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테슬라 주가를 두고 왜 이렇게 의견이 갈릴까요?

600달러라는 파격적인 목표주가는 또 어디서 나온 걸까요.


로보택시 최신 이슈부터 실적 전망,

그리고 차트 흐름까지, 복잡한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봤습니다.





490달러 앞에서 잠시 숨 고르는 이유


요즘 테슬라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은 “전기차를 몇 대 팔았나”가 아니라,

“자율주행이 어디까지 왔나”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 12월 15일(현지) 오스틴에서 로보택시를 안전요원 없이 테스트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는 12월 17일 장중 489.88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분위기가 바뀌는 종목처럼 보이지만, 이런 변동성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 시장이 테슬라의 어떤 미래에 베팅하고 있는지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안전요원 제거’가 왜 이렇게 중요한가


로보택시는 자율주행의 끝판왕처럼 들리지만, 진짜 핵심은 마지막 순간에 사람이 개입하느냐입니다.

안전요원이 타고 있으면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도 운영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안전요원을 빼는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술력은 기본이고, 이제는 신뢰와 규제라는 전혀 다른 게임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번 이슈는 단순한 테스트 뉴스가 아니라, 테슬라가

“이제 실험실을 넘어 실제 도시로 들어가려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경쟁이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무인 운행을 확장한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요즘 TSLA는 실적표 한 장보다 현장 영상 한 컷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성장, 하지만 이익률은 숙제


그렇다고 숫자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2025년 3분기 기준 매출은 280.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 늘었습니다.

자동차 부문은 212.05억 달러로 6% 성장했고, 에너지 부문은 34.15억 달러로 무려 44%나 뛰었습니다.


여기서 느껴지는 변화는 분명합니다. 예전에는 자동차가 전부였다면,

이제는 에너지 사업이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만 수익성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업이익은 16.24억 달러로 40%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5.8%에 그쳤습니다.

이 숫자를 보면 시장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좋다, 그럼 언제 다시 좋아지나?”


그래서 실적 전망치가 중요해집니다. 현재 분기 EPS는 0.45~0.47달러, 연간 1.64달러,

다음 해는 2.34달러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음 실적 발표는 2026년 1월 말 전후로 예정돼 있어,

그때는 로보택시 이야기보다 마진 회복의 단서가 더 크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테슬라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 현금


테슬라가 만만한 회사가 아닌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현금입니다.

영업현금흐름은 62.38억 달러, 잉여현금흐름(FCF)은 39.90억 달러,

현금과 투자자산은 416.47억 달러에 달합니다.


FCF는 쉽게 말해 “공장도 짓고, 투자도 하고, 그래도 남는 돈”입니다.

주가가 흔들릴 때 결국 버텨주는 힘은 말이 아니라 이런 통장 잔고에서 나옵니다.






추세는 상승, 하지만 과열 신호도 함께


차트 흐름만 보면 중장기 추세는 분명히 위쪽입니다.

50일 이동평균선은 455.71달러, 200일선은 432.87달러인데, 현재 주가는 모두 그 위에 있습니다.

이는 시장 체력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온도계도 함께 봐야 합니다. RSI(14일 기준)가 72.2 수준이면 단기 과열로 해석되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490~500달러 구간은 돌파하면 환호, 밀리면 한숨이 동시에 나올 수 있는 자리입니다.

위로는 심리적 저항선이, 아래로는 466달러대와 이동평균선이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목표주가 19달러부터 600달러까지


월가의 목표주가는 테슬라라는 기업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12개월 평균 목표가는 400달러 수준이지만, 최저는 19달러, 최고는 600달러로 차이가 극단적입니다.


이건 누가 틀렸다고 보기보다는, 전제가 다르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어떤 이는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 보고, 또 다른 이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기업으로 계산합니다.


최근 눈에 띄는 건 상단 쪽 목소리입니다. 미즈호는 목표가를 530달러로 올렸고, 웨드부시는 6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로보택시가 실제 서비스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수익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가정을 깔고 있습니다.

반대로 보수적인 쪽은 마진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를 이유로 프리미엄을 낮춰 봅니다.


결국 시장의 질문은 하나로 정리됩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로 끝날까, 아니면 도시를 움직이는 운영체제가 될까?”





정리하며


지금의 테슬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출 280억 달러를 올리고도 이익률 5%대에서 고민하는 현실적인 제조업의 얼굴,

그리고 안전요원을 빼는 테스트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래 플랫폼의 얼굴입니다.


이럴 때 한쪽만 믿기보다는 균형이 필요해 보입니다. 탄탄한 현금흐름은 하방을 지켜주는 안전벨트이고,

로보택시는 주가의 상방을 여는 옵션입니다.

안전벨트만으로는 재미가 없고, 옵션만으로는 멀미가 나니까요.


그래서 저는 단기 뉴스에 과하게 흔들리기보다는, 다음 실적 시즌에서 마진 회복의 신호와 로보택시

운영 확장이 함께 나오는지를 더 중요하게 볼 생각입니다.

꿈은 주가를 올릴 수 있지만, 오래 버티게 하는 건 결국 숫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