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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5일에 다룰 종목은 비트팜스(BITF)입니다.
비트팜스(Bitfarms)가 최근 기업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때 북미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채굴 기업으로 알려졌던 이 회사가 이제는 고성능 컴퓨팅(HPC)과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채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손실이 확대된 가운데, 비트팜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전략적 전환을 택한 것이죠.
흥미로운 점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어떤 증권사들은 오히려 주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는 점인데요. 그럼에도 최근 한 달 동안 비트팜스 주가는 무려 60% 하락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상당해 보이는데, 이번 실적과 애널리스트 의견, 그리고 주가 차트까지 살펴보겠습니다.
비트팜스는 어떤 회사인가
비트팜스는 캐나다에서 설립된 디지털 인프라 기업으로,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운영하며 성장했습니다. 풍력과 수력 등 친환경 전력을 활용해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고, 이를 통해 블록체인 거래를 검증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였죠.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은 전력 소모가 막대하고, 수익성이 비트코인 시세와 전기료에 크게 좌우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정체되고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마진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결국 비트팜스는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인프라로
비트팜스는 2025년 11월 13일, 워싱턴 주에 있는 18메가와트(MW) 규모의 채굴 시설을 인공지능 및 고성능 컴퓨팅(HPC)용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시설에는 고밀도 서버랙(랙당 최대 190킬로와트)을 지원할 수 있는 액체 냉각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며, 2026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 프로젝트가 전체 자산 중 1% 미만의 규모에 불과하지만, 완공 후에는 기존 모든 비트코인 채굴 사업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트팜스는 향후 몇 년 동안 비트코인 채굴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대신 AI와 클라우드 연산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이 변화는 장비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입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효율 채굴’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회사가 이제는 ‘AI 연산 효율’을 목표로 삼는 것이죠. 최근 여러 채굴 기업이 GPU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흐름입니다.
이번 전환의 배경: 3분기 실적 악화
비트팜스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실적 악화가 있습니다. 2025년 3분기 매출은 약 6,9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8,700만 달러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순손실은 4,6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전년 동기 2,400만 달러 손실의 두 배 수준입니다.
쉽게 말해,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훨씬 많았던 겁니다. 에너지비와 장비 감가상각비는 여전히 높았고, 비트코인 시세는 이전만큼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채굴 규모를 키워도 적자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죠.
그럼에도 비트팜스는 유동성 면에서는 비교적 여유가 있습니다. 2025년 11월 기준 현금 6억 3,700만 달러, 비담보 비트코인 보유액 1억 7,7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8억 1,400만 달러 수준의 유동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동성은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뜻하는데, 대규모 전환 사업에는 필수적인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또한 회사는 5억 8,8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onvertible Notes)를 발행했습니다. 전환사채는 일정 시점 이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으로, 초기에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향후 주식 전환 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AI 인프라 시장에 대한 뚜렷한 철학
벤 개그논(Ben Gagnon) CEO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인프라는 거품이 아니다(Infrastructure is not a bubble)”라는 문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8.8% 성장률을 기록한 데이터센터 산업을 ‘거품’이 아닌 ‘구조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정의했습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랙당 전력 수요가 기존 10kW에서 370kW까지 급증하고 있으며, 전력 공급이 칩 생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인프라가 새로운 병목(Bottleneck)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트팜스가 비트코인 채굴 회사에서 전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AI 인프라 자산주로 재평가받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발언입니다.
이번 콜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포인트는 비트팜스가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세대를 건너뛰고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GPU를 중심으로 2026~2027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부분인데요.
비트팜스 측은 베라 루빈 아키텍처가 2026년 4분기부터 출하될 예정이며, 이 세대 GPU는 블랙웰과 인프라 호환성이 낮기 때문에, 해당 시기에 맞춰 완성된 데이터센터는 공급 부족 속에서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지금부터 베라 루빈 세대에 맞는 전력·냉각·설비를 설계하면 2027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임대 단가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GPU 클라우드 ‘서비스형 인프라(GPU-as-a-Service)’ 모델 시도
비트팜스는 워싱턴 주 모지스레이크(Moses Lake) 부지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실험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GPU를 단순 임대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뿐 아니라, GPU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직접 운영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모델의 장점으로는 첫째, 미국 내 가장 저렴한 전력 단가(100% 재생에너지)를 스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둘째,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실행과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점, 셋째, GPU 제조사들과의 협력(소싱 및 금융 지원) 논의를 통해 초기 자본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특히 이 시설 하나만으로도 “회사 역사상 가장 높은 연간 순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별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가치
한편 비트팜스는 현재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퀘벡 등 세 지역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팬서크리크(Panther Creek): 350MW 확보 완료, 2027년 상반기 완공 예정. 향후 500MW 이상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으며, 블랙웰 대신 베라 루빈 기반 설계로 전환 중.
셰런(Sharon): 110MW 개발 중, 2026년 말 완공 목표.
퀘벡(Sherbrooke 중심): 170MW 수력 발전 기반 전력 보유, 이미 규제 당국으로부터 AI 인프라 전환 허가 확보. 낮은 전력 단가와 낮은 온도 환경 덕분에 GPU 클라우드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큽니다.
스크럽그래스(Scrubgrass): 최대 1.3GW 잠재 전력 확보 가능성. 2028년 이후 ‘기가캠퍼스’로 발전할 계획이며, 자체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발전소 확충까지 검토 중입니다.
특히 CEO는 “모든 메가와트(MW)가 동일한 가치를 갖는 건 아니다(Not all MW are created equal)”라며, 비트팜스의 전력이 “입지, 기후, 네트워크 인프라” 면에서 고품질 자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무 구조와 자본 조달 전략
신임 CFO 조너선 미르(Jonathan Mir)는 에너지 인프라 금융 전문가 출신으로, 이번 콜에서 자본 구조 개편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비트팜스는 최근 5억 8,8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onvertible Notes)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으며, 발행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전원이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채권은 11.88달러까지의 주가 상승분에 대해 희석을 상쇄하는 캡드콜(Capped Call) 구조를 포함해, 일반 부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또한 기존 3억 달러 규모의 맥쿼리(Macquarie) 부채를 ‘프로젝트 전용 금융(Project Financing)’으로 전환해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덕분에 팬서크리크 프로젝트에 이미 1억 달러를 집행했으며, 추가 2억 달러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3분기 기준 비트팜스의 총 유동성은 1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 자금으로 워싱턴, 셰런, 셰르브룩, 팬서크리크의 초기 개발을 모두 자체적으로 완결할 수 있다고 CFO는 밝혔습니다.
비트코인 사업과 북미 중심 구조 개편
흥미롭게도 비트팜스는 여전히 비트코인 채굴을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았습니다. CFO는 “비트코인 2.1(Bitcoin 2.1)”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운용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이는 보유 비트코인에 대한 커버드콜(covered call) 매도와 선물 생산계약을 통해 채굴 비용을 상쇄하고, 발생한 수익을 HPC/AI 인프라 투자에 재투입하는 구조입니다.
즉, 단순히 비트코인을 ‘쌓아두는’ 재무전략이 아니라, 생산비 절감을 위한 파생상품 헤지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비트팜스는 “라틴아메리카 사업 철수(LATAM Exit)”와 미국 본사 이전(2026년 뉴욕 법인 전환)을 공식화했습니다. 또한 회계 기준도 IFRS에서 미국회계기준(US GAAP)으로 전환하며, 이는 향후 S&P나 나스닥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됩니다.
참고로 비트팜스는 “M&A에 거의 관심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CEO는 “가장 큰 주주가치 창출은 기존 파이프라인 실행에 있다”며, “2029년 이후의 먼 프로젝트보다 현재 확보한 부지와 전력 인허가를 완성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비트팜스 전망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비트팜스는 “채굴 장비 회사”에서 “전력과 인프라 자산을 통한 AI 공급망 기업”으로 차근차근 탈바꿈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 지역에서의 GPU 클라우드 실험이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회사는 과거 비트코인 전성기 이상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대규모 자본투입과 긴 공사 기간, GPU 공급망 경쟁, 그리고 전력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워싱턴 시설 전환이 제때 완공되고, 실제로 AI·HPC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죠. 완공 후 전력 효율 지표나 운영비 절감 성과가 확인되면 시장 신뢰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매출 구조가 얼마나 빠르게 채굴 중심에서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느냐도 중요합니다. AI 관련 계약이 늘어나고 마진이 개선되는 증거가 보여야 투자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외부 환경도 여전히 영향을 줍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회사 보유 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전력 가격과 GPU 공급 상황은 비용 구조를 좌우합니다. 암호화폐 및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변화도 중장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비트팜스(BITF) 주가
비트팜스 주가는 지난 5일 동안 30% 이상 급락했는데요. 실적 부진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사실 최근 전체 시장, 엄밀히 말하면 올해 주가가 미친듯이 상승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그럼 주가 차트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일봉 차트를 보면, 주가는 9월 초 1달러 초반대에서 급격히 상승해 10월 중순 최고가 6.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약 두 달 만에 400% 이상 급등한 흐름이었죠. 하지만 이후 거래량이 줄어들며 고점에서 매물이 쏟아졌고, 20일선(단기 이동평균선)과 60일선이 동시에 이탈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최근에는 2.5달러 근처에서 지지를 시도하고 있지만, 단기 추세는 여전히 하락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거래량이 급감하지 않고 일정 수준 유지된다는 점은 일부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아직 추세 반전 신호로 보기엔 이릅니다.
주봉으로 보면 흐름이 좀 더 명확해집니다. 4월 저점 0.57달러에서 시작된 장기 반등은 10월 고점 6.6달러로 마무리되며 사실상 단기 사이클이 끝났습니다. 이후 4주 연속 음봉이 이어졌고, 5주 이동평균선이 꺾이면서 중기 상승 추세가 꺾였습니다. 다만 20주선 부근이 2달러대 초반에서 받쳐주고 있어, 이 구간에서 기술적 반등이 시도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월봉 차트를 보면 구조적인 전환점이 보입니다. 2022년 이후 장기 하락을 이어오던 주가는 2025년 9월에 처음으로 장기 하락 추세선을 돌파했습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며 추세 전환 신호를 확인시켜줬죠. 다만 10월과 11월의 급등 후 조정은 장기 상승 초입에서 흔히 나타나는 과열 해소 구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월봉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승 초입의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2.5달러 전후 구간은 과거 저항이 지지로 바뀌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매물 소화 구간이 남아 있어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난 3년간 이어진 하락 구조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여전히 상승 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2~2.3달러 구간은 기술적 지지선이자 시장이 방향성을 다시 잡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이 구간에서 거래량이 감소하며 바닥을 다지는지, 아니면 다시 대량 거래를 동반하며 하락이 이어지는지가 향후 추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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