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러닝화 끈을 묶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냥 뛰면 되는데, 왜 이 신발 한 켤레가 내 주식 계좌까지 흔들지?”


요즘 나이키를 보면 딱 그런 느낌입니다.

겉으로 보면 “매출은 괜찮네?” 싶은데,

속을 들여다보면 “어라, 남는 게 줄었네?”라는말이 먼저 나옵니다.


이번 실적은 11월 30일에 분기를 마감했고, 12월 18일에 공개됐습니다.

숫자는 모두 달러 기준입니다.





매출 124억 달러, 그런데 분위기는 왜 차가울까?


이번 분기 매출은 124억 달러, 전년 대비 1% 증가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마음까지 묶일 정도의 악재는 아니죠.


그런데 시장의 표정이 굳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어디서 팔았느냐입니다.


  • 도매 매출: 75억 달러, 8% 증가
  • 직접판매(NIKE Direct): 46억 달러, 8% 감소


특히 디지털 매출이 14% 줄었고, 오프라인 매장 매출도 3% 감소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남의 매장에서는 잘 팔렸지만, 내 채널은 잠시 숨 고르기 중”이라는 그림입니다.


여기에 컨버스 매출이 30% 감소(3억 달러)했다는 점도 은근히 아픕니다.

브랜드가 여러 개인 기업일수록 이런 구석 신호가 체감 온도를 확 낮춥니다.






관세는 매출이 아니라 ‘마진’을 때립니다.


투자자들이 진짜 예민하게 본 건 매출보다 매출 총이익률이었습니다.

어렵게 말할 필요 없습니다. “팔고 나서 원가 빼고 남는 비율”입니다.


이번 분기 총이익률은 40.6%, 전년 대비 300bp(3%p) 하락했습니다.

이 하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관세입니다.


회사가 밝힌 연간 관세 부담은 15억 달러 수준입니다.

이전 예상치였던 10억 달러보다 더 커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지금은 턴어라운드 과정입니다. 구형 재고를 정리하고, 할인도 불가피합니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회복을 위해 비용을 치르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그 결과,


  • 순이익: 7억 9,200만 달러(-32%)
  • EPS: 0.53달러 (전년 0.78달러)


마케팅 비용도 13% 증가했습니다.

요즘 브랜드는 “광고하면 오른다”보다

“광고를 해도 가격을 지킬 수 있느냐”로 평가받습니다.

이 지출이 나중에 효율로 돌아오는지가 관건입니다.






중국이 멈추면, 다음 숫자가 보입니다.


지역별로 가장 무거운 짐은 역시 중국입니다.

이번 분기 중국 매출은 17% 감소, 이 흐름이 무려 6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심리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중국이 살아나야 좋아진다”가 아니라,

“더 이상 나빠지지만 않아도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는 쪽입니다.


일부 전망에서는 2026 회계연도 말쯤 성장률이 3~4%로 회복되고, 총이익률도 약 200bp 개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 숫자를 확정처럼 믿기보다는 방향성 체크용으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지금은 두 가지만 보면 됩니다.


  • 중국 매출 감소폭이 줄어드는지
  • 총이익률 40.6%가 바닥을 다지는지
  • 200일선은 ‘긴 호흡의 체온계’입니다


차트에서 200일 이동평균선은 장기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 지켜본 평균 가격대죠.


그 위에 안착하면 심리가 바뀌고

아래에서 머뭇거리면 경계심이 남습니다.


지금은 단기 반등보다, 저점이 조금씩 높아지는 흐름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결국 숫자가 좋아지면 차트는 따라옵니다.





월가 목표주가가 이렇게 갈리는 이유


현재 주가는 약 65달러대입니다.

월가 목표가는 64달러부터 110달러까지 정말 넓게 퍼져 있습니다.


  • 보수적 시각: 64~71달러
  • 회복 기대: 75~90달러
  • 공격적 전망: 110달러 (약 97% 상방)
  • 평균 목표가는 81.10달러입니다.


이렇게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마진이 언제 돌아오느냐, 그리고 중국이 언제 안정되느냐에 대한 타이밍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인사이트 한 가지


저는 나이키를 단순히 “신발 잘 파는 회사”로 보지 않습니다.

요즘은 관세처럼 외부 비용이 가격표로 다시 돌아오는 시대입니다.


이럴수록 진짜 강한 브랜드는

많이 파는 것보다, 덜 깎고 파는 힘에서 드러납니다.

결국 핵심은 가격 결정력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승부처는 분명합니다.

124억 달러 매출이 아니라, 40.6%가 멈추고 다시 올라가는 순간입니다.


중국의 17% 감소가 둔화되고,

관세 15억 부담을 흡수하면서도 마진 개선 신호가 나오고,

여기에 200일선 위 안착까지 겹친다면

그건 단순한 반등이 아니라 **‘흐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시장은 성장률보다 마진에 더 빠르게 반응합니다.

앞으로 소비재 투자를 볼 때도

“얼마나 팔까?”보다 “얼마나 남길까?를

먼저 보는 습관이 더 중요해질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