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마인 이머전이 2025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더리움 가격이 수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가면서 시장 분위기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비트마인은 겉으로만 보면 상당히 강한 실적을 내놓았고, 상징적인 의미의 배당까지 발표했는데요. 정작 주가는 크게 빠졌고,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비트마인 같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약세장에서 어떤 압력을 받는지 경고하고 있습니다.


비트마인 이머전은 어떤 회사인가

비트마인 이머전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이더리움 중심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즉 DAT 회사입니다. DAT는 쉽게 말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보유하는 기업 구조를 뜻합니다.

회사는 월스트리트 출신인 톰 리가 이끌고 있으며, 2025년 중반 대규모 이더리움 매수 전략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비트마인은 약 355만 개의 ETH를 보유하고 있고, 평균 매입가는 약 3,120달러 정도입니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이더리움 시장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비트마인 최근 실적

최근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비트마인은 2025 회계연도(8월 말 기준)에 순이익 3억 2,8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완전희석 기준 주당순이익은 13.39달러였는데요. 여기서 완전희석 EPS란 앞으로 발행될 수 있는 모든 주식, 예를 들어 스톡옵션이나 전환사채 등을 모두 실제 주식으로 가정했을 때 계산하는 보수적 지표입니다.

또한 회사는 연간 0.01달러 배당을 발표했습니다. 금액 자체는 거의 상징 수준이지만, DAT 기업이 주주 이익 환원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전통적 미국 기업’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배당 외에도 비트마인은 MAVAN(Made in America Validator Network)이라는 스테이킹 인프라 프로젝트를 2026년 초 런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회사는 이를 통해 외부 사업자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스테이킹을 수행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비트마인은 이미 몇몇 파트너를 선정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대규모 스테이은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355만 개의 ETH가 묶여 있는 만큼, 이 지연이 주주 관점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경고

한편 이더리움(ETH)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트마인은 40억 달러 이상 평가손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평가손이란 아직 팔지 않았지만 시장 가격 기준으로 손실이 발생한 상황을 의미하죠. 이 상황은 회사가 가진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판단하게 해줍니다.

또한 DAT 기업을 평가할 때 mNAV는 회사의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멀티플을 의미하는데요. 이더리움 가격이 떨어지면서 비트마인의 mNAV는 1.0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즉 회사 주가가 회사가 보유한 이더리움 가치를 밑도는 상태입니다. 고점에 매수한 기존 투자자에게는 치명적인 부분이죠.

이런 맥락에서 DAT 업계 전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10x 리서치의 마커스 틸렌은 비트마인 같은 DAT 기업들이 약세장에 들어설 경우 본질적인 구조 문제가 드러난다고 지적했습니다. DAT 기업의 구조 안에는 자산운용사, 전략자문사, 외부 고문 등 비용을 유발하는 여러 층위의 조직이 존재합니다. 이런 구조적 비용은 상승장에서는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하락장에서 주주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부각된다는 거죠.

틸렌은 비트마인 경영진과 자문 계약만 놓고 봐도 향후 10년 동안 매년 약 1억 5,700만 달러의 비용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이 비용은 이더리움 가격 상승이 만들어낼 잠재 수익을 줄이는 셈입니다.

한편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을 통해 네트워크 검증에 기여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더리움 보유자들이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원이죠. 현재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수익률은 약 2.9퍼센트입니다.

애널리스트가 지적한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DAT 기업이 스테이킹을 하더라도 여러 운영비와 외부 수수료, 인프라 비용 등을 제하면 실제 주주에게 돌아가는 실질 수익률은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비트마인은 아직 보유 이더리움을 본격적으로 스테이킹하지도 못한 상태라 더 문제가 될 수가 있다는 거죠.

틸렌은 이런 구조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단기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보다도 수익률이 낮은 데다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근데 사실 스트래티지(MSTR)나 비트마인(BMNR) 같은 DAT 모델의 장점은 규제된 주식시장 안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상승장에서는 DAT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구조적인 비용, 주식 발행(희석), 낮은 스테이킹 수익률 등이 모두 단점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은 코인 가격이 오를 때 레버리지 형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라는 거죠.

문제는 레버리지 종목처럼 하락장에서는 코인보다 더 빠진다는 건데요. 실제로 최근 한 달 동안 이더리움 가격은 약 30퍼센트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비트마인 주가는 45퍼센트 넘게 하락했습니다. 7월 고점과 비교하면 무려 80퍼센트 이상 빠진 셈이죠.

게다가 8월에 BMNR을 매수한 투자자는 지금 약 70퍼센트 넘게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같은 시기에 이더리움을 구입한 투자자는 약 30퍼센트 하락에 그쳤습니다. DAT 구조의 특성상, 고점에서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해 이더리움을 사들인 기업은 하락장에서 손실 폭이 레버리지처럼 더 크게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비트마인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DAT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7월 1,760억 달러에서 최근 약 990억 달러 수준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 하락 외에도, 올해 많은 DAT들이 주가 고점 구간에서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해 대규모로 코인을 매수했다는 점이 문제를 키웠습니다. 코인 시세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DAT의 구조적 레버리지 효과가 그대로 손실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업계 관계자들마저 DAT 모델 전반에 대해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더리움 DAT 기업인 이더 머신(Ether Machine) 관계자는 “비트마인이 지난 6개월 동안 100억 달러 넘는 자금을 ATM 발행(시장가 주식발행) 방식으로 조달해 이더를 사들였는데, 이런 구조는 약세장에서 쉽게 무너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틸렌의 비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DAT 구조가 투명한 수수료 모델도 아니고, 운영기업 모델도 아닌 중간 지대에 있기 때문에 상승장에는 프리미엄이 붙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비트마인은 여전히 가장 큰 이더리움 보유 기업이며,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 파운더스 펀드, 판테라, 갤럭시 디지털 등 유명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강한 상승 덕분에 여전히 연초 대비 250퍼센트 이상 상승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양면적인 요소가 한꺼번에 얽혀 있는 기업인 거죠.


계속되는 톰 리의 시장 진단

한편 코인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지 비트마인 이머전의 얼굴이자 암호화폐 업계에서 마당발인 톰 리(Thomas Lee) 회장이 최근 인터뷰에 자주 나오고 있는데요.

실적 발표 당일에도 CNBC 인터뷰에서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계속 약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장이 10월 10일을 기점으로 비정상적인 하락을 겪기 시작했으며, 그날 발생한 사고가 시장 전체의 구조를 흔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특정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갑자기 1달러에서 0.65달러까지 떨어지는 이상 현상이 있었고, 이 가격 왜곡이 자동 청산 프로그램을 연쇄적으로 작동시키면서 거의 200만 개에 가까운 계정이 순식간에 청산됐습니다. 평소라면 정상적으로 유지됐을 계정들까지 함께 정리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청산 사태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주체는 시장조성자였습니다. 시장조성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며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톰 리는 이들을 “암호화폐 시장의 중앙은행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습니다. 문제는 이 시장조성자들이 큰 손실을 입자 즉시 자산을 줄이고 거래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자본이 줄어들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보유 자산을 더 팔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가격이 더 내려가면 다시 자산을 줄여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톰 리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지금 시장이 계속해서 조금씩 밀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톰 리의 진단은 현재 시장이 왜 이렇게 조용히 흘러내리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시장조성자들이 타격을 받은 이후 유동성이 약해졌고, 기관투자자들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현금을 쥐고 관망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강한 매수세보다 조심스러운 태도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약세를 보이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렇지만 톰 리 회장은 이러한 하락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2022년에도 비슷한 청산 사태가 있었고, 당시 시장이 다시 정상화되기까지 약 8주가 걸렸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현재는 그 시점과 비슷한 약 6주 차 정도에 와 있다고 말하며, 조정이 끝나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이 나타나는 것이 암호화폐 시장의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톰 리는 비트코인이 7만 7천 달러 근처에서 바닥을 만들 가능성이 있고, 이더리움 역시 2,500달러 부근이 저점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어째 자칭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저점 후보가 점점 내려가고 있는데???) 이러한 지점에서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면 그동안 시장 밖에서 기다리던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반등 속도가 하락 때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결국 지난 10월 10일의 청산 사태가 시장의 기반을 흔든 사건이었고, 그 충격에서 시장이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 충격이 해소되는 순간 시장은 다시 강한 회복력을 보여줄 수 있고, 역사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언제나 이런 방식으로 되돌아왔다는 점을 강조한 거죠.

비트마인 이머전 전망

결국 하락장에서는 뭐든지 이유를 붙이기 쉽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그 어떤 설명도 그럴듯하게 들리고, 구조적 문제든 단기 충격이든 모두 한꺼번에 시장 심리에 섞여 버립니다. 하지만 비트마인의 운명은 간단합니다. 이더리움 가격이 오르면 주가도 오르고, 반대로 ETH가 부진하면 비트마인 역시 조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톰 리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는 비트마인의 회장이자 회사의 전략 방향을 책임지는 인물입니다. 내부자가 코인 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인 메시지를 내놓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회사는 코인 보유가 핵심 사업이고, 그는 그 사업의 대표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코인 시장이 반등하면 비트마인은 한순간에 가장 과감하고 선도적인 기업으로 다시 평가될 것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거대한 규모의 이더리움을 매입했던 결정은 상승장에서 ‘승부사의 판단’으로 칭송받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다만 지금처럼 하락장이 길어질 때는 같은 결정조차 비판의 대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시장은 언제나 결과로 평가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각자의 판단입니다. 어떤 분석가의 전망도, 어떤 기업의 설명도 완전한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흐름이 언제 끝날지, 이더리움이 어디에서 반등할지, 비트마인의 전략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각자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흐름에 휘둘리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비트마인 #BMNR #BitMine #이더리움 #ETH #비트코인 #BTC #Strategy #MSTR #톰리 #디지털자산 #DAT #암호화폐 #코인시장 #코인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