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일파워의 SMR 단지 조감도. 사진 제공=뉴스케일파워

  •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전용 공장을 세운다. 203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SMR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기자재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갖추겠다는 의지다.

  • 1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1분기 중 경남 창원에 SMR 전용 공장을 착공 예정

  • 현재 경상남도·창원시와 행정·재정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2028년 본격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용 공장을 통해 연간 20대의 SMR을 만들 수 있는 기자재를 생산할 예정

  • 현재는 창원 공장의 대형 원전 생산라인 5개 중 1개를 활용해 매년 만들 수 있는 제품은 SMR 12대 분량에 그치고 있음

  •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SMR 제작 능력이 66% 증가할 뿐 아니라 대형 원전 생산능력까지 회복할 수 있는 것임

  •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의 사업 구체화에 따라 SMR 전용 생산 시설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SMR 초도 사업 가시화 및 사업 확대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음

  • 두산에너빌리티는 본격적으로 SMR 기자재 양산 시설을 가동해 2030년을 전후로 본격 개화하기 시작할 SMR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전략임

  •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파트너십을 맺은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테라파워와 2030년까지 누적 60기의 SMR 모듈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음

  •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전(SMR) 기자재 전용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은 2030년을 전후로 개화되는 전 세계SMR 특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임

  • 현재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X-Energy) 등 글로벌 SMR 기업들은 각각 실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임

  •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주기기 제작 기간을 3개월까지 줄이는 개발을 진행하는 등 초격차를 완성해나가고 있어 기술력과 SMR 전용 공장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됨


  •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50년 375GW에 이를 것으로 전망

  • SMR은 300㎿ 미만의 소형 발전 시설인데 25년 뒤 약 1000개 이상의 SMR이 전 세계에 도입되는 셈임

  • 현재 17개국에서 83개 노형을 개발 중이며 오픈AI 등 빅테크들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SMR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

  •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SMR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뉴스케일파워 등 여러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갖춰왔음

  • 미국의 SMR 선도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는 2019년 원자로 모듈에 대한 제작성 검토 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국내 투자자와 총 4400만 달러를 투자해 SMR 핵심 기자재 공급권을 따냈음. 2021년에도 6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협력 체계를 공고히 했음. 2022년에는 원자로 모듈 소재 제작 계약을 맺었고 이듬해 실제 제작에 착수했음

  • 엑스에너지와는 2021년 SMR 주기기 검토 용역 및 시제품 제작을 수행하기로 했음. 2023년에는 DL이앤씨와 함께 지분 투자를 진행

  • 테라파워와도 지난해 원자로 보호 용기, 원자로 지지 구조물, 노심 동체 구조물 공급사 계약을 맺고 현재 와이오밍주에 짓고 있는 데모플랜트에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음

  • 두산에너빌리티는 일찌감치 미국의 SMR 선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시작할 때 일방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 업계에서는 세 곳을 기반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2030년까지 누적 60기 이상의 SMR 모듈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음

  • 특히 각 프로젝트의 상용화 시점이 빨라질수록 시장의 개화 속도와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도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

  • 이 같은 파트너십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초격차 확보로 이어졌음. 두산에너빌리티는 일본·독일 등 다른 제조 강국보다 SMR 기자재 공급 능력이 한참이나 앞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음

  • 그간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에 납품한 실적과 그에 따른 품질 신뢰도를 확보했기 때문

  •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17개월이 걸리는 SMR 주기기 제작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다른 경쟁사와의 초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

  •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전용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매출 역시 한 단계 ‘퀀텀점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SMR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추가 증설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음

  • 파트너십이 확장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도 두산에너빌리티에 긍정적임

  • 뉴스케일파워는 최근 테네시밸리전력청(TVA), 전력 개발사인 엔트라1과 SMR 건설 프로그램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음

  • 총 6GW 규모로 72개의 모듈이 배치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엔트라1이 뉴스케일파워와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은 뒤 뉴스케일파워가 두산에너빌리티에 주기기 제작 계약을 맺는 방안이 유력

  •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밖에도 업계에서는 미국 GE히타치, 영국 롤스로이스 등에도 SMR 기자재를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음

  •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SMR을 차세대 에너지 핵심 전략으로 밀어붙이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GE히타치·롤스로이스 등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추가 기자재 공급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며 “SMR 시장 성장세가 본격화하는 2028년을 기점으로 SMR 신규 수주를 통해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음

<두산에너빌리티 일봉차트>

[IEA, 한국에 SMR 실증 국가산단 권고]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한국에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실증을 위한 국가 산업단지 조성을 권고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국내 원전·플랜트 기업들에 업계의 시선이 쏠렸음

  • IEA는 최근 발표한 에너지정책 리뷰에서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와 전력시장 구조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

  • 원전 분야에서는 기존 기술과 제조 역량을 활용해 SMR 건설과 실증을 위한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을 권고

  • 보고서는 이 산업단지가 SMR 제조와 운영을 동시에 보여주는 실증 무대가 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

  • 단순 발전용 원전에 그치지 않고 수소 생산, 산업용 열 공급 등 구체적인 수요처와 결합한 산업용 사례를 제시하면 한국이 원전 기반 수소 시장의 선도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내용

  • 정부가 확정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35~2036년께 출력 0.7GW 규모 SMR 1기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음

  • 다만 어디에 어떻게 짓고, 누가 설계·제작·운영을 맡을지 정해진 바 없음

  • IEA의 권고는 이 공백을 향해 입지와 사업모델을 분명히 정하라는 신호에 가까움

  • 눈에 띄는 부분은 제조 기반을 적극 활용하라는 대목

  • IEA는 한국이 원전 기자재와 플랜트 엔지니어링에서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 역량을 토대로 SMR 공장과 실증 부지를 한 번에 묶는 산업단지를 만들 수 있다고 봤음

  • 경남 창원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와 공장은 대형 주단조 설비와 원전 주기기 생산라인, 가스터빈·수소 관련 설비까지 한데 모여 있는 국내 최대 에너지 플랜트 단지임

  • 1만t(톤)이 넘는 단조 프레스와 제강·주조·가공 시설을 갖추고, 대형 원자로 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를 소재 단계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해 왔음

  •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에서도 이미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에 서 있음

  • 회사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미국 CFPP(Carbon Free Power Project)용 SMR 모듈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했음

  • 이 계약에 따라 상부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부품 등 주기기 단조품을 제작하는 첫 상업용 SMR 기자재 공급사로 이름을 올렸음

  • CFPP 프로젝트는 물가 상승과 비용 부담으로 계획이 흔들렸고, 결국 취소 수순을 밟으면서 사업성 논란이 불거졌음

  • 그럼에도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상업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실물 부품을 제작한 경험을 확보했다는 점은 남았음

  • 향후 뉴스케일파워가 미국이나 동유럽에서 새로운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 두산이 수조원대 주기기 공급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음

  • IEA가 제시한 SMR 실증 국가산단 구상은 이런 제조 기반과 시장 기대를 한데 모으는 그릇에 가까움

  • 창원과 같은 기존 공단을 중심으로 SMR 모듈 제작 공장과 시험 설비, 수소 생산 설비, 공정열 공급 인프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설비를 묶어 하나의 통합 단지를 만들면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첫 원전형 산업단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계산

<시사점>

두산에너빌리티가 창원에 SMR(소형모듈원전) 전용 공장을 짓기로 한 결정은 한국 원전산업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이 아니라, 글로벌 전력시장의 판도가 재편되는 시점에서 한국이 SMR 제조·수출 중심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주변부로 밀려날지가 결정될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원전산업의 제조 기반을 유지해온 두산에너빌리티가 ‘선제적 투자’라는 결단을 내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SMR 시장은 이제 막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캐나다·유럽이 기술검증과 실증 프로젝트를 앞다투어 진행하면서 2030년 전후로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이 시장은 전력생산뿐 아니라 산업단지 열공급, 친환경 수소 생산, 해수담수화 등 응용 범위까지 넓어 기존 원전보다 수요의 다변화가 가능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여러 글로벌 SMR 기업들과 제작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으며, 이번 창원 공장은 향후 대량생산의 교두보가 될 전망입니다.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SMR 기자재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되어 세계 수주전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기회만큼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SMR 산업은 아직 ‘초기 시장’ 단계이며, 각국의 규제·허가 체계 정비가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대규모 발주가 얼마나 빨리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글로벌 제조사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유럽·중국 기업들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 선점을 노리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고 안정적 수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인데 현정부는 여전히 원전에 대해 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이번 투자가 성공하려면 ‘국내 실증 프로젝트의 존재’(여기서 실증이란 상업 가동 전에 실제 환경에서 기술, 안전, 경제성을 검증하는 단계 전체를 의미)가 결정적입니다. 초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수요(First Deployment)’로 해외 고객 역시 “자국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실증 모델”을 공급사의 신뢰 척도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이 SMR 실증지구 또는 국가산단을 조성해, 설계·제작·열공급·수소생산 등 응용모델까지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그동안 IEA 등 국제기구도 한국에 실증 클러스터 구축을 권고해 왔습니다. 이는 민간 기업의 투자위험을 낮추고 원전 공급망을 유지시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서둘러야 할 과제는 명확합니다. 첫째, 명확한 로드맵 제시입니다. 어느 지역에 어떤 규모로 실증단지를 조성할 것인지, 2030년까지의 단계별 일정과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조속히 제시돼야 합니다. 둘째, 규제 정비와 안전성 검증 체계의 현대화입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과 기술특성이 다른 만큼, 기술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성을 담보하는 규제체계가 필요합니다. 셋째, 수출 지원 메커니즘 확보입니다. 금융지원·수출보험·외교지원 등 ‘팀 코리아’ 전략이 없다면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업계와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투명한 공론화 과정도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원전은 고도의 안전과 사회적 신뢰가 핵심 자산인 만큼, 정보 공개와 지역 상생 전략 없이는 국내 실증조차 쉽지 않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공장 건설은 한국이 미래 원전 시장에서 기술·제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입니다. 그러나 이 투자가 실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신호, 규제 혁신, 실증 생태계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적 비전이 아니라 속도와 실행력입니다. 세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고, 한국이 미래 SMR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2~3년의 정책·투자 결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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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1/0004566284?date=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