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K바이오팜을 보면 딱 이런 느낌이에요.
“언젠간 흑자를 낼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이렇게 크게 벌 줄은 몰랐다.”
실제 숫자가 그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엑스코프리 한 알이 바꾼 재무 구조
먼저 실적부터 살펴볼게요. SK바이오팜은 2024년 연 매출 5,476억 원, 영업이익 96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언젠가는 흑자 날 거야” 정도의 기대를 받던 회사였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 성적표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2025년 3분기를 보면 더 극적이에요.
매출 1,917억 원, 영업이익 7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무려 262%나 뛰었습니다.
이 성과의 주인공은 바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입니다.
2024년 한 해 미국에서만 약 4,387억 원 매출을 올렸고, 2025년 3분기 미국 매출은 1,722억 원에 달했어요.
3분기까지 누적 매출만 해도 4,595억 원으로 2024년 연간 실적과 거의 맞먹습니다.
한 제품, 한 시장에서 이렇게 큰 성과를 내면서 회사 전체가 함께 레벨업된 셈이죠. 한 알이 홈런이 아니라 그랜드슬램을 친 느낌입니다.
국내 허가와 간 안전성 논란
최근 뉴스도 중요한데요.
국내 허가: 2025년 11월, 엑스코프리정이 국내 41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습니다.
신속 허가 1호라는 타이틀까지 달았죠. 국내 비중은 크지 않아도 상징성은 큽니다.
간 안전성 논란: 미국 FDA는 2025년 초, 세노바메이트의 간 손상 가능성을 다시 언급하고,
여름에는 라벨 경고 문구를 강화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 허가 당시부터 알려진 내용이고, 이미 처방 과정에서 모니터링하며 관리해왔습니다.
다만 환자가 늘면서 규제가 다시 강조되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RPT)으로 새 성장축을 만들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 WT-7695를 도입했는데, 계약금만 219억 원, 최대 마일스톤 포함 시 8,425억 원 규모입니다.
세노바메이트 중심 구조에서 두 번째, 세 번째 기둥을 세워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첫 자녀가 집안을 일으켰다면, 이제 둘째와 셋째를 대학에 보내는 그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2025년 이후 실적 전망
2025년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어요.
원래 예상 영업이익 464억 원을 훌쩍 넘어 701억 원을 기록했으니,
단순한 분기 실적이 아니라 이익 체력이 한 단계 올라갔다고 봐도 됩니다.
시장 추정치를 종합하면, 2025년 연간 예상 매출은 약 6,888억 원,
예상 영업이익은 1,757억 원 수준입니다. 2024년 대비 매출 26%, 영업이익 80% 증가라는 그림이죠.
숫자만 보면 아직 성숙 기업이 아니라, 성장 중인 기업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단, 미국 엑스코프리 매출과 RPT, 적응증 확대 전략이 안정적이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결국 관건은 한 제품으로 만든 흑자를 얼마나 오래, 넓게 늘릴 수 있느냐입니다.
차트와 밸류에이션
11월 말 기준 SK바이오팜 주가는 약 13만 9,800원, 1년 범위는 8만 6,900원~14만 4,100원입니다.
1년 수익률 약 35%, 최근 6개월은 55% 정도 수익률이죠. 이미 꽤 올라온 주식입니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PER 45배, PBR 20배 수준으로,
코스피 평균 PER 11배와 비교하면 앞으로 벌 돈을 크게 인정받는 성장주 구간에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 수급도 좋고, 이미 재평가가 한 차례 끝난 모습이네요.
다만 성장률이 꺾이면 PER도 빠르게 조정될 수 있는 성장주의 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표주가와 투자 시사점
증권가 목표주가는 12개월 기준 평균 약 14만 5,000원,
최고 16만 5,000원, 최저 7만 1,000원까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즉, 성장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느냐에 대한 관점 차이가 큽니다.
개인적인 결론을 정리하면
SK바이오팜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글로벌 신약 기업입니다.
구조가 단순하지만, 그만큼 미국 약가 정책이나 안전성 이슈에 민감합니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이미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고,
향후 움직임은 수익 확대보다 기대 유지 여부와 금리 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SK바이오팜은 단기 이벤트로 보는 주식이 아니라,
글로벌 헬스케어 성장 스토리를 길게 보고 싶은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일부로 참고할 만한 종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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