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현 시점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이슈와 흐름 살펴보겠습니다.


비트코인 9만 달러 벽, 미국장마다 막히는 이유

비트코인은 이번 주 내내 반복되고 있는 패턴과 다시 맞붙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지 시간으로 밤사이 8만 9천 달러 위로 반등하긴 했지만, 미국 장이 열리면 어김없이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이 막히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 들어 거의 모든 반등이 9만 달러 부근에서 멈췄다는 점이 눈에 띄죠.

미국 장 후반에는 비트코인이 한때 8만 5천 달러 아래로 밀렸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시가 마감된 뒤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아침에는 8만 9천 달러를 회복했죠. 문제는 이 가격대가 이번 주 내내 ‘천장’ 역할을 해왔다는 점입니다. 어떤 때는 몇 분 만에, 어떤 때는 몇 시간에 걸쳐 다시 눌리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알트코인 쪽은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이더리움은 3천 달러 바로 아래까지 반등했고,

솔라나와 수이 같은 종목들은 전날 저점 대비 5% 이상 반등하면서 단기 탄력이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 흐름에는 미국 증시 강세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나스닥이 약 1% 오르면서 인공지능 관련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는데요. 엔비디아, 오라클, AMD 같은 종목들이 3~6%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숨통을 틔워줬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코인 관련 주식에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이더리움을 재무 자산으로 보유한 비트마인은 약 10% 상승했고,

갤럭시 디지털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도 각각 6%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진 스트래티지 역시 4% 넘게 반등했는데,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 가치 대비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mNAV는 1.1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아직 과열이라고 보기는 애매하지만, 다시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는 점은 체크할 만합니다.

한편 비트디지털 주가는 별도의 호재로 크게 움직였습니다. 자회사 화이트파이버가 10년짜리, 4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계약 규모는 약 8억 6천5백만 달러로 꽤 큽니다. 비트디지털이 화이트파이버 지분을 약 70% 보유하고 있어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비트디지털 주가는 하루에만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시장은 위험 선호가 완전히 돌아왔다고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미국 증시 반등을 배경으로 코인과 관련 자산들이 동반 반등을 시도하는 국면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9만 달러라는 명확한 저항선 앞에서 막히고 있고, 이 구간을 깔끔하게 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조정 압력이 나올 가능성도 열어두는 게 현실적이겠죠. 이런 때일수록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가격 흐름을 차분히 지켜보는 쪽이 좋아 보입니다.


“이미 약세장... 비트코인 7만 달러 리스크”

한편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이미 암호화폐 약세장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수요가 눈에 띄게 식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수요 증가가 명확히 둔화되면서 시장이 약세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판단했습니다. 2023년 이후 세 차례의 큰 현물 수요 파동이 있었는데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 미국 대선 결과, 그리고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쌓아두는 기업들의 투자 붐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10월 초 이후에는 수요 증가가 장기 추세 아래로 떨어졌다고 분석합니다.

이 말은 이번 사이클에서 새롭게 유입될 수요가 이미 상당 부분 소화됐다는 뜻이고, 비트코인 가격을 떠받치던 중요한 버팀목이 약해졌다는 의미죠. 이런 환경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은 향후 몇 달 동안 7만 달러 선까지 내려갈 위험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하락 흐름이 계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5만 6천 달러 수준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게 크립토퀀트의 시나리오입니다.

이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하락을 전형적인 대폭락이 아니라, 비교적 완만한 약세 국면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의 약세장 바닥은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에 해당하는 ‘실현가격’ 근처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재 그 수준이 약 5만 6천 달러로 추정됩니다. 최근 고점과 비교하면 약 55% 하락한 가격인데, 이전 약세장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오히려 조정 폭이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는 해석입니다. 이보다 위에서 한 차례 버텨볼 수 있는 구간으로는 7만 달러 선을 중간 지지선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점에 대해서도 비교적 구체적인 언급이 나왔습니다. 크립토퀀트 리서치 책임자인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7만 달러까지의 조정은 3~6개월 안에 나타날 수 있고, 5만 6천 달러 시나리오는 2026년 하반기쯤의 장기 가능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약세장이 사실상 11월 중순쯤 시작됐다고 보고 있는데, 10월 10일에 발생했던 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청산 이후 수요 약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데이터도 제시됩니다. 2025년 4분기에 들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들이 순매도자로 돌아섰고, 보유 물량이 약 2만 4천 BTC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 ETF들이 강력한 순매수 주체였던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죠. 또한 100~1,000 BTC를 보유한 주소 수 증가도 추세에 못 미치고 있는데, 이 구간에는 ETF나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크립토퀀트는 이 모습이 2022년 약세장 직전인 2021년 말과 유사하다고 봅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위험 선호가 식고 있다는 신호가 나옵니다. 무기한 선물 시장의 펀딩비율을 365일 이동평균으로 보면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이런 현상은 강세장보다는 약세장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더해 비트코인 가격이 365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온 점도, 기술적으로는 강세와 약세를 가르는 경계선을 넘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한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를 결정짓는 것은 반감기가 아니라 수요 사이클이라는 주장을 하는데요. 수요가 팽창할 때 강세장이 오고, 수요 증가가 꺾이면 공급 구조와 상관없이 약세장이 뒤따른다는 거죠.

다만 이 전망이 시장의 유일한 시각은 아닙니다. 씨티그룹(Citigroup)은 향후 12개월 기준 기본 시나리오로 14만 3천 달러를 제시했고, 강세 시나리오는 18만 9천 달러까지 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7만 달러를 핵심 지지선으로 보면서, 약세 시에는 7만 8천 달러 수준까지의 조정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최근 2026년 목표가를 15만 달러로 낮추며 다소 신중해졌고, JP모건(JPMorgan)은 금과의 변동성 비교를 근거로 향후 6~12개월 내 17만 달러 상승 시나리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비트와이즈(Bitwise)는 2026년에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죠.

종합하자면, 지금 시장은 명확히 한 방향으로 합의된 상태는 아닙니다. 크립토퀀트처럼 수요 둔화를 근거로 이미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중장기 강세를 여전히 믿는 기관들도 공존하는 거죠.


비트코인 2035년 140만 달러? 초장기 강세 시나리오

한편 크라켄(Kraken) 계열사인 CF 벤치마크스(CF Benchmarks)의 애널리스트 가브리엘 셀비와 마크 필립축은 새로운 비트코인 가격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델에서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는 2035년에 비트코인 1개당 약 142만 달러 수준입니다. 현재 가격 대비로 보면 1,500% 이상 상승해야 가능한 숫자죠.

해당 모델은 확률 가중 방식으로 계산됐고, 핵심 가정은 비트코인이 금 시가총액의 약 33%를 차지하는 자산으로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연평균 기대 수익률은 약 30% 수준으로 나옵니다. 보고서는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깊어질수록 변동성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성격이 유지되면서 다른 자산군과의 상관관계가 낮게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매력이 커진다는 논리입니다.

규제 환경이 점점 명확해지고, 기관 수용도가 높아지며, 유동성이 깊어지는 것도 이런 장기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언급됩니다.

기본 시나리오보다 더 공격적인 가정도 있습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에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295만 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기관뿐 아니라 국가 단위에서도 채택되는, 사실상 글로벌 대표 가치 저장 수단이 된다는 전제입니다. 반대로 보수적인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금 시총의 약 16%만 차지하는 수준에 머물며, 가격은 63만 7천 달러 정도로 제시됩니다. 이조차도 지금 기준으로 보면 결코 낮은 숫자는 아니죠.

반면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의 캐시 우드(Cathie Wood)는 2030년까지 비트코인이 12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15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스테이블코인 확산 속도가 빨라진 점을 반영해 목표치를 다소 낮췄다고 설명했죠. 아크 인베스트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는 2030년 240만 달러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스트래티지(Strategy) 회장인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역시 4~8년 안에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더 긴 시간대에서는 연 30% 성장이 20년간 이어질 경우 2천만 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는 매우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Coinbase)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도 수백만 달러대 비트코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아직 9만 달러 위로 올라가지도 못한 현재, 현실은 아직 한참 떨어져 있습니다. 단순 계산만 해도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도달하려면 여기서 10배 이상 올라야 합니다. 무엇보다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전망을 내놓는 데에는 제한 사항이 딱히 없는데요. 예를 들어, 마이클 세일러는 지난 10월 비트코인이 올해 말까지 15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죠. 2025년 남은 날이 10일 정도인 시점에서 비트코인이 15만 달러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불평하진 않겠지만 말이죠.


RSI 과매도 신호, 2026년 비트코인 반전 올까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에 의외의 강한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근거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기술적 지표인 RSI입니다. 비트코인은 10월 6일에 약 12만 6천 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인 하락을 겪었고, 11월 22일쯤 8만 4천 달러 부근에서 가격이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RSI, 즉 상대강도지수가 30 아래로 내려갔는데요. RSI는 가격 모멘텀을 보여주는 지표로, 30 이하는 일반적으로 ‘과매도’ 구간으로 해석됩니다.

글로벌 매크로 인베스터(Global Macro Investor)의 매크로 리서치 책임자 줄리앙 비텔(Julien Bittel)은 2023년 이후 이 패턴이 다섯 번 나타났고, 그때마다 이후 흐름은 강세였다고 지적합니다. 만약 이 흐름이 반복된다면, 비트코인이 3개월 이내에 17만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4년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이 차트 패턴이 여전히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다른 분석가들은 이 해석에 브레이크를 겁니다. 비트유닉스(Bitunix)의 애널리스트 딘 첸(Dean Chen)은 이런 패턴을 “조건부로만 강세”라고 표현합니다. 과거 사례는 시장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은 되지만, 그대로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거죠. RSI가 30 아래로 내려가는 국면은 보통 투매와 레버리지 축소가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후 가격이 안정되거나 반등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동일한 상승 경로를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17만 달러까지 간다는 시나리오는 글로벌 유동성, 통화 정책, 그리고 전반적인 위험 자산 선호도에 크게 좌우된다고 봅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패턴도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을 보면, 비트코인은 한 해가 마이너스로 끝난 뒤 다음 해에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약 -5% 수준인 만큼, 만약 2025년이 하락으로 마무리된다면 역사적으로는 2026년이 반등의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딘 첸은 이것 역시 “자동 상승 공식”이라기보다는, 사이클이 평균으로 되돌아오는 성격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고 선을 긋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변동성과 추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한편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 맷 후건(Matt Hougan)은 최근 약세의 원인을 두 가지 ‘일시적인 요인’으로 봅니다. 하나는 4년 주기를 의식한 선제적 매도, 다른 하나는 10월 10일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 이후 남아 있던 불안 심리입니다. 그는 이런 요인들이 사라지면 보다 지속적인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거시 환경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표현을 씁니다. 경기가 강해도 좋고, 경기 둔화로 인해 부양책이 나와도 좋다는 식의 “앞이든 뒤든 이기는 구조”라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암호화폐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는 논리죠.

가장 강한 흐름은 역시 기관 자금입니다. 후건은 ETF 자금 흐름을 “엄청나게 강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형 증권사 채널을 통해 수조 달러 규모의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2026년은 ETF 유입 기준으로 기록적인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그 결과로 암호화폐가 주식 시장과의 상관관계를 점점 낮추고, 토큰화나 기관 채택 같은 ‘암호화폐 자체 요인’이 가격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겠죠.

기술적 신호와 펀더멘털이 동시에 바닥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주장과, 그에 대해 아직은 조건부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지금 구간은 낙관과 경계가 동시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메시지에 더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