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현 시점 핵심 암호화폐 이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비트코인 산타랠리 기대 꺾이다?
연말에 자산 가격이 확 오르는 것을 두고 흔히 산타랠리라고 하죠. 수요일 초반 비트코인이 9만 달러까지 급등했을 때만 해도 산타랠리가 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잠깐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고요. 가격은 곧바로 8만5천 달러 선까지 밀리면서 시장이 빠르게 식어버렸습니다.
예측 시장 플랫폼인 마이리드에서도 분위기는 차게 식어버렸습니다. 비트코인이 6만9천 달러까지 내려가기 전에 10만 달러를 다시 찍을 가능성에 대해, 불과 하루 전만 해도 확률을 69퍼센트로 봤는데요. 현재는 57퍼센트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연말 산타랠리 자체의 가능성은 4퍼센트도 안 된다는 응답이 나올 정도죠.
가격 흐름을 보면 하방 압력이 꽤나 분명합니다. 코인게코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약 2퍼센트 하락해 8만5천9백 달러 선에서 거래됐고요. 이날 장중에는 8만5천3백 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하루 동안 약 1억5천5백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습니다. 레버리지를 쓰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정리됐다는 뜻이죠.
비트코인만 그런 게 아닙니다. 다른 주요 코인들도 초반 반등 이후 더 크게 밀렸는데요. 이더리움은 한때 3천 달러를 넘겼다가 다시 내려와 현재 2천8백 달러대에서 거래 중입니다. 하루 기준으로는 4퍼센트 하락했고, 최근 일주일로 보면 낙폭이 10퍼센트가 넘어 시가총액 상위 10개 코인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짜 반등, 이른바 페이크 랠리 전에 눈에 띄는 신호도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이틀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점인데요.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비트코인 ETF에서 약 6억3천4백만 달러가 유출됐습니다. 기관 쪽 자금 흐름이 썩 좋지 않았다는 의미죠.
매크로 환경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최근 두 달치 고용 지표에서 실업률이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점이 시장을 흔들었고요.
여기에 더해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만약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엔화를 싸게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하던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되돌려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으로 들어가는 돈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죠.
다만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 매트 하우건은 조금 다른 시각을 내놨습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알려진 이슈라서, 실제 변동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다만 일본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라는 헤드라인 자체가 워낙 자극적이다 보니, 현재처럼 예민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해보면, 연말 반등에 대한 기대는 빠르게 식었고 시장은 다시 매크로와 유동성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국면에 들어온 모습입니다. 섣부른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모두 경계해야 할 시점이죠.
비트마인, 하락장에서 이더리움 추가 매수
한편 비트코인과 함께 이더리움 가격도 조정을 받는 와중에, 대형 기업 투자자는 오히려 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 대형 기업 투자자가 누구냐고요? 네, 놀랍(지 않)게도 비트마인입니다.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 톰 리가 이끄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이 약 1억4천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추가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아캄 자료를 인용해 EmberCN과 루컨체인은 비트마인이 팔콘엑스의 핫월렛에서 4만8천여 개의 이더리움을 매수했다고 분석했는데요. 다만 이 거래는 아직 회사 측에서 공식 확인한 내용은 아닙니다.
비트마인이 지난 월요일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뉴욕증권거래소 아메리칸에 상장된 이 회사는 현재 총 396만7천여 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3,074달러 수준이고요. 현재 가격 기준으로 계산하면 트레저리 가치는 약 116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회사는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더리움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히는데요. 올해 내내 공격적인 매수 전략을 이어오면서, 장기적으로는 전체 유통 물량의 5퍼센트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습니다. 이더리움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기반한 전략이죠.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매수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비트마인은 12월 들어 첫 2주 동안에만 24만 개가 넘는 이더리움을 추가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톰 리 회장은 최근 공시에서 “암호화폐의 가장 좋은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워싱턴에서의 입법 진전과 월가의 참여 확대 등, 올해 이어진 긍정적인 흐름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번 매수는 이더리움 가격이 3천 달러 아래로 내려온 시점에 이뤄졌는데요. 비트마인 주가는 30 달러 밑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격은 흔들리고 있지만, 일부 기관과 기업은 오히려 이 구간을 장기 베팅의 기회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단기 가격 움직임과 별개로, 누가 조용히 물량을 모으고 있는지는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죠.
장기 보유자 매도세, 이제 막바지?
비트코인을 오래 들고 있던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제는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리서치 및 브로커리지 업체 K33의 보고서 내용인데요. 핵심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장기 보유자들의 물량 출회가 거의 한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K33의 리서치 총괄 베틀레 룬데는 12월 16일 보고서에서, 2년 이상 움직이지 않던 비트코인 물량이 2024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다시 시장에 나온 비트코인은 약 160만 개로, 현재 가격 기준으로는 1,380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쉽게 말해, 초기에 비트코인을 보유하던 투자자들이 상당 기간에 걸쳐 실제 매도를 진행해 왔다는 뜻이죠.
룬데는 이 정도 규모라면 단순한 지갑 이동이나 기술적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물론 일부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ETF로 전환되면서 생긴 구조 변화, 지갑 통합, 보안 업그레이드 같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요소만으로는 이렇게 많은 물량이 다시 시장에 풀린 것을 전부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2024년과 2025년이 비트코인 역사상 장기 보유 물량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이 재유통된 해라고 짚었습니다. 그보다 더 컸던 해는 2017년뿐이었는데요. 당시에는 알트코인 트레이딩, ICO 참여, 각종 프로토콜 인센티브가 주된 배경이었습니다. 반면 이번 사이클은 성격이 다르다는 게 K33의 판단입니다.
한편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가 풍성한 유동성을 만들어내고 기업 트레저리 수요가 받쳐주는 환경 속에서 장기 보유자들이 직접 매도에 나섰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실제 사례도 제시됐는데요. 7월에는 갤럭시를 통해 8만 BTC 규모의 장외 거래가 있었고, 8월에는 한 대형 보유자가 2만4천 BTC를 이더리움으로 교환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는 10월부터 11월 사이 약 1만1천 BTC를 매도했습니다. 이런 대형급 거래가 시장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고, 이것이 2025년 들어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요한 이유라는 분석입니다.
K33에 따르면 올해 한 해에만 1년 이상 묵혀 있던 비트코인 물량 중 약 3천억 달러어치가 다시 시장에 나왔습니다. 그 결과, 장기 보유자들은 10만 달러에 가까운 가격대에서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고, 비트코인 보유 구조도 예전보다 분산됐습니다. 동시에 많은 물량이 새로운 가격대에서 손바뀜되면서, 시장의 기준 가격 자체도 한 단계 올라간 셈이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K33는 비교적 차분한 톤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전체 공급량의 약 20퍼센트가 재유통된 만큼, 온체인 기준 매도 압력은 점점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룬데는 2년 이상 된 비트코인 공급량이 하락세를 멈추고, 2026년 말에는 현재 약 1,216만 BTC보다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초기 보유자들의 매도가 잦아들고, 순매수 수요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죠.
또 하나 흥미로운 포인트는 분기 말 리밸런싱 효과입니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한 분기 동안 부진했던 경우, 다음 분기 초반에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는 설명인데요. 이번 4분기 들어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 대비 성과가 나빴던 만큼, 정해진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연말이나 연초에 비트코인 비중을 다시 늘릴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흐름이 9월 말과 10월 초에도 관찰됐다고 합니다.
다만 룬데는 주의할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공급 재유통은 바닥보다는 시장 고점 근처에서 정점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이클은 ETF, 자문 플랫폼, 규제 환경 정비 등으로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 안으로 훨씬 깊게 들어와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매도 압력이 잦아든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죠.
정리하면, 지금 시장의 약세는 장기 보유자들이 수년간 쌓아온 물량을 정리하는 과정의 막바지일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이 끝난 뒤 어떤 쪽에서 힘이 실릴지는, 이제 새로 들어오는 자금의 성격이 결정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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