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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3일에 다룰 종목은 브로드컴(AVGO)입니다.

실적은 사상 최고 수준, 주가는 급락

브로드컴(Broadcom)이 이번에 최신 실적을 발표했죠. 실적 내용만 보면 충분히 주가가 올라야 할 만한 내용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매출은 크게 늘었고 AI 수요는 여전히 강했고 배당까지 올렸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습니다. 현재 증시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이 그대로 드러난 부분이죠.

브로드컴은 이번 회계 4분기에 약 18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약 28퍼센트나 성장했습니다. 핵심 원동력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을 위한 AI 네트워킹 장비와 맞춤형 실리콘 제품이었고, 조정 EPS 역시 약 1.95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습니다. 다음 분기 가이던스 역시 견조했는데요.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을 약 191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하며 추가 성장을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배당금을 10퍼센트 인상한 점은 경영진이 회사의 현금 흐름과 사업 전망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죠.

이번 실적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I 사업이 브로드컴의 중심 축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는 점입니다. 브로드컴은 수년 전부터 전통적인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대형 고객사들을 위한 맞춤형 AI 가속기, 고성능 네트워킹 장비, 인프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왔습니다. 이제 그 전략이 완전히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AI 관련 매출이 반도체 부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인데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대규모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브로드컴은 장기 수주가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백로그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죠.


시장이 우려한 지점에 대한 경영진의 시각

한편 이번 실적 발표 Q&A 세션에서는 시장이 불안해하는 지점을 경영진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드러났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AI 백로그였습니다. 경영진은 현재 기준으로 향후 18개월 동안 출하되는 AI 관련 제품의 주문 잔고가 730억 달러에 이른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 주문이 계속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몇 달간 들어온 주문 규모가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였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AI 인프라 확장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GPU를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라, 스위치, DSP, 레이저까지 모든 구성 요소에서 기록적인 수요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한 점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발언은 고객사들이 자체 AI 칩을 만들며 브로드컴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경영진은 이 가설이 과장되어 있다며, 최신 AI 가속기 개발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모든 기업이 이를 직접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GPU 생태계가 여전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모델 개발사들이 매 세대 칩을 스스로 설계·제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오히려 여러 고객이 자신들만의 맞춤형 가속기를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으며, 브로드컴은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버전의 칩을 만들어 공급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시장 우려와 달리 브로드컴이 설계·제조에서 배제되는 흐름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게 고객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AI 시스템을 개별 칩 단위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으로 공급하는 전략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브로드컴은 이미 일부 고객에게 완전한 랙 단위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칩 공급을 넘어 전체 AI 컴퓨트 인프라를 책임지는 구조로 사업 모델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완성된 시스템의 검증과 통합까지 담당하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더 빠르고 안정적인 확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브로드컴은 고객 내 점유율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런 시스템 판매 구조는 마진율에 대한 논쟁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경영진은 AI 사업이 회사 전체 마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메모리나 기타 비자사 구성품의 비용을 통과시키는 구조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운영비 레버리지 효과가 커지며 영업이익 절대 규모는 오히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습니다. 즉, 비율상의 마진은 내려가도 실제 벌어들이는 돈은 계속 늘어난다는 설명이었죠.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마진 문제를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대목으로 보였습니다.

미래 성장률에 대한 질문에서 경영진은 조심스러웠습니다. 2026년 전체 가이던스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Q1 AI 매출이 이미 전년 대비 두 배로 성장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올해 AI 매출이 ‘가속적 성장’ 흐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백로그가 실시간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고객사들의 신규 가속기 개발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 역시 현재 예측되는 수준보다 더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투명한 시그널을 남겼습니다.

OpenAI와의 협력 역시 콜 후반부에서 다시 언급됐습니다. 다만 특정 고객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고, 10GW 규모의 인프라 협력이 2027년부터 2029년에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만 명확히 밝혔습니다. 당장 2026년에 반영되는 단기 매출이 아니라, AI 인프라의 중장기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마지막으로 공급망과 첨단 패키징에 대한 질문에서 경영진은 싱가포르 신규 패키징 시설을 중심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 가속기 설계가 다칩 구조로 전면 전환되는 상황에서 패키징의 복잡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패키징의 일부 과정을 내부화하는 것이 향후 안정적인 공급에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컨퍼런스콜 Q&A는 브로드컴이 실제로 차세대 AI 컴퓨트 인프라의 가장 중요한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잘 드러냈습니다. 시장이 우려하는 포인트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경영진이 그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단순 실적 수치를 넘어 브로드컴의 중장기 전략과 경쟁력이 더욱 선명해진 시간이었습니다.


시장의 부정적 반응은 왜 나왔는가

그런데 시장 반응은 이 강한 실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가장 크게 제기된 우려는 수익성 문제입니다. AI 제품군은 매출 규모가 크고 성장 속도도 빠르지만, 전통적인 고마진 사업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마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네트워킹 장비와 대량 맞춤형 실리콘 공급은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는 만큼 전체 이익률을 눌러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가이던스에서도 마진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뉘앙스가 보이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그 결과 브로드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10퍼센트 이상 하락했고, AI 테마주 전반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시간적 문제도 겹쳤습니다. 브로드컴이 설명한 대규모 AI 백로그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다르게, 일부 유명 고객사(OpenAI 등)의 기여가 당장 이번 분기보다는 더 이후 시점에 반영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혼란이 생겼습니다.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지만, 짧은 시계열로 보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당장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실망 요인이 된 것이죠. 백로그가 탄탄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있던 상황에서는 매끄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장 전체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최근 AI 관련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재평가 단계’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1~2년간의 폭발적 기대감 이후, 투자자들은 이제 실질적인 수익성, 적정 밸류에이션, 그리고 AI 인프라 구축 속도의 현실적인 부분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처럼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들은 이 과정에서 더 강한 변동성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관들의 긍정적 평가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우호적입니다. 실적 발표 직후 하나같이 브로드컴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는데요. 여러 기관은 브로드컴의 AI 인프라 경쟁력, 확장되는 고객 기반,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근거로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단기적으로 마진 전망을 소폭 낮추기도 했지만, 고성장·저마진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로드컴은 잘하고 있지만, 시장이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가격에 반영한 상태였기 때문에 작은 변수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결국 이번 브로드컴 주식 주가 조정은 AI 시대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본 펀더멘털은 견조하고 수요도 확실하며 미래 성장 동력도 탄탄하지만, 시장이 기대한 ‘완벽한 그림’과 조금만 어긋나도 주가가 빠르게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은 여전히 AI 인프라의 핵심에 서 있고, 다년 계약과 안정적인 성장 경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정은 사업 자체보다는 투자 심리가 민감한 구간에 들어왔다는 신호에 더 가깝죠.

앞으로의 관건은 브로드컴이 계속해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AI 하드웨어 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점차 수익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배당 인상은 경영진의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였고, 이번 가이던스도 성장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해 줍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현재의 시장 소음보다 회사가 실제로 만들어 내는 실적과 수주가 다시 더 큰 의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브로드컴(AVGO) 주가 차트 분석

마지막으로 브로드컴(AVGO) 주가 차트 분석해보겠습니다.

월봉부터 보면, 지난 2년간 거의 쉬지 않고 상승해 온 흐름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특히 5개월선 위에서 장기간 안착하며 우상향이 유지되어 왔고, 큰 조정 없이 계단식으로 고점을 높여 왔습니다. 최근에 나온 큰 음봉은 단기 피로감이 반영된 움직임이지만, 아직까지 추세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라는 인상을 줍니다. 5개월선이 여전히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 흐름은 견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봉에서도 흐름은 비슷합니다. 20주선이 꾸준히 상승하며 이번 랠리의 중심 축 역할을 해 왔습니다. 주가가 크게 밀렸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20주선 위로 올라오면서 추세가 유지되는 모습을 반복했습니다. 최근 급등 이후 나온 음봉은 단기 조정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주봉 기준으로는 여전히 20주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어 상승 흐름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봉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강하게 고점을 돌파한 뒤 조정이 들어왔고, 그 과정에서 60일선이 핵심 지지 역할을 하는 장면이 포착됩니다. 특히 60일선 부근에서 매수세가 반복적으로 유입되며 반등이 나왔고, 이 선을 기준으로 단기 심리가 형성되는 모습입니다. 최근의 하락 역시 추세 하단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보이며, 아직까지는 상승 추세의 범위 안에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월봉에서는 5개월선, 주봉에서는 20주선, 일봉에서는 60일선이 추세의 기준점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깨지지 않는 한 중장기 상승 흐름은 유지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기 조정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전체 구조는 여전히 우상향 속에서 되돌림을 거치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다만 해당 이동평균선들이 동시에 무너진다면 추세 자체가 꺾였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우상향 구조가 유지될지, 아니면 한 단계 큰 조정으로 넘어갈지가 이 지점에서 갈리게 될 것 같은데,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