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30일 해외 암호화폐 이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플러스 전환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위에서 가격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꽤 의미 있는 변화가 나왔습니다. 한 달 가까이 마이너스였던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가 드디어 플러스로 돌아섰던 것입니다. 이 지수는 미국 투자자들의 매수·매도 흐름을 읽는 지표로 많이 쓰이는데요, 코인베이스 가격이 글로벌 평균보다 높게 거래되면 보통 미국 쪽 매수세가 살아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 미국 기관 자금이 빠져나가는 신호로 여겨졌죠.

한편 비트코인은 주말 현재 약 9만 1천 달러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미국발 매수세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랜만에 나온 긍정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건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첫째, 미국 기관의 위험 회피가 줄어들고 다시 시장으로 들어올 여지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둘째, ETF 중심의 자금 유입과 달러 유동성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이죠. 실제로 10월 말 이후 처음으로 코인베이스 현물 가격이 글로벌 평균보다 꾸준히 높게 거래되었습니다.

시장 자금 흐름을 보면 이 변화와 연결되는 지표들이 함께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에 쌓인 스테이블코인 잔고가 11월 기준 약 51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는데요, 이는 아직 시장에 투입되지 않은 대기 자금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옵션 시장에서도 과도하게 기울어져 있던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변동성 지표가 정상 범위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모든 게 긍정적인 건 아닙니다. 리서치 업체 크로노스(Kronos)와 프레스토(Presto)는 이번 반등이 단순한 ‘과매도 구간에서의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2주 동안 레버리지 청산이 강하게 나온 뒤 나타난 자연스러운 회복이라는 의미입니다.

가격 측면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벽이 남아 있습니다. FxPro의 알렉스 쿠프치케비치(Alex Kuptsikevich)는 올해 주요 매매 구간이었던 9만 달러가 이제는 저항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뚜렷한 추세 전환을 확인하려면 9만 5천 달러 돌파가 필수라고 강조했죠. 반대로 8만 7천 달러 아래로 내려갈 경우 8만 달러 초반대까지 다시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심리 지표 역시 극단적 공포 단계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불안한 수준입니다. 현재 지수는 20으로 올라왔지만, 투자 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전환은 오랜만에 등장한 “미국발 매수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 구조와 투자 심리를 보면 아직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에는 이른 단계입니다. 시장은 지금 바닥을 다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들어간 모습이고, 앞으로 9만 5천 달러 돌파 여부가 분위기를 크게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현물 ETF 순유입

미국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들이 오랜 기간 이어졌던 자금 유출 흐름을 끊고, 10월 말 이후 처음으로 순유입을 기록했습니다. 추수감사절로 인해 거래일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유입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약 7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지난 네 주 동안 43억 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던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셈입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같은 기간 무려 3억 1천만 달러 이상이 유입되었습니다. 불과 지난달까지 17억 달러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던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전환입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흥미로운 차이도 있습니다. 금요일 하루 기준으로는 Ark·21Shares의 ARKB가 8천8백만 달러로 가장 많은 유입을 기록했고, 피델리티의 FBTC도 7천7백만 달러를 끌어 모았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와 BTC 상품들도 소폭 유입을 보였죠.

그런데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인 IBIT은 오히려 주간 기준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금요일 하루에만 1억 1천만 달러 이상이 빠져나갔고, 주간 전체로 보면 약 1억 3천7백만 달러가 순유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IBIT은 여전히 707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비트코인의 약 3.9%에 해당합니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분위기는 더 강합니다. 금요일 하루만 해도 7천6백만 달러의 순유입이 발생했는데, 그중 대부분이 블랙록의 ETHA ETF였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의 ETHE도 소폭 유입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총 9개의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누적 기준 129억 달러의 순유입이 들어와 있으며, 이 ETF들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약 191억 달러로 이더리움 전체 시가총액의 약 5.19%에 이릅니다. 특히 블랙록의 ETHA는 이번 짧은 거래 주간 동안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끌어들이며 전체 이더리움 ETF 유입의 82%를 혼자 차지했습니다.

한편 이더리움 가격은 금요일 고점인 3,070달러에서 소폭 내려와 3,000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현재 3,040 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솔라나 ETF는 중간에 21일 연속 유입 흐름이 끊기며 810만 달러의 유출이 발생했지만, 다시 반등에 성공해 540만 달러 규모의 순유입을 기록했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의 GSOL과 피델리티의 FSOL이 유입을 이끌었고, 21Shares의 TSOL에서는 일부 유출이 발생했습니다. 한편 블랙록은 아직 솔라나 현물 ETF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번 주의 흐름은 지난주와 확연히 대비됩니다. 기관 자금의 위험 회피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난주는 전 세계 암호화폐 ETF 시장에서 19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2019년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유출이었거든요. CoinShares의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지난 4주 동안의 유출이 2018년 이후 세 번째로 컸으며, 전체 운용 자산이 가격 하락까지 겹쳐 36%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톰 리: 바닥 거의 다 왔다

한편 월가에서 크립토 애널리스트로서 가장 주목받는 매크로 전략가 중 한 명인 톰 리(Tom Lee)가 최근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시장 전망을 밝히고 나섰습니다. 요즘 인터뷰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 중 하나인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둘러싼 구조적 수요 변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톰 리는 먼저 내년 시장을 바라보는 핵심 변수로 통화정책 전환과 유동성 회복을 꼽았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은 매우 강한 긴축 환경에 있었는데요, 내년부터는 금리 인하와 함께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기업 경기를 나타내는 ISM 지수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투자자 심리는 여전히 지나치게 비관적이며, 이때 시장이 돌아서면 오히려 뒤늦게 추격 매수가 붙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번 주기의 가장 큰 변화는 비트코인 매수자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비트코인이 이제 명확한 “기관 자산”이 되었으며, 미국 정부가 준비 중인 Clarity Act와 비트코인 전략비축 계획이 확정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수요가 등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시장이 개별 투자자·기관 투자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국가 단위의 구매자가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죠.

이더리움에 대한 전망은 더 강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확장과 자산 토큰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이더리움이 향후 10년 동안 가장 큰 기회를 가진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블랙록과 로빈후드 같은 거대 플랫폼이 금융상품 전반을 토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런 변화는 가격 변동성과 별개로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실사용 수요가 막 시작되는 단계라는 뜻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4년 주기가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과거 비트코인 가격 사이클을 설명한 지표였던 구리/금 비율ISM 경기 사이클이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주기의 고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이 두 지표는 과거 모든 비트코인 고점과 정확히 겹쳤던 만큼, 이번에도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단기 전망도 흥미롭습니다. 그는 이더리움이 “이번 주 또는 며칠 내로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유동성 확대가 본격화되면 V자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월 말까지 이더리움이 7천~9천 달러 구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과감한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비트코인 역시 같은 시점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고 봤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금(골드)에 대한 분석이었는데요. 금 역시 단순한 가치 저장 자산이 아니라 곧 블록체인에서 토큰화될 가능성이 있고, 스테이블코인 자금이 올해 금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금과 비트코인의 경쟁 구도 자체가 앞으로는 온체인 자산으로서 서로 맞붙는 새로운 형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전환과 ETF 순유입 회복은 단기 신호라면, 톰 리가 제시한 분석은 2026년을 바라보는 구조적 시각에 가까운. 시장의 단기 반등 여부와 관계없이 암호화폐 자산의 매수 주체가 넓어지고, 통화정책 변화가 겹치며, 온체인 금융 인프라가 현실 경제로 확장되는 흐름이 겹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입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시총 상위 코인들의 과거 7일 가격 상승률이 플러스인 상황인데요. 이번 주 가격 흐름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기대하며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