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가 멀다 하고 빠지다 보니, 투자자분들 모두 피곤함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오늘도 애널리스트들은 각자의 시각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를 때든 내릴 때든 늘 저마다의 설명을 붙이니까 '또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나' 싶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참고할 만한 흐름은 분명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최신 진단들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지난 금요일엔 24시간 동안 20억 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정리되며 시장 전반이 급락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관 분석가들은 “바닥 신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단, 추가 하락 가능성도 함께 열어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 매트 호건(Matt Hougan)은 CNBC 인터뷰에서 이번 하락이 “단기 공포와 장기 확신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지금의 시장을 “두 개의 시장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러면서 '조정장이 시작했을 때보다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근데 당연한 소리 아닌가?).

일단 단기 투자자들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DAT 트레이드 청산, 그리고 10월 10일 변동성 이벤트의 여파 속에서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면 장기 투자자들은 현재 가격대에서 조금씩 매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예를 들어 호건은 하버드대 기금(하버드 엔다우먼트)과 아부다비 국부펀드 같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장기 자금들이 이번 비트코인 조정을 잠재적인 진입 기회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중후반 혹은 초반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조정의 초입이 아니라 바닥 구간에 더 가까운 위치”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8만 4천 달러대를 중요한 구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가격대는 올해 3월 조정 당시의 저점이었고 여러 트레이더들이 ‘기초 지지선’으로 인식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반면 또 다른 투자자들은 10월 고점(12만 6천 달러)을 향한 급등 과정에서 매수에 참여한 단기 투자자들이 대거 청산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가격이 7만 달러대 초반의 ‘트럼프 당선 전 구간’을 다시 찍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호건은 이번 하락의 원인을 하나로 특정하려는 시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대신 그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암호화폐가 하락한 이유는 글로벌 유동성 자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DAT 트레이드가 청산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죠.”라고 설명했는데요.

한편 CNBC에 함께 출연한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의 매크로 및 주식 전략가 에릭 존스턴(Eric Johnston) 역시 이번 급락을 “비트코인뿐 아니라 AI 관련 과열 포지션까지 함께 덮친 전형적인 디레버리징(위험노출 축소) 사이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시장 전체가 레버리지를 안고 이 구간에 진입했고, 이번 충격을 통해 상당한 청산이 이루어졌다”며 “이제는 포지션이 훨씬 깔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존스턴은 비트코인 자체의 구조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합니다. 과거에는 55퍼센트에서 80퍼센트까지 급락한 뒤 다시 회복하는 패턴이 반복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겁니다. 그는 “기관 보유 비중이 크게 늘었고,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자리 잡았으며 규제 환경도 정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전체 변동성을 낮추고 조정 폭을 제한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죠.

두 분석가는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매크로 환경을 지목했습니다. 존스턴은 2026년 연준의 금리 인하와 심지어 양적완화(QE) 재개 가능성이 비트코인에게 매우 유리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호건 역시 단기 청산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폐 가치 희석(debasement)’이라는 비트코인의 장기 서사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더 내려갈 가능성은 물론 존재한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2026년 이후를 바라보는 투자자라면 지금의 가격대는 충분히 매력적인 진입 구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비트코인 시장 심리가 극단적 비관 단계까지 떨어지면서, 다른 애널리스트들 역시 단기적으로 전환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을 하나씩 내놓고 있는데요. 10x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탐욕·공포 지수(Greed & Fear Index)’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고, 이는 전형적으로 단기 바닥(tactical low)에 근접한 환경에서 자주 관찰되는 신호라고 합니다.

해당 지수는 시장 참여자들의 전반적인 심리를 수치화한 지표인데요. 일반적으로 10퍼센트 이하의 수치는 극단적 공포를, 90퍼센트 이상의 수치는 과도한 탐욕을 의미합니다. 현재 지수는 5 이하로 떨어졌고, 측정 이래 최저 수준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CMC 크립토 공포 탐욕 지수 역시 10이라는 최저점을 찍고 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21일 단순 이동평균이 10퍼센트대로 내려왔다는 사실이라고 하는데요. 10x 리서치의 창립자인 마커스 틸렌(Markus Thielen)은 “이 구간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단기 저점을 형성했던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코인데스크(CoinDesk)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간 우리의 탐욕·공포 지수는 사실상 최저치 부근에 머물렀고, 21일 평균도 10퍼센트대에 진입했습니다. 이 수준은 역사적으로 단기 바닥 신호로 작용해 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극단적 공포가 즉각적인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3월에도 같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지표가 바닥을 찍은 뒤 비트코인이 4월까지 조금 더 하락했지만, 그 직후 약 10퍼센트 반등이 나왔죠. 지금 심리가 다시 바닥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비슷한 단기 반등이 가능해 보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약 8만 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금요일에는 8만 880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습니다. 단기 반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간 기준으로는 약 10퍼센트, 월간 기준으로는 약 23퍼센트 하락한 상태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심리가 이렇게까지 꺼진 국면은 통계적으로는 하락 후반부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 모두 가격이 여기서 더 밀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가격이 빠르게 무너지는 구간에서 벗어나 단기 바닥을 다지는 흐름에 진입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유종의 미 형식으로 아주 박살내면서 바닥을 찍고 반등을 할 가능성도 배제를 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시장이 하도 세게 흔들리다 보니 이제는 투자자들도 넌더리가 날 정도인데요. 마지막으로, 오늘 비트코인은 약간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올라가는 듯하다가 다시 빠지고, 또 오르는 듯하다가 다시 빠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비트코인이 거의 양치기 소년처럼 되어버린 느낌도 있죠. 그래도 극단적 공포가 쌓인 국면에서는 작은 반등이 진짜 전환점으로 이어질 때가 종종 있었던 만큼, 이번 움직임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