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며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
오너 일가의 지분 이동과 이사회 재편 등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현재는 대표와 이사회가 재정비되며 공식적으로는 경영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다만 시장의 긴장감이 완전히 해소된 상태는 아니다. 한 번이라도 시끄러운 이력이 있던 기업이라면,
투자자들은 ‘다시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이사회가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인지’ 두 가지를 특히 주목한다.
이러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져야만 할인 요인이 제거된다.
흥미로운 점은 분쟁 기간에도 실적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24년 3분기 매출은 3,6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51억 원으로 8.0%, 순이익은 454억 원으로 29.9% 성장했다.
제품 믹스 개선과 비용 효율화가 이익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로수젯과 아모잘탄 등 주력 제품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특히 당뇨 치료제 다파론은 58.7%나 오르며 R&D 비용을 충분히 커버해주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즉, 탄탄한 기존 매출원이 신약 개발이라는 장기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고 있는 회사라는 의미다.
시장이 한미약품에 대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부분은
바로 비만 치료제와 M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파이프라인이다.
우선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6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40주 투여 시 평균 9.75%의 체중 감소를 확인하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다.
주 1회 투여, 위장 부작용 감소라는 장점까지 더해지면서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이 기대된다.
또한 근감소 논란을 보완한 차세대 후보 ‘HM17321’은
근육 보존과 지방 감소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2031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40조 원 시장으로 평가받는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방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향후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 재평가 트리거가 될 수 있다.
주가 흐름도 이미 강하게 반응한 상태다. 2024년 12월 기준 주가는 43만 원으로,
저점이었던 21만 원대에서 큰 폭 반등했다.
1년 수익률이 56%, 6개월 수익률이 40%에 달한다.
이는 시장이 한 번 정도는 이 기업을 다시 신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동시에 임상 기대감 역시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임상 결과의 질, 지배구조 리스크 재발 여부,
그리고 미래 실적 전망의 현실성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 전략 관점에서 보유자라면 전고점 48만 원 부근에서 일부 차익 실현을 고려하며,
주요 임상 이벤트 전후로 분할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신규 진입자는 40만 원대 조정 시 매수 검토하고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때 추가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한미약품의 본격적인 성장 스토리는 2026년 이후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지금은 성급하게 추격매수할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비만과 MASH 치료제 개발은 단순히 한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넘어 건보 재정 부담 완화,
의료비 절감, 노동시장 생산성 개선 등 한국 경제의
장기적 문제 해결과도 직결된다.
한미약품이 이 시장에서 기술과 생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경우 국내 헬스케어 산업 위상을 끌어올릴 잠재력도 충분하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은 단순한 테마주로 소비될 기업이 아니다.
결국 한미약품은 경영 리스크를 정리하며 체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만·MASH 분야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노리고 있는 기업이다.
기초 체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이자 장기 성장 스토리를 보유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지켜볼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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