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8일 현 시점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이슈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연준 결정을 앞둔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이번 주 미국 연준의 연말 마지막 금리 결정과 주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다시 9만1천 달러선을 회복했습니다. 12월 초 한때 8만5천 달러 근처까지 밀렸던 걸 생각하면 어느 정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인데요. 지난 7일 동안 6% 이상 상승해서 9만1천3백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결국 금리 인하가 비트코인 가격에 상방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 문제는 서비스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지난해 정점을 찍었던 것보다는 꺾였지만, 주거비 같은 핵심 항목이 여전히 연준 목표보다 높은 데요. 이렇게 물가 둔화 흐름이 불균형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12월 연준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을 상당히 신중한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금과 은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는데, 비트코인은 미국 주식보다 거시 충격에 더욱 민감하다 보니 같은 속도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다른 변수는 유동성 부족입니다. 머클 트리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 라이언 맥밀린은 “10월 10일 청산 사태 이후 주문장 유동성이 크게 훼손됐고, 마켓메이커들도 여전히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시장 깊이가 얕아져서 작은 변수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죠.

이번 주 발표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19만1천 건에서 3만 건 늘어난 약 22만 건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 셧다운이 끝나면서 각종 통계가 정상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했고, 이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판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는 위험자산에게 호재입니다. 돈 빌리기가 쉬워지면 투자 자금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코인 같은 위험자산이 반응하기 때문이죠. 맥밀린은 “12월 1일부로 연준이 양적긴축(QT)을 종료한 만큼, 시장이 반등할 준비는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이번 금리 인하가 그 반등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입니다.


지금 암호화폐 시장, 2022년과 닮았다?

한편 글래스노드(Glassnode)가 이번 주 온체인 보고서에서 현재 비트코인 시장이 2022년 약세장 초입과 비슷한 신호들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모든 지표가 똑같다는 뜻은 아니고, 일부는 당시 상황과 구조적으로 다르니 맥락을 잘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경고 신호는 ‘상단 매수자가 다 던지고 손절할 가능성’입니다. 글래스노드가 보는 지표 중에 비트코인을 높은 가격대에서 매수한 그룹의 평균 단가를 추적하는 지표가 있는데, 지난 11월 중순 이후 현물 가격이 이 구간 아래로 떨어졌고 지금은 약 9만6천1백 달러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 중 25퍼센트 이상이 손실 구간에 들어가 있다는 뜻인데요. 2022년 약세장 시작도 바로 이 지점이 무너졌을 때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비트코인 공급량 중 어느 정도 규모가 손실 상태에 있는가'입니다. 7일 단순 이동평균 기준 손실 구간에 있는 비트코인 수량이 지금 710만 개에 달했습니다. 2022년 초 약세장 초기에는 이게 500만 개에서 700만 개 사이 구간이었다고 하는데, 이 구간에 최상단에 해당하는 건데요. 온체인 기준으로 보면 투자자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으로 쌓였다는 의미죠.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의 순변화는 여전히 플러스라는 것입니다. 한 달 기준으로 보면 약 86억9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순유입되고 있습니다. 다만 여름에 기록한 643억 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 ‘자금이 들어오긴 하지만 강한 추세를 만들 만큼은 아니다’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파생상품 지표도 투자 심리가 조심스러워졌음을 보여줍니다. 11월부터 12월로 넘어오면서 미결제약정(OI)이 줄었는데,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리스크를 크게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10월 10일 있었던 대규모 청산 사태의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죠. 펀딩비 역시 대부분 중립적이며 간혹 부정적 구간이 나올 정도로, 과열은 사라지고 균형 잡힌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옵션 시장을 보면, 투자자들이 올라갈 거라고 강하게 베팅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요즘은 ‘오를 때 돈 버는 티켓(콜옵션)’을 사기보다, 그 티켓을 시장에 내놓고 프리미엄을 챙기는 쪽이 더 많은 편입니다. 그만큼 상방 기대가 크지 않다는 뜻이죠.

반대로 가격이 8만 달러 근처까지 떨어졌을 때는 ‘떨어지면 돈 버는 티켓(풋옵션)’을 사는 사람이 확 늘었습니다. 시장이 한동안 하락 대비에 몰려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가격이 조금 안정된 후에야 콜옵션 거래가 다시 살아났지만, 지금 시장 분위기를 무조건 상승 기대감으로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지금 나오는 신호들 중 일부는 2022년 약세장 초입과 겹쳐 보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그때와 똑같은 흐름이 다시 펼쳐진다고 단정할 상황은 아닌데요. 당시와 다르게 지금은 실현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금리 환경도 앞으로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어 모든 변수가 하락 쪽으로만 기울어 있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공포가 시장을 완전히 잡아먹은 국면이라기보다는, 여러 리스크를 의식하면서 몸을 낮추고 있는 단계에 더 가깝습니다.


시장 공포 속 반등 가능성을 본 K33의 시각

한편 최근 이렇게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흔들리면서 분위기가 꺾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리서치 회사 K33는 오히려 12월이 반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조정이 최근 약세장 이후 가장 깊은 하락이긴 하지만, 다시 한 번 대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보다는 회복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입니다.

K33는 이번 하락의 원인을 상당 부분 구조적인 매도세라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장 강한 매수 주체였던 현물 비트코인 ETF들이 11월에는 오히려 순매도자로 돌아섰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거래량은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통 금융권의 참여가 확실히 줄어든 신호죠. 가격 또한 미국 증시에 비해 부진했고, 나스닥 대비 상대 강도는 2024년 말 이후 가장 약한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K33는 시장이 너무 먼 미래의 리스크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보고서는 “지금 환경에서 80퍼센트 추가 폭락이 다시 나올 가능성보다, 오히려 큰 폭의 반등 가능성이 더 현실적”이라고 썼습니다.

그 근거는 몇 가지입니다. 첫째, 비트코인이 강한 장기 지지 구간으로 평가되는 7만에서 8만 달러대에 접근해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선물 시장 전반의 포지션이 과열되지 않았습니다. 영구선물(Perp) 시장에서 레버리지는 낮은 편이고, 가격 조정이 있었음에도 대규모 강제청산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즉, 시장 자체가 과열돼 무너진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움츠린 상태’에 가깝다는 거죠.

시장 참여자들이 걱정하는 장기 리스크들도 지금 가격에 반영될 정도의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양자컴퓨터로 인한 보안 위험, 스트래티지(Strategy)가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 테더의 불안정성 같은 이슈는 모두 현실화까지 여러 해가 필요한 장기적 시나리오라는 건데요. K33는 이런 우려 때문에 단기 가격이 흔들리는 것은 과도한 반응이라고 말합니다.

대신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단기적인 기회 요인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인 401(k)에서 암호화폐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연준 내부에서도 암호화폐에 좀 더 우호적인 정책 기류가 보인다는 점입니다. 구조적으로 봤을 때는 중장기적인 상승 요인이 쌓이고 있다는 뜻이죠. 때문에 K33는 현재 가격은 공포를 더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물론 시장이 신중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K33의 분석대로라면, 12월은 과감한 투자자에게 기회 구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과도하게 비관하기보다는, 지금 형성되고 있는 중기적 변화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트럼프는 왜 블록체인을 국가 전략에 넣지 않았나

그런데 미국에서는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책 흐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올해 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친(親)크립토 행정부’를 강조했고, 실제로 취임 이후 여러 가지 친암호화폐 조치를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각종 규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을 서명했고, 디지털자산 시장을 관리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워킹그룹을 신설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도 금지했고,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다루는 첫 연방 법안인 GENIUS 법안이 통과되는 데도 도움을 줬습니다. 일부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집행 조치를 철회한 것도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됐습니다.

또한 미국 전략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 구축도 발표했죠. 다만 새로 매입하기보다는 ‘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방식이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을 보면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이 문서에서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건데요. 대신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양자컴퓨팅이 강조됐습니다.

문서에는 “미국의 기술과 미국의 표준, 특히 AI·바이오·양자컴퓨팅이 세계를 이끌도록 하겠다”는 표현만 담겼습니다. 사실상 블록체인은 국가 전략 기술로 분류되지 않은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전략자산이라기보다, 여전히 금융 자산 중 하나 정도로 바라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 장기적인 미국의 기술 우위 확보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의미죠.

정책이 즉각적으로 시장을 움직이진 않겠지만, 미국 정부가 어떤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다루는지는 중장기적으로 투자 테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부분은 투자자들이 계속 체크해야 할 흐름이라고 봅니다.


핵심 가격대에 선 주요 코인들

마지막으로 주요 코인 차트 분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 솔라나가 모두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데요. 방향성이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만큼, 시장은 기술적 지표와 핵심 가격대를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먼저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은 시간봉 기준으로 작은 상승 추세 채널 안에 머물러 있지만, 이 채널 자체가 더 큰 하락 추세선 안쪽에 있습니다. 즉, 단기 반등과 중기 하락이 뒤엉켜 있는 구조인데요. 가격이 9만6천5백 달러 위로 깔끔하게 뚫어주면 기술적으로는 ‘중기 상승 재개’의 근거가 됩니다. 이 지점은 단기 채널 상단과 중기 하락 추세선이 겹치는 자리라 의미가 큽니다.

주봉 차트도 이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00주 이동평균선을 여러 차례 지켜내면서, 하락 탄력이 점점 약해지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 구조는 반대로 ‘재차 약세로 꺾일 수 있는 공간’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만약 단기 채널 하단을 눌려서 이탈한다면, 중기 하락 추세가 다시 확인되고 8만 달러 지지 구간을 재시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더리움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이더리움은 단기 반등 채널 속에서 움직이지만, 큰 그림에서는 하락 흐름이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3천2백 달러를 결정적으로 돌파하면 단기 상승이 중기 구조로 확장될 수 있고, 여기서 열리는 다음 저항은 3천6백20달러입니다. 11월 10일 하락 전에 형성된 고점이죠. 반대로 단기 채널이 무너지면 하락 쪽으로 힘이 실리며, 최근 저점인 2천6백30달러가 다시 주요 지지선이 됩니다. 때문에 지금 가장 중요한 기준선은 3천2백 달러로 보입니다.

리플(XRP)는 조금 더 민감한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올해 내내 반복해서 지지되어 온 2달러선이 다시 시험받고 있는데요. 주봉에서 아래 꼬리가 길게 달리는 캔들이 여러 번 나오면서, 이 자리가 매도세가 소진되는 위치라고 계속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다만 5주·10주 이동평균선이 하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단기 모멘텀은 약한 편입니다.

만약 2달러가 깨지면 보유자 투매 위험이 커지고, 다음 주요 지지선은 1.63달러입니다. 2024~2025년 상승분의 61.8퍼센트 되돌림 구간인데요. 반대로 2.3달러 위에서 며칠 연속 마감한다면 하락 고점 패턴이 무효화되고, 상승 반전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엑스알피(XRP)는 2달러를 중심으로 상·하방이 정교하게 갈라지는 구조라 보면 되겠습니다.

솔라나는 뚜렷한 방향성을 만들지 못한 채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재 가격대인 134달러는 박스 중간이고, 위쪽 145달러가 저항, 아래쪽 120달러가 지지선입니다. 방향성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모멘텀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이 구간을 명확히 벗어나는 순간 다음 흐름이 결정됩니다. 위로 뚫리면 160달러 이상까지 기술적 목표가 열리고, 아래로 무너지면 중기 하락 흐름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