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주요 해외 암호화폐 이슈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1월 12일 소식 전해 드립니다.

스위스의 디지털 자산 전문 은행 시그넘(Sygnum)이 발표한 ‘퓨처 파이낸스 2025(Future Finance 2025)’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이제 암호화폐를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닌 포트폴리오를 안정시키는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단타 수익’을 노리고 시장에 들어왔다 빠져나가던 기관 투자자들이, 이제는 ‘장기적 투자 자산’으로 암호화폐를 다시 보기 시작한 건데요. 여기서 ‘기관 투자자’란 은행,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처럼 개인이 아닌 기업 단위로 투자하는 집단을 말합니다. 이들은 한두 번의 가격 급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흐름을 보고 움직이죠.

응답자 중 60% 이상이 “앞으로 암호화폐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으며, 줄이겠다는 응답은 단 4%였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단기 수익 가능성(53%)’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57%)’가 더 중요한 이유로 꼽혔습니다. 즉,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그넘의 최고투자책임자 파비안 도리(Fabian Dori)는 “이 결과는 암호화폐가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자산군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트코인(Bitcoin)은 여전히 ‘디지털 금’으로 불릴 만큼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더리움의 위상은 조금 다릅니다. 단순히 보관하는 자산이 아니라, 이자를 벌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에서죠. 이더리움은 ‘스테이킹(staking)’을 통해 보유자에게 연 3%가량의 보상을 지급합니다. 쉽게 말해, 은행 예금처럼 코인을 예치하면 네트워크 운영을 돕는 대가로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그래서인지 응답자의 70% 이상이 “ETF(상장지수펀드)에 스테이킹이 허용된다면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변동성보다 지속적인 수익성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입니다.


이더리움 매집의 조용한 신호?

이런 심리 변화는 실제 데이터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1만~10만 개의 이더리움(ETH)을 보유한 대형 지갑, 즉 ‘고래(Whale)’로 불리는 투자자 집단의 자산이 4월 이후 52%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고래’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많은 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를 뜻합니다. 이들이 매수에 나선다는 건, 가격이 저점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곤 합니다.

반면, 중소 규모의 투자자(100~1,000 ETH 보유)는 같은 기간 보유량을 16% 줄였습니다. 즉, 큰손들이 팔기보다 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MEXC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션 영(Shawn Young)은 “이번 사이클은 과거 저점 구간과 비슷합니다. 단기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대형 지갑이 흡수하고 있어요. 이런 구간은 대세 전환 직전에 자주 나타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더리움 일일 거래량은 9월보다 25% 증가했고, 비트코인 대비 가격비율(ETH/BTC)도 수개월 저점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0월 초 시장 급락 후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할인율도 회복됐죠.

피셔에이트 캐피털(Fisher8 Capital)의 애널리스트 라이 윈(Lai Yuen)은 “현재 패턴은 과거의 ‘매집 국면’과 유사하다”며 “거시경제 상황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3,200달러 부근이 이번 사이클의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더리움 푸사카 업그레이드

이더리움이 다시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다가오는 대형 기술 업그레이드 때문입니다. 오는 12월 3일 예정된 ‘푸사카(Fusaka)’ 업데이트는 거래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기능을 담고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 이더리움의 거래를 더 빠르고 싸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롤업(Rollup)’이라 불리는 보조 체계가 더 많은 거래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전용 고속 통로(data lane)를 추가할 전망입니다.

MEXC의 션 영은 “이번 업그레이드는 단순한 기술적 개선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실제 서비스나 금융 앱들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거래가 더 빨라지고 저렴해져야 하거든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피어 데이터 가용성 샘플링(Peer Data Availability Sampling)’이라는 기술이 도입단다고 하는데요. 이 기능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모든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지 않고, 조각 단위로 나눠서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쉽게 말해, 한 사람에게 모든 부담이 가지 않도록 ‘작업을 분산’시키는 개념이죠.

이로 인해 더 많은 사용자가 검증자(Validator)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네트워크의 탈중앙성보안성이 동시에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수수료 구조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거래가 더 저렴해지면 수수료 소각(이더리움의 공급량을 줄이는 메커니즘)이 감소해 ETH의 희소성에는 단기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량이 더 크게 늘어난다면 전체 생태계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또한 애널리스트들은 3,000~3,400달러 구간이 이더리움 가격 지지선으로 유지된다면, 이더리움은 조정 이후의 횡보 구간(Consolidation phase) 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봅니다. 이 구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이후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더리움이 금융을 디지털화한다?

한편 월스트리트에서도 이더리움에 주목을 하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블랙록(BlackRock) 출신으로 현재 샤프링크(Sharplink)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셉 샬롬(Joseph Chalom)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더리움에는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그리고 스마트컨트랙트 활동이 가장 많이 모여 있습니다. 금융을 디지털화하려면, 기관이 믿을 수 있는 체인이 필요하죠. 그건 바로 이더리움입니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란 달러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시킨 디지털 화폐를 말합니다. ‘토큰화 자산(tokenized assets)’은 부동산이나 채권 같은 실제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디지털로 바꾼 것을 뜻합니다.

샬롬은 블랙록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세계 최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인 ‘앨라딘(Aladdin)’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후 서클(Circle) 투자와 암호화폐 ETF 출시를 주도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그에게 이더리움이 전통 금융의 다음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가 이끄는 샤프링크는 현재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보유 중이며, 대부분이 스테이킹되어 있습니다. 또한 콘센시스(Consensys), 리니아(Linea), 아이겐레이어(EigenLayer) 등과 협업해 ‘리스테이킹(restaking)’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수익 전략을 실험 중인데요. 이는 이미 예치된 이더리움을 다시 활용해 추가적인 이자를 얻는 방식입니다.

샬롬은 이렇게 말합니다. “금융 업계는 수십 년간 중개인과 규제로 얽힌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더리움은 그 레일을 훨씬 빠르고, 투명하고, 안전하게 다시 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편 샤프링크(SBET) 주가는 올해 중순 암호화폐 트레저리 전략 전환으로 큰 기대를 받으며 주가가 124 달러까지 폭등했으나 이후 빠르게 주가가 빠졌는데요. 최근 한 달 간에는 코인 시장 조정과 함께 약 30% 주가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가격 전망은?

결국 이더리움이 기술적으로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든 간에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률일 텐데요. 최근 이더리움의 가격 전망을 놓고 다양한 시장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예측 플랫폼 마이리앳(Myriad)에서는 “이더리움이 4,000달러까지 상승할까, 아니면 2,500달러까지 하락할까?”라는 투표가 진행되었는데요. 약 65%의 유저가 “4,000달러까지 상승”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이더리움 가격은 10월 말까지만 해도 4000 달러 근처에서 거래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16.5% 하락했는데요. 앞으로의 가격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원화 기반 이더리움 시세 차트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봉 차트에서 이더리움은 10월 초 679만 원 부근에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11월 초에는 460만 원까지 내려갔고, 이후 약한 반등이 나타나 현재는 516만 원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단기 이동평균선(5일선, 20일선)이 장기선 아래에 있고, 캔들의 형태도 하락세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460만 원 부근에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기 바닥을 형성한 모습입니다. 거래량도 저점 구간에서 크게 증가해 ‘손바뀜’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구간은 단기 조정 이후의 횡보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 만일 가격이 540만 원대 위로 안착하지 못하면 다시 490만 원대 지지력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550만 원 돌파 시에는 단기 반등이 이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주봉 차트를 보면 올해 4월 200만 원 부근에서 장기 상승 추세가 시작돼, 8~9월 사이 최고 684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최근엔 3주 연속 하락하며 현재는 510만 원 수준에서 조정을 받고 있죠.

상승 추세선이 여전히 살아 있고, 중기 이동평균선(60주선)이 지지를 주는 흐름입니다. 특히 450 ~ 480만 원 부근은 지난 6월 저항이었던 자리가 지지선으로 전환된 구간이라, 중기적으로는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주봉 거래량이 점차 줄고 있어, 단기 매수세보다는 관망 심리가 강한 상태입니다. 이 구간에서 매물 소화가 끝나면 580만~600만 원대 재도전이 가능하겠지만, 480만 원이 깨질 경우 조정폭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월봉 차트를 보겠습니다. 2022년 120만 원대 저점 이후, 2024년 하반기까지 꾸준히 반등하며 68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장기 상승 사이클의 중간 구간에 있는 모습입니다.

5개월 이동평균선이 20개월선을 상향 돌파하며 ‘골든크로스’를 만들었고, 거래량도 2023년보다 확연히 증가했습니다.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최근 두 달간 음봉이 이어지며 단기 과열을 식히는 조정 구간에 들어왔습니다. 4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는 20개월선과 맞닿아 있어 장기적으로는 매수 기회로 해석되는 구간입니다.

종합하자면 결국 이더리움은 당분간 조정을 거치며 힘을 모으는 단계를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480만~550만 원 사이에서의 박스권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봉 기준으로는 상승 추세가 아직 유지되고 있으며, 월봉에서는 여전히 중장기 상승 흐름의 조정 국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480만 원 아래로 이탈하지 않는 한, 중기 추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