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 현 시점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이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스트래티지(MSTR) 나스닥100 잔류

스트래티지(Strategy, MSTR)가 이번 12월 리밸런싱에서도 나스닥100 지수에 그대로 남게 됐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재밌는 건 로이터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스트래티지를 “비트코인을 사재기하는(hoarding) 회사”라고 표현했는데요, 이 단어 자체가 사실 꽤 비꼬는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트코인을 많이 가진다는 뜻이 아니라, 마치 필요 이상으로 쌓아두는 집착적인 행태처럼 묘사하는 표현이죠.

스트래티지는 원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였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사실상 비트코인 보유 회사라고 불러도 될 정도죠. 쉽게 말해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사업 모델이 된 겁니다. 이런 독특한 전략이 워낙 화제가 되면서, 비슷한 모델을 따라 하는 회사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스트래티지가 운영 기업이라기보다는 투자 펀드에 더 가깝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습니다. 비트코인을 사고 들고 있는 게 핵심 사업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전부터 "과연 이 회사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100에 계속 있어도 되는가” 하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습니다. 기술 기업이라고 보기에는 현금성 자산보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구조는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과도하게 따라 움직이는 문제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트래티지 같은 ‘크립토 트레저리 기업’(DAT)들은 비트코인 변동성에 그대로 휘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스닥은 올해 리밸런싱에서 스트래티지를 지수에서 제외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바이오젠(BIIB), CDW(CDW), 루루레몬(LULU), 온세미콘덕터(ON), 트레이드 데스크(TTD) 같은 종목은 빠졌는데 스트래티지(MSTR)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겁니다. 나스닥100에 남아 있다는 건 QQQ를 비롯한 패시브 ETF들의 자동 매수 수요가 계속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유동성 확보에서도 유리하고, 기본적인 수요가 유지되니까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소죠.

여기서 재밌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로이터가 “비트코인 사재기 기업”이라고 표현한 기사를 올리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자신의 X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불평이 멈출 때까지 비트코인 축적은 계속될 것이다.”

세일러 특유의 위트인데요. 로이터가 비꼬듯 던진 표현을 그대로 받아치면서, 오히려 “그래, 우리가 하는 일은 그거고 앞으로도 멈출 생각 없다”는 태도를 유머 있게 강조한 거죠.


스트래티지, MSCI 퇴출 논란에 정식 반박

다만 분위기가 완전히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MSCI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절반 이상 보유한 기업을 지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여기에도 스트래티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바로 스트래티지가 MSCI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DAT(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 제외 논란인데요. 이건 나스닥100 잔류 소식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따로 봐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 스트래티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해 정식 의견서까지 제출했죠. 내용을 요약하면 “MSCI의 제안이 잘못됐으니 철회해야 한다”는 건데요. 본인들은 운영 기업이며,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건 기업의 전략일 뿐이지 회사 본질이 바뀐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자산 구성만 가지고 기업 정체성을 단정하는 건 지나치게 단순화된 기준”이라는 주장도 덧붙였죠. 쉽게 말해, MSCI가 세워놓은 ‘디지털 자산 50% 룰’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의견서를 조금 더 파고 들면 이렇습니다.

첫째, 우리는 투자 펀드가 아니라 운영 기업이다라는 주장입니다.

스트래티지는 단순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 그 비트코인을 활용해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고, 비트코인 기반 신용공여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죠. 즉, '우리는 비트코인을 보유해 가치만 따라가는 펀드가 아니라, 그 자산을 활용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운영 기업이다'라는 입장입니다.

둘째, ‘디지털 자산 50% 룰’이 너무 애매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입니다. 왜 하필 디지털 자산만 특정해서 규제하느냐는 건데요.

기름회사, 금광 회사, REIT처럼 특정 자산에 90% 이상 몰려 있는 기업도 지천에 널려 있는데, 그 기업들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보유 기업만 분리하는 건 차별이라는 논리죠.

더구나 디지털 자산은 가격 변동이 큰데, 가격이 오르기만 해도 회사가 자동으로 50%를 넘을 수 있으니 지수에 들락날락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셋째, MSCI의 이번 제안이 정책적 판단을 지수 구성에 끼워 넣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MSCI는 원래 특정 산업이나 자산을 “좋다 나쁘다” 평가하지 않고, 시장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게 역할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자산만 골라서 제외 기준을 만든다면, MSCI가 사실상 정책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되고, 지수의 중립성이 흔들린다는 거죠.

넷째, 미국 정부의 디지털 자산 육성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내용도 편지에 길게 담겨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 자산을 전략 산업으로 키우고 있고, 비트코인 준비금 제도나 401(k) 디지털 자산 편입 등 친(親)디지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MSCI가 이런 기업들을 지수에서 밀어내면, 국가 전략과도 어긋난다는 항목입니다.

쉽게 말하면 스트래티지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비트코인을 들고만 있는 펀드가 아니다. 첨단 금융기업이다.

그리고 당신들이 만든 규칙은 애매하고 불공정하고, 디지털 자산을 불필요하게 차별한다.

이런 기준으로 지수를 짜면 시장도 망치고, 미국도 손해보고, MSCI의 신뢰도도 흔들린다.”

스트테리지의 의견서는 굉장히 공격적이고, 전략적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MSCI의 결정이 단순한 규제 문제가 아니라, 패시브 자금 수천억 규모의 움직임과 직결된다는 걸 잘 모르는 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JP모건은 이 규정이 적용되면 스트래티지가 최대 28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즉, 이번 논쟁은 “지수 편입 여부” 이상의 문제인데요.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세운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어떤 지위를 갖게 될지를 결정하는 싸움이고, 스트래티지는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MSCI의 최종 결정은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에 따라 MSCI로 하여금 제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민원을 제출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트래티지 CEO, 'MSCI는 혁신 막고 있어'

한편 스트래티지 CEO 폰 리는 최근 찰스 슈왑이 운영하는 투자 컨텐츠 플랫폼 슈왑 네트워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서도 폰 리는 MSCI가 스트래티지를 지수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 매우 분명한 의견을 밝혔는데, 대부분 의견서에 담긴 내용을 중심으로 논리를 펼쳤습니다. MSCI는 회사 자산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자산이면 지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폰 리는 이 기준 자체가 잘못된 가정 위에 세워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MSCI가 스트래티지와 다른 디지털 자산 기업들을 ‘운영 기업’이 아닌 ‘투자 펀드’처럼 취급하고 있는데,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죠. 스트래티지는 1989년에 설립됐고 1998년부터 상장한 회사이며, 지금도 정상적인 운영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언급했습니다.

그는 50% 규정이 지나치게 임의적이며 실무적으로도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 자산의 가격 변동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 기업이 한 달 사이에 기준을 넘어섰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올 수 있으며, 이런 특성은 지수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이 규정은 특정 자산군만 차별적으로 취급해 정책적 판단을 지수에 끼워 넣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만약 그런 기준을 적용한다면 석유 회사인 쉐브론은 자산의 67%가 석유이고, 금광 회사 뉴몬트는 61.5%가 금이며, 와이어하우저는 70%가 목재이고,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은 66%가 부동산 자산이기 때문에 모두 지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반문했습니다. 결국 디지털 자산만 예외적으로 취급받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맥락입니다.

그는 디지털 자산 산업이 이제 시작된 단계에서 MSCI가 너무 일찍 기준을 만들어 혁신을 막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20세기 초에 석유 기업에게 ‘유전 개발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래티지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기업들은 아직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수 제외와 같은 조치를 통해 조기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트래티지는 최근 7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비트코인 매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주에만 약 10억 달러어치를 추가했는데, 폰 리 CEO는 이번 매수가 단순한 ‘시장 타이밍 맞추기’가 아니라 회사의 재무 구조가 한층 안정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결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스트래티지는 불과 2주 전, 2~3년 동안 배당 지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달러 준비금을 마련하면서 재무 여력이 크게 개선됐고, 주가도 순자산가치 대비 매력적인 수준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거래량도 충분했던 만큼 대규모 매수를 실행할 수 있었다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이번 인터뷰의 핵심은 비트코인을 팔아서 배당을 유지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폰 리는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달러 준비금만 사용하면 2029년까지 배당을 무리 없이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절반 가까이 하락하더라도 비트코인을 일부 활용하면 2065년까지 배당을 이어갈 수 있으며, 가격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2100년까지도 지급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비트코인의 연평균 상승률이 1.25%만 돼도 사실상 영구적인 배당 지급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는 신념보다 회사가 배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말 필요하다면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 있지만, 그 시점은 매우 먼 미래일 것이며, 그때조차도 회사의 신용 시장 접근성을 지키는 쪽이 더 중요하다는 의중이 드러났습니다.

참고로 스트래티지가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이유는 이 회사가 만들어낸 독특한 자본 구조 때문인데요. 스트래티지의 레버리지는 11~25% 수준으로, S&P500 평균 레버리지인 60%보다 훨씬 낮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보유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기존처럼 만기가 존재하는 전환사채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사실상 만기가 없는 영구적 성격의 우선주 기반으로 자본 구조를 재편해 상환 압력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월간 현금 지급, 세제상 유리한 조건, 고수익률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신용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고, 이 구조 덕분에 비트코인 매수 여력이 더 커졌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2026년 전망에 대한 질문에서 그는 미국 내 규제 환경이 빠르게 명확해지고 있으며, 전통 금융 기관들이 비트코인 수탁, 대출, 거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이피모건, 모건스탠리, 씨티, TD와 같은 대형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기존 금융과 디파이가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MSCI가 오히려 시장의 흐름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번 인터뷰는 스트래티지가 왜 비트코인을 계속 매입할 수 있는지, 왜 배당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MSCI의 조치가 왜 부당하다고 보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는데요. 전반적으로 폰 리는 자신감 있는 태도로 회사의 구조적 장점과 시장 변화에 대한 전망을 설명하면서, 스트래티지가 단순한 ‘비트코인 보유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신용 시장을 열고 있는 운영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월 21일에 저점을 찍은 뒤 10% 상승한 지점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심리적으로 중요한 9만 달러선을 아직까지는 지켜주고 있습니다.

반면 스트래티지(MSTR)는 저점 대비 약 13% 상승한 상황인데요. 내년 1월 15일 MSCI 지수 잔류 관련 결정 전후로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