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 주가, 숫자로 다시 보면 왜 이렇게 움직였을까요?
실적은 사실상 ‘0원’인데 주가는 폭등하고, GI-102·GI-301 임상 데이터부터 패스트트랙 지정,
기술이전 계약, 1년 주가 흐름, 리스크 요인까지…
한 번에 정리해보면 이 종목이 왜 시장의 시선을 이렇게 강하게 끄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숫자부터 보면, 정말 신기한 회사입니다
HTS를 켜놓고 쭉 종목을 보다가 딱 멈추게 되는 숫자가 있습니다.
시가총액 1조 1,493억 원
작년 매출 2,428만 원
시총은 ‘대형주’ 느낌인데 매출은 ‘동네 가게 수준’이라, 이 괴리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52주 최저가는 6,237원, 최고가는 24,900원. 단순 계산만 해도 바닥 대비 4배 가까운 폭이 나옵니다.
1년 상대수익률도 94.59% 상승이라 지수 대비 거의 두 배를 달렸습니다.
실적은 제로에 가까운데 시총은 1조 원이 넘는 종목.
이쯤 되면 누구라도 “대체 뭘 보고 이렇게 오른 거야?”라는 궁금증이 생기죠.
주가 상승의 중심에는 두 개의 후보물질이 있습니다
지아이의 공식 스토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GI-102(면역항암), GI-301(만성 두드러기).
1) GI-102
진행성·전이성 흑색종 환자 대상 1상에서
ORR 25%
DCR 83%
표준치료제 옵두알라그가 ORR 12%, DCR 40%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초기임상치고 꽤 괜찮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미국 FDA 패스트트랙까지 받으면서 분위기가 더 살아났습니다.
2) GI-301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 ‘졸레어’와 직접 비교한 케이스입니다.
UAS7 완전반응률: GI-301 50% vs 졸레어 16.7%
점수 6 이상 감소 비율: 66.7% vs 16.7%
졸레어가 연 매출 5조 원대라는 점을 떠올리면, 시장이 상상력을 발휘하기 딱 좋은 그림입니다.
기술이전 규모도 큽니다.
유한양행과 1조 4,090억 원
일본 마루호와 2,980억 원
이미 계약금과 마일스톤으로 들어온 돈만 약 255억 원, 최근에도 2상 IND 승인과 함께 55억 원이 추가로 들어왔습니다.
즉 “누군가는 이미 돈을 걸었다”는 신뢰의 무게가 있는 셈이죠.
여기에 GI-102 기반으로 참가한 XPRIZE Healthspan 대회 준결승 진출도 나름 이슈를 키웠고,
MSCI·FTSE·코스닥 대형주 지수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까지 붙었습니다.
화려했던 계획 vs 매우 현실적인 실적
이제 불편한 부분도 봐야겠죠.
상장 당시 이 회사는 상당히 공격적인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습니다.
2024년 예상 매출 1,486억 원, 영업이익 926억 원 등 꽤나 눈이 번쩍 뜨이는 그림이었는데…
현실은
실제 매출 2,428만 원
영업이익 –482억 원
순손실 –588억 원
달성률은 0.0016% 수준.
거의 “다른 회사의 사업계획서”였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정도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매출은 계속 줄어들다가 2024년엔 사실상 0원.
영업이익도 5년 연속 적자입니다.
자기자본도 줄면서 IPO 때 모은 돈 대부분이 결손 보전에 사용됐고,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숨을 돌린 구조입니다.
즉 실적이 좋아져서 자본이 늘어난 게 아니라, 새 돈을 넣어 생명 연장을 한 형태에 가깝습니다.
차트를 보면 더 명확해지는 흐름
최근 1년 흐름을 정리하면 딱 이렇습니다.
실적 부진 → 6,000원대 저점 형성
임상 데이터·패스트트랙·지수 편입 → 단기 급등, 2만 원대 후반 터치
1,486억 전망치가 2,428만 원으로 드러나며 조정 → 1만 원대 중반 하락
마일스톤·패스트트랙 재부각 → 다시 1만 8,000원 회복
즉, 실적이 아니라 뉴스 헤드라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기간이었습니다.
증권가 평가: 아직 조용한 편
국내 증권사의 공식 목표가나 의견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과거 실적 전망이 너무 공격적이었고, 미래 실적도 임상과 기술이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해외 플랫폼 일부는 목표가를 약 25,500원으로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컨센서스라기보다는 “참고용 숫자”에 가깝습니다.
결국 이 종목은 어떤 성격인가?
현재 재무상태만 보면 전통적인 ‘가치주’와는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매출 2,428만 원에 PBR 30배대면 위험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임상과 기술이전 성공 여부에 따라 그림이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즉 “실패하면 0, 성공하면 판이 바뀌는 옵션형 종목”입니다.
그래서 이 종목이야말로
뉴스 흐름,
경제 사이클,
본인의 리스크 감내 수준
이 세 가지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편히 탈 수 있는 ‘바이오 롤러코스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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