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일 암호화폐 이슈 전해 드리겠습니다.

마이클 세일러 '초록색 점'의 정체

바로 어제 글에서 스트래티지(Strategy) 얘기를 했었죠. 요즘 매우 자주 다루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습니다. 이 회사의 운명과 암호화폐 산업의 흐름이 바뀌는 것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입니다.

어제는 두 가지를 얘기했었습니다. 스트래티지 CEO 폰 레가 “MNAV가 1 아래로 떨어지면 비트코인을 팔 수도 있다”고 설명했던 부분, 그리고 마이클 세일러가 평소 올리던 ‘주황색 점’ 대신 ‘초록색 점’ 얘기를 꺼내면서 시장이 술렁였던 분위기를 전달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회사가 공식 발표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훨씬 더 선명해졌습니다.

먼저, 스트래티지는 다시 비트코인을 샀습니다. 11월 17일부터 30일 사이에 130개를 추가 매수했고, 금액은 약 1천1백70만 달러 수준입니다. 이제 회사가 들고 있는 비트코인은 총 65만 개에 도달했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560억 달러 정도고, 비트코인 총 발행량의 약 3퍼센트를 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매입이 흥미로운 이유는 자금 조달 방식입니다. 우선주가 아니라, 보통주를 시장에서 조금씩 파는 ATM 방식을 썼다는 점인데요. 지난 2주 동안 약 14억8천만 달러어치의 보통주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사는 여전히 133억 달러 이상의 추가 발행 여력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도 이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발표의 핵심은 비트코인 매입이 아닙니다. 새로 만든 ‘USD Reserve’, 즉 달러 준비금이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규모는 14억4천만 달러입니다. 이 돈은 우선주 배당과 기존 부채 이자 지급을 위해 따로 묶어두는 자금입니다.

어제 이야기했던 것처럼, 요즘 스트래티지는 자신들을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싫어하는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디지털 크레딧 발행사로 자리 잡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오르락내리락하는데, 배당은 흔들리면 곤란하니까 아예 따로 현금을 쌓아서 안정성을 보여주려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게 전날 말했던 초록색 점의 정체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예민하게 보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CEO 폰 레가 말한 MNAV 조건입니다. MNAV가 1 아래로 떨어지면, 즉 회사의 주식 가치가 회사가 들고 있는 자산 가치보다 떨어지는 순간, 회사는 배당을 위해 일부 비트코인을 팔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니까요. 세일러가 몇 년 동안 반복해온 “비트코인은 절대 팔지 않는다”는 표현과는 분명히 결이 다른 메시지입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비트코인만 죽어라 추매했던 기업이 갑자기 달러 준비금이라니, 심상치가 않죠.

세일러는 이번에도 매도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다만 변동성이 큰 자산을 들고 있으면서 배당까지 책임져야 하는 구조에서는, 달러 준비금처럼 ‘현금 방패’를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솔직하게 설명했습니다. 시장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12월 업데이트에서 논의된 내용

스트래티지는 공식 자료와 함께 비대면 콜 형식으로 12월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스트래티지가 실제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또 그 이유가 무엇인지 최고경영진의 직접 설명을 통해 더 명확해진 건데요. 폰 레 CEO와 마이클 세일러 의장은 비트코인 보유 현황부터 연말 실적 전망, 그리고 달러 준비금 신설 배경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앞서 언급한 대로 스트래티지는 최근 13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해 총 보유량이 65만 개가 됐습니다. 이 규모는 약 590억 달러 가치인데요. 회사가 공개한 장부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상당히 큰 순자산입니다.

회사는 연말 비트코인 가격 가정도 조정했습니다. 원래는 15만 달러를 기준으로 연말 목표를 계산했지만, 최근 시장 흐름을 감안해 8만 5천 달러에서 11만 달러 구간으로 바꿨습니다.

비트코인 가격대가 회사의 평가이익과 GAAP 기준 영업이익, 순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실적인 가정으로 다시 설정한 셈인데요. 예를 들어 올해 말 비트코인이 11만 달러 이상에서 마감하면 긍정적인 실적이 나오지만, 지난해 말 가격이었던 9만 4천 달러 아래에서 끝나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비트코인 수익률(BTC Yield)도 다시 안내했습니다. 11월 말 기준 증가율은 24.6퍼센트이며, 연말에는 22퍼센트에서 26퍼센트 사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조정과 조달 방식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인데요. 회사는 올해 목표치였던 30퍼센트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날 발표의 핵심은 이런 숫자 조정이 아니라 자본 구조 변화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폰 레 CEO는 “이번 업데이트의 중심은 USD 준비금 신설”이라고 직접 강조했죠.

현재 스트래티지의 기업가치는 약 680억 달러입니다. 이 중 590억 달러는 비트코인 보유분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회사가 보유한 전환사채와 우선주를 모두 합쳐도 부채 비율은 약 22~23퍼센트 수준입니다. 동종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비율이라고 볼 수 있는 수치라고 합니다.

다만 우선주 배당과 전환사채 이자는 매달 현금으로 나가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이 크면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트래티지는 지난 8일 동안 보통주를 시장에서 매각해 14억 4천만 달러를 마련했고, 이를 별도의 달러 준비금으로 따로 묶어 두었습니다. 앞으로 이 달러 준비금은 배당금과 이자 지급에 직접 쓰이게 된다고 하는데요. 회사는 최소 12개월치 배당금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두었고, 가능한 한 24개월치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거나 주식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기가 오더라도 배당이 흔들리지 않도록 ‘비트코인 준비금 + 달러 준비금’이라는 이중 안전장치를 만든 것입니다.

마이클 세일러 의장도 같은 맥락에서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회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디지털 크레딧 발행사”라는 정체성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죠. 스트래티지가 내놓은 STRK·STRF·STRD·STRT 같은 우선주 상품들은 매달 배당을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요.

그래서 그는 이번 달러 준비금을 “비트코인이라는 큰 엔진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를 모아두는 배터리”에 비유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강하지만 단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 변동성을 배당에서 완전히 분리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저렇게 로켓 우주선 같은 그림도 친절히 첨부를 한 거죠.

또한 세일러 의장은 MNAV가 1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비트코인을 일부 매도할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회사의 전략이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비트코인을 일부 매도하더라도, 그 돈으로 배당 지급하고, 그 뒤 디지털 크레딧 발행하고, 그런 다음 비트코인 재매입하는 구조를 활용해 오히려 총 보유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콜의 마지막 부분에서 스트래티지는 앞으로도 비트코인 보유량을 계속 늘리고, 배당 안정성을 위해 달러 준비금을 확대하고, 필요할 때는 주식시장, 비트코인 현물시장, 비트코인 파생상품시장 이렇게 세 가지 시장을 상황에 맞춰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스트래티지(MSTR) 시장 반응

일단 이번 업데이트는 비트코인이 최근 폭락하는 와중에도 회사가 단기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 전략은 오히려 더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발표 전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갑자기 급락을 하기 시작했고 이날 MSTR 주가는 최대 약 10% 폭락했습니다. 다만 그 뒤로 서서히 반등하면서 3% 정도 하락대로 마무리하긴 했습니다.

어제 내용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트래티지가 달러 준비금을 신설하고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점은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결국 비트코인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남아 있었죠. 게다가 '절대 비트코인을 팔지 않는다'라고 말해왔던 마이클 세일러의 입에서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쇼킹했던 거죠.

그런데 일부 전문가는 오히려 이번 조치가 스트래티지의 장기 전략을 더 강화하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벤치마크(Benchmark)의 분석이 대표적입니다. 벤치마크는 스트래티지의 주가가 올해 크게 하락하고,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비관론자들이 회사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리포트를 작성한 마크 파머(Mark Palmer) 애널리스트는 특히 “현재 논란을 제기하는 사람들일수록 스트래티지의 자본 구조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죠. 벤치마크는 스트래티지의 위험 구간이 언제인지 기준을 다시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약 1만 2,700달러 아래로 떨어져서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될 때, 스트래티지는 82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자체 보유 비트코인만으로는 완전히 커버하기 어려워진다는 계산입니다.

이 가격은 현재 가격에서 약 86퍼센트나 추가로 하락해야 도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파머 애널리스트는 “동시에 여러 거대한 매크로 충격이 겹쳐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벤치마크는 스트래티지의 “비대칭적 상승 구조”에 대해 다시 강조했습니다. 즉, 주식 발행 기능, 우선주를 통한 자본 조달, 그리고 비트코인과 연동된 구조 덕분에, 다른 어떤 주식보다 상승 탄력이 강하다는 평가입니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벤치마크는 스트래티지에 대해 여전히 매수 의견, 그리고 705달러 목표가를 유지했습니다. 단, 비트코인이 2026년 말까지 22만 5천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을 전제로 한 분석입니다.

이루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스트래티지가 단순히 “비트코인을 쌓는 회사”를 넘어, 실제로는 “지금 존재하는 어떤 기업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비트코인 기반 금융회사”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달러 준비금은 단순한 현금 보유가 아니라, MSTR 우선주의 핵심이 되는 월 배당을 비트코인 변동성과 완전히 분리하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 덕분에 회사는 단기 충격이 왔을 때도 배당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수 있고, 스트래티지가 추진하는 디지털 크레딧 사업의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리게 된다는 거죠.

저도 솔직히 벤치마크 애널리스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게, 지금은 찬티든 안티든 스트래티지가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MSTR을 '폰지 사기'에 비유하는 안티도 그렇고, '지금 눈 딱 감고 투자하면 몇 배 오를 거다' 외치는 찬티도 마찬가지죠.

물론 비트코인 가격이 2025년 고점 대비 약 30퍼센트 가까이 떨어진 상황에서 스트래티지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MSTR은 올해 들어 약 43퍼센트 가까이 하락했죠.

하지만 벤치마크는 이를 단기 조정으로 보며, 스트래티지의 주가가 다시 상승하려면 비트코인 반등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예측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Myriad 플랫폼에서는 참가자 중 절반이상(60퍼센트)이 비트코인이 다음 큰 흐름에서 10만 달러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6만 9천 달러 테스트 가능성을 보고 있죠. 즉, 시장 전반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는 겁니다. 예측 시장 역시 가능성에 자신의 돈을 거는 구조라는 점에서 놀랍죠.


크립토 겨울 언급 시작한 월스트리트저널

그렇다면 전통 언론의 반응은 어떨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상황을 꽤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해당 매체는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30퍼센트 넘게 빠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다시 ‘크립토 겨울’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WSJ는 시장이 흔들린 원인을 스트래티지가 만든 현금 확보 계획보다도 ‘매도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공식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찾았다는 논지로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WSJ는 암호화폐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최근 몇 달간 전반적으로 위험 자산 전반이 다시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적자를 감수하며 성장만 강조해온 기술 기업들, 수익 구조가 불투명한 스펙(SPAC) 기업들, 밈 주식까지 모두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시장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크립토 트레저리 기업 BNB 플러스의 최고투자책임자 패트릭 호스먼의 말을 인용하며 “비트코인이 6만 달러까지 다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아직 진짜 고통은 시작도 안 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날 급락한 관련주들의 소식을 전했는데요. 스트래티지 주가는 장중 한때 12퍼센트나 급락했고, 다른 크립토 트레저리 기업들 역시 동반 하락했습니다. 이더리움 DAT인 비트마인(BMNR)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고, 솔라나 DAT인 Forward Industries 같은 회사들도 비슷한 낙폭을 보였습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과 솔라나, 코인베이스(COIN), 서클(CRCL)까지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라고 했죠. WSJ는 이런 흐름을 보며 투자자들이 가격 조정을 넘어 더 깊은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타이밍에 암호화폐 ETF 허용한 뱅가드 그룹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 분위기대로라면 지금은 기관 투자자들이 크립토 시장을 떠나야 옳습니다. 그렇지만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이 날 정반대급의 소식도 터졌습니다. 바로 뱅가드(Vanguard)의 결정입니다.

전통 금융기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그동안 암호화폐 상품에 대해 강하게 거리를 둬왔던 곳이 바로 뱅가드인데요.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Vanguard는 이번 주부터 자사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ETF와 뮤추얼펀드 거래를 공식적으로 허용한다고 합니다. 사실상 50만이 아니라 5천만 명에 가까운 고객들이 규제된 디지털 자산 상품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Vanguard는 오랜 기간 “암호화폐는 우리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같은 시기에 블랙록(BlackRock)과 피델리티(Fidelity)가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ETF 시장을 파고들었던 것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태도였죠.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 암호화폐 ETF들이 변동성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유동성을 유지하고, 운용 구조도 성숙해지면서 Vanguard 내부에서도 판단이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뱅가드 브로커리지 책임자인 앤드루 카제스키(Andrew Kadjeski)는 “암호화폐 ETF와 뮤추얼펀드가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제 역할을 해왔다”고 언급하며, 이제는 행정·운용 프로세스도 충분히 안정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규제 기준을 통과한 ETF 중심으로만 제공하겠지만, 금이나 기타 대체자산을 다루는 방식과 유사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제도권 편입을 공식 선언한 셈입니다. 다만 Vanguard 자체적으로 암호화폐 ETF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ETF 시장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출시 2년 만에 운용자산(AUM)이 약 1,200억 달러까지 커졌고, 이더리움 ETF도 200억 달러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이제 Vanguard 고객까지 이 시장에 편입되면, 미국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접근성은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즉, 가격은 큰 변동을 겪고 있지만 제도권 금융의 수용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시장은 서로 다른 두 흐름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습니다. 단기 조정이라는 신호와 중장기 제도화라는 신호가 겹쳐지다 보니, 투자자들이 느끼는 혼란도 자연스럽게 더 커질 수밖에 없죠.


지금 시장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관 수요와 전통 금융권의 참여 확대, 금리 인하 기대, 스테이블코인·토큰화 가속화,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재무 전략, 그리고 현 미국 정부의 친 암호화폐 기조까지 이어지며 호재는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가격은 하락하고 분위기 역시 공포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괴리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혼란스러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결국 투자자로서 가격의 단기 움직임과 시장 구조의 중장기 변화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두 가지를 동시에 관찰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