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이번에는 은행과 핀테크, 대형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직접 설계해주는 ‘스테이블코인 자문 서비스’를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시장 분석부터 교육, 전략 개발, 실제 기술 구현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일종의 컨설팅 프로그램입니다.

비자 측은 이번 서비스가 비자 컨설팅·애널리틱스 부문에 소속되며,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서비스나 결제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실제로 검토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자체도 이미 3천억 달러를 돌파했고, 비자 내부에서 이뤄지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정산 규모도 연간 기준 35억 달러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 본격적으로 상용화와 수요 확대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비자 컨설팅 총괄 칼 러트스틴(Carl Rutstein)은 “지금 시대에는 명확한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고객사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전략을 설계해주겠다는 의미죠.

이미 여러 기관이 시범 고객으로 참여했습니다. 미국 최대 규모의 군 관련 금융기관인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Navy Federal Credit Union)은 1,500만 명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전략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패스워드(Pathward)와 바이스타(VyStar) 크레딧 유니언도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실행 가능한 제안을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이번에 갑자기 시작된 일은 아닙니다. 이미 2023년에 서클(Circle)의 USDC를 활용한 정산 테스트를 진행했고, 현재는 40개국에서 130개 이상의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크로스보더 결제 부문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Visa Direct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이 미리 자금을 충전해두고 해외 사용자들의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바로 송금하는 방식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첫 번째 실질적 킬러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부터 기관까지, 결제·송금·트레이딩·해외 송금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통 금융사들도 뒤따라 들어오는 중입니다. 제이피모건 같은 은행은 토크나이즈드 예금 형태로 빠른 자금 이동을 실험 중이고, 스트라이프(Stripe) 같은 결제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를 도입해 더 빠르고 저렴한 결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규제 명확성도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올해 7월 발효된 GENIUS 법안이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감독 기준을 명확히 정리하면서,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 활용 사례를 확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시장 전망은 한층 더 낙관적입니다. 씨티(Citi)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까지 1조9천억 달러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낙관적인 경우 4조 달러까지 갈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도 2028년 2조 달러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흐름을 보면 결제·송금은 스테이블코인의 ‘기본기능’이고, 앞으로는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비자의 이번 자문 서비스는 ‘대기업과 금융사가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에 녹일 것인가’를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