에 맞는 성과를 냈는가”입니다.


마무리하며

ETF 수익률이 지수 수익률과 다른 것은

상품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괴리, 보수, 재투자, 환율까지 고려해 보면

ETF 수익률은 오히려 매우 현실적인 숫자에 가깝습니다.


지수를 기준으로 삼되,

판단은 세후·실현 기준의 ETF 성과로 하는 것,

그게 ETF 투자를 한 단계 더 깊이 이해하는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