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7일 미국 코인 시황 전해 드리겠습니다.
비트코인 9만 달러까지 회복
미국에선 추수감사절을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비트코인이 방향을 틀면서, 약 일주일 만에 다시 9만 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보통은 미국 시간으로 수요일, 그러니까 추수감사절 바로 전날이 비트코인에게 약한 날이었는데요. 최근 7년 중 6번이나 하락했고, 특히 2020년과 2021년에는 큰 폭락이 나왔던 때였죠. 그런데 올해는 그 패턴이 뒤집혔습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금요일 초반 8만 달러 근처에서 패닉성 저점을 찍고 나서, 오늘까지 약 12퍼센트 정도 반등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기준으로는 2퍼센트,
한 달 기준으로는 20퍼센트, 그리고 지난 최고가인 12만 6천 달러 대비로는 약 28퍼센트 낮은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단기적으로 반등이 나왔지만, 큰 흐름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분위기입니다.
최근 며칠간 비트코인이 강하게 반등하는 동안, 전통 언론에서는 비관적인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냉소적이었던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날 무려 세 편의 부정적 기사를 한꺼번에 내며, 마치 ‘비트코인 장례식’ 같은 논조를 보였죠.
윈터뮤트(Wintermute)의 전략가 재스퍼 데 마레(Jasper De Maere)는 “이번 주는 추수감사절 때문에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어서, 4월 이후 가장 높았던 변동성이 다시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래량이 얇으면 시장 움직임이 갑자기 커지기보다는 오히려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죠.
옵션 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확인됩니다. 많은 트레이더들이 비트코인이 8만 5천에서 9만 달러 사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콜 옵션을 매도하고 있습니다. 하락 위험에 대비한 포지션은 많지 않은데요. 쉽게 말해서 “큰 움직임은 없을 것 같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고, 누군가 큰 변동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프리미엄을 받고 팔며 수익을 노리는 전략입니다.
재스퍼 데 마레는 “지금 시장은 위든 아래든 큰 움직임을 쫓기보다는, 둘 다 무뎌질 거라고 보는 쪽이 편안해하는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긴 연휴로 들어가는 시점과도 맞물리는데요.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은 거래량이 더 줄어들기 때문에, 보통 크고 뚜렷한 가격 변동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이번 반등은 지난 며칠의 급락 이후 나온 되돌림이지만, 시장은 아직 크게 방향을 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거래량도 줄어 있고, 옵션 시장도 좁은 구간을 예상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시장이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언론의 코인 저격 기사는 바닥 신호?
비트코인이 최근 35퍼센트 가까이 빠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꽤 침체됐었죠. 그런데 이렇게 분위기 안 좋은 시기에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조롱투가 섞인 목소리를 내는 단골 손님들이 또 등장했습니다. 바로 파이낸셜 타임즈(FT) 같은 전통 언론들인데요. 이 매체들은 예전부터 암호화폐를 좋게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비트코인 비관론 기사 세 편을 같은 날, 그것도 메인 최상단에 올려버렸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코인 시장은 끝났다'라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일 정도인데요. 재밌는 건, 이런 식의 승리 선언이 나올 때가 과거에는 시장 바닥 근처였던 적도 많았다는 겁니다.
FT가 쓴 세 편을 간단히 풀어보면 이런 흐름입니다.
첫 번째 기사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화로 쓰기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가격이 35퍼센트 빠진 걸 두고, 이걸 억지로 계산해서 연간 인플레이션이 900퍼센트 정도 수준인 것 같은 상황이라며 비꼬았습니다. 마치 화폐 가치가 1년 동안 900퍼센트 떨어진 것 같은 상황이라는 거죠. 중앙은행처럼 필요할 때 공급을 줄이는 기능이 없으니, 수요가 떨어지면 가격 폭락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논리인데요. 해당 주장은 전통 금융권에서 오래 들었던 비트코인 비판을 그대로 다시 가져온 느낌입니다.
두 번째 기사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MSTR)를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서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던 그 모델이 ETF 시대에 완전히 무너졌다”고 주장하는데요. 스폿 ETF가 생기면서 MSTR 주식의 프리미엄이 사라졌고, 따라서 앞으로는 ‘비트코인 강제 매도 → 주가 하락 → 또 매도’ 같은 악순환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구조적으로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지만, FT는 굉장히 단정적인 톤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세 번째 기사는 스트래티지 말고도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여러 기업들까지 확대해서 비판합니다. 코인 보유량보다 기업 가치가 더 낮게 평가되는 곳들이 늘고 있는데,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런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이나 부채 상환 때문에 비트코인을 팔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결국 대부분의 기업이 시장에서 떨어져 나갈 거라고 주장했죠.
하지만 비트코인 강세파 쪽에서는 오히려 “잘됐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중간에서 구조적으로 애매한 회사들이 정리되면, 그렇게 애매한 회사 주식으로 흘러들어갔던 자금이 다시 비트코인 자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죠.
전체적으로 보면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금이 기회다 싶었는지, 비트코인 약세를 향해 일종의 ‘승리 선언'을 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기사가 대대적으로 나올 때 비트코인은 지난 5년 동안 350퍼센트 넘게 올랐습니다. 과연 역사는 반복될까요?
'비트코인 폭락은 트럼프 때문'
코인 하락장에 편승해 비트코인을 저격한 것은 언론 뿐만이 아닙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역시 또 한 번 비트코인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폴 크루그먼은 오랫동안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온 인물인데요. 이번에는 비트코인의 하락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서 찾았습니다.
크루그먼의 주장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올해 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까지 치솟을 때, 많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라는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을 샀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이런 기대가 약해졌고 그 충격이 그대로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글에서 “트럼프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사실상 트럼프 정책에 베팅했던 자산처럼 움직였기 때문에 가격이 무너지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또 트럼프 본인과 가족들이 그동안 암호화폐 업계와 여러 방식으로 연결돼 있었고, 그 덕분에 친암호화폐 정책을 펼쳐왔다는 비판도 덧붙였습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이런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힘이 줄어든다는 논리죠.
실제로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부터 취임 초기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거의 직선으로 치솟았던 흐름이 펼쳐지긴 했습니다. 당시 암호화폐 기업들이 트럼프 캠프에 후원금을 냈고, 트럼프의 아들들도 여러 디지털 자산 사업에 참여해 논란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트럼프는 취임 직전에 솔라나 기반의 밈코인까지 출시했을 정도였죠.
크루그먼은 글의 마지막에서 다시 본인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으로도 쓸 수 없고, 물가를 방어해주는 자산도 아니며, 사실상 변동성이 큰 기술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크루그먼은 이번 하락을 철저히 트럼프 기대감이 식은 결과라고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예측시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찍을 거라는 의견이 6만 9천 달러를 찍을 거라는 의견보다 75:25 정도로 높은 상황이죠. 비트코인 지난 며칠 간 반등을 하면서 기대감이 조금씩 오르는 상황 같은데,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지 궁금해집니다.
톰 리 “연말 랠리, 아직 끝 아니다”
마지막으로 이더리움 강세론자이자 비트마인 이머션 회장인 톰 리 얘기도 다뤄보죠. 최근 언론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엔 CNBC의 Closing Bell에서는 연말을 앞둔 시장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진행자가 먼저 최근 시장이 겪어온 혼란에 대해 물었습니다. 톰 리는 올해 시장을 괴롭혀온 두 가지 요인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는 여전히 방향이 확실하지 않은 통화정책입니다.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60퍼센트에서 30퍼센트로, 또다시 80퍼센트로 널뛰기할 만큼 기대감이 불안정했고, 두 번째는 행정부의 정책 신호가 들쑥날쑥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정책 변동성 때문에 투자 심리가 억눌렸고, 그 결과 S&P500은 5퍼센트 넘게 밀리는 조정을 겪었습니다. 성장주나 공격적인 종목들은 그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 리는 연말 랠리를 강하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몇 주가 기관투자자들에게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6주”였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시장이 이미 과매도 구간을 거친 만큼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10월 중순 이후의 강한 흐름을 고려하면, 통계적으로도 연말까지 약 5퍼센트 상승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연말 특유의 계절적 강세가 남아 있습니다.
둘째, 연준의 기조가 조금씩 비둘기(완화)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다소 매파적일 수 있어도, 내부적으로는 정책을 완화 쪽으로 돌릴 수 있는 인사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셋째, 펀드매니저의 80퍼센트가 벤치마크 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보니, 연말에는 뒤늦게라도 시장을 따라붙는 자금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내년 실적 전망이 의외로 견조합니다. 기업 이익이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보다, 오히려 가시성이 높아지는 쪽이란 평가입니다.
진행자가 “그럼 연말 S&P500이 7,000까지 갈 수 있느냐”고 묻자, 톰 리는 올해 시장이 “5년 치 사건을 1년에 압축해 겪은 해였다”고 말했습니다. 큰 폭의 조정과 관세 충격이 있었고, 그 때문에 상반기 7,000포인트 시나리오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낙폭을 전부 되돌린 것을 보면 시장의 회복력 자체는 매우 강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내년에도 정책 충격 때문에 20퍼센트대 급락이 한 번 더 나올 수 있지만, 결국 올해와 비슷한 패턴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는 이어 최근 비트코인의 폭락이 시장 조정에 영향을 줬는지 물었습니다. 톰 리는 “10월 10일은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의 재앙 같은 날”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시장 조작 오류 같은 ‘가격 글리치’로 대규모 청산이 일어나면서, 시장조성자(MM) 중 3분의 1이 그날 시장에서 사라졌고, 거의 200만 개의 계좌가 원금 손실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는 겁니다.
그는 “그만큼 레버리지가 쌓여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무너진 것”이라며, 암호화폐가 시장의 위험 선호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비트코인이 향후 시장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AI 관련 종목들이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비트코인이 연말 전에 다시 10만 달러 이상으로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매년 단 10일 동안 대부분의 상승분이 나온다”는 그의 오래된 논리도 재차 언급했습니다.
대담 후반부에는 다른 전문가들도 목소리를 냈는데요. 뉴에지 웰스(NewEdge Wealth)의 카메론 도슨(Cameron Dawson)은 최근 시장 참여자들이 여전히 낮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은행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펀드 매니저들의 주식 비중은 하위 20~30퍼센트 구간에 머물러 있어, 연말 랠리는 이러한 자금이 뒤늦게 시장에 들어오면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보니, 현금을 주식으로 옮길 명분도 생긴다는 의견입니다.
AI 관련 주제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재정렬되는 구간"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초반에 과도하게 달렸던 몇몇 기술주에서 되돌림이 나오고, 그동안 소외됐던 다른 종목들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6개월 동안 S&P500 종목 중 시장을 이긴 종목은 18퍼센트에 불과했지만, 최근 5주간은 그 비율이 36퍼센트로 늘어나는 등 점차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마지막으로, 패널 전체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하나였습니다. 연말 시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책 신호’와 ‘추가 유입되는 자금’이라는 점, 그리고 올해 시장이 워낙 극단적인 변동을 겪은 만큼 연말에도 큰 방향 전환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비트코인은 일단 9만 달러를 회복하며 단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돌아섰다고 말하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순간이죠. 흥미로운 건, 이 와중에 전통 언론과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비트코인을 몰아붙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분위기는 시장이 가장 흔들릴 때 유독 강해지는데요. 과거에는 오히려 이런 순간이 시장이 바닥 근처에 도달했다는 힌트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 자체는 꽤 비슷합니다.
과연 2025년 연말과 2026년 연초 분위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컨텐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