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현대건설의 재무제표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매출과 수주는 역대급으로 컸는데,
정작 영업손실이 1조 원이 넘었기 때문이죠.
얼핏 보면 위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외 프로젝트와 자회사 문제를 한 번에 정리하면서 생긴
‘특별 손실’의 영향이 컸습니다. 국내 사업은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수주 잔고도 든든하게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000억 원대까지 회복되며 회사가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3분기 잠정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기며 “정상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라는 흐름을 만들었죠.
그래서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작년 적자, 진짜 구조적 문제였을까? 아니면 한 번에 털어낸 일회성 이슈였을까?”
지금까지의 흐름만 보면 시장은 두 번째 의견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실적이 말해주는 변화
회사는 올해 매출 30조 원, 신규 수주 31조 원,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이라는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작년 –1조 원에서 올해 +1조 원으로, 단숨에 체질을 뒤집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숫자입니다.
상반기만 기준으로 봐도 매출의 절반을 이미 채웠고, 신규 수주는 목표의 80% 이상을 채우면서 흐름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약 90조 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꺾인 기업이라는 평가와는 거리가 멉니다.
향후 실적 전망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입니다.
해외 프로젝트에서 또 변수가 생긴다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보수적 관점
작년에 악재를 정리한 만큼 이제는 수익성이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올해 나온 숫자들은 후자 쪽에 좀 더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차트로 보는 지금의 자리
최근 현대건설 주가는 6만 원대 중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시장 대비 100% 넘는 초과 수익을 내며 최저 2만 원대에서 최고 8만 원대까지 치고 올랐죠.
단기 흐름만 보면 1개월 상승, 3개월 조정, 6개월 강한 상승이라는 ‘혼합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5만 후반~6만 초반이 지지 구간, 8만 원 초반이 저항 구간으로 보입니다.
이미 크게 오른 종목이긴 하지만, 직전 고점과의 간격을 보면 아직 완전히 끝난 흐름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목표주가와 밸류에이션
많이 오른 주식일수록 “이제 너무 비싼 거 아닌가?”라는 의심이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PER은 12배대, PBR은 1보다 낮은 0.87배 수준입니다.
즉,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셈인데, 같은 업종 평균 PER이 50배가 넘는 점을 생각하면
시장이 리스크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8만 원대 후반이며, 의견은 대체로 ‘매수’ 쪽에 가깝습니다.
특히 원전·SMR·송전망 같은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기존 주택 중심 건설사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새로운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즉, 지금 가격은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 밸류의 끝은 아니다”라는 중간 지점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Insight
정리하자면, 현대건설은 작년 큰 폭의 적자를 지나 올해부터
이익 체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수주 잔고는 여전히 탄탄하고, 원전·에너지·해외
인프라 등 새로운 동력들도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2~3년은 현대건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이 회사의 미래 가치를 결정할 핵심 포인트가 되겠죠.
경제적 흐름을 봐도 앞으로 인프라와 에너지 관련 투자는 세계적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의 ‘아파트·도로 중심’ 건설업이 아니라, 원전·전력망·수소 인프라 같은
새로운 산업이 올라오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현대건설은 바로 그 변화의 초입에 서 있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이 종목은 단기 테마보다는 중기 흐름을 차분하게 바라보며 접근할 만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도 있지만, 그만큼 재평가될 여지도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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