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주요 해외 암호화폐 이슈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주식 연구센터입니다.
2025년 11월 10일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미국 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드디어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미 상원이 초당적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40일 만에 정부 재개방의 길이 열렸는데요. 이 소식은 즉각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었고, 암호화폐 시장 역시 이에 크게 반응했습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만에 4% 넘게 상승하며 10만 6천 달러를 돌파했고,
이더리움은 7% 이상 급등해 3,630달러 부근까지 올랐습니다. 정치적 교착이 해소되며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투자자들은 다시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 반등은 10월 초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세로 평가됩니다. 솔라나(Solana), 리플(XRP), 바이낸스코인(BNB)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6~8%대 반등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지난 몇 주간 암호화폐 시장은 좋지 않았습니다.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내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중단되고,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마르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죠. 그 결과 비트코인은 한때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여름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고,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에서도 2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교착이 풀릴 조짐이 보이자 시장의 흐름이 급격히 반전되고 있는 건데요. 이번 예산안은 오는 1월 30일까지 정부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자금을 확보하고, 최근의 연방 공무원 해고 조치를 되돌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보험 세액공제 연장안을 12월에 표결하기로 합의해,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을 이끌어냈습니다.
정부 셧다운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친 영향
표면적으로는 암호화폐가 정부 운영과 무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동성과 데이터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셧다운 기간 동안 미국 연방정부 산하 기관들은 소비자물가, 고용지표, 제조업지수 같은 핵심 데이터를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연준(Fed)의 통화정책 결정의 핵심 근거인데요, 정보가 끊기면 연준 역시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BTSE의 최고운영책임자 제프 메이(Jeff Mei)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셧다운 자체보다 중요한 건, 이제 다시 경제 지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연준은 데이터를 보고 정책을 결정합니다. 이제 연준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죠.”
결국 정부 재개방은 단순한 행정 복귀가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의 완화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예측 가능한 연준, 예측 가능한 시장이 만들어질 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 함께 되살아나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배당’ 발표
이번 비트코인 반등의 또 다른 촉매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배당’ 발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미국 국민 대부분에게 최소 2,000달러의 관세 배당(dividend)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이 막대한 관세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를 국민 배당과 국가 부채 감축에 사용하겠다”고 설명했죠.
이 소식은 즉시 시장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비록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투자자들은 잠재적 재정 부양책(fiscal stimulus) 으로 해석하며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댐프드스프링어드바이저스의 최고경영자 앤디 콘스탄(Andy Constan)은 “대통령이 단독으로 이런 지급을 집행할 수는 없습니다. 의회의 승인과 예산 배정이 필요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국 조세재단의 에리카 요크(Erica York) 부회장은 “관세 수입이 지금까지 약 1,200억 달러에 불과한데, 성인 1억 5천만 명에게 2천 달러를 지급하려면 3천억 달러가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자금이 맞지 않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트럼프 정부가 소비 진작과 경기 부양을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예를 들어, 크로노스리서치의 최고투자책임자 빈센트 류(Vincent Liu)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배당안이 투자심리를 되살렸습니다. 정부 재개방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의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은 아니지만, 소비 증가와 암호화폐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즉각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거죠.
유동성 회복, 시장 반등의 숨은 동력
정치 뉴스 외에도 조금 더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바로 달러 유동성의 회복입니다. 최근 며칠 사이, 미국 금융시장의 대표적 유동성 지표인 SOFR-EFFR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됐습니다. (SOFR은 ‘담보부 익일금리(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로, 은행이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이고, EFFR은 ‘실효 연방기금금리(Effective Federal Funds Rate)’로, 담보 없이 은행끼리 단기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이 두 금리의 차이가 줄어들면, 시장의 단기 자금 사정이 완화되었다는 뜻입니다. 즉, 돈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신호죠.
이번 주 들어 이 스프레드는 0.35에서 0.05로 급락했습니다. 이는 금융 시스템 내의 스트레스가 빠르게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연준이 운영하는 단기 환매조건부 대출제도(SRF) 의 이용 규모가 500억 달러에서 ‘0’으로 떨어졌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은행들이 더 이상 긴급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죠.
여기에 달러 가치의 지표인 달러인덱스(DXY) 도 100.25 부근에서 상승세가 멈추었습니다. 달러 강세가 둔화되면, 대체자산으로 여겨지는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의 옴카르 고드볼레(Omkar Godbole)는 “이 모든 지표가 합쳐지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이번 주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향후 관전 포인트
현재 예측시장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이 11월 15일 전까지 끝날 거라는 의견이 92%로 우세한 상황인데요. 따라서 이번 암호화폐 반등은 진정한 회복이라기보다 일시적 안도감의 반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 재개방, 유동성 회복, 재정 부양 기대감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겹치며 시장이 반등했지만, 아직 구조적인 불확실성은 남아 있습니다.
ETF 자금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인플레이션 방향성도 명확하지 않으며, 정치적 리스크 역시 언제든 재부상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10만 6천 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이지만, 이 상승세가 유지되려면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한 시점이죠.
향후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현물 ETF 자금 흐름입니다. 최근 몇 주 동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이번 반등을 계기로 유입세가 다시 시작된다면 기관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되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둘째, 물가 지표와 연준의 정책 방향입니다. 정부가 정상화되면서 노동통계국(BLS)의 공식 지표 발표가 재개될 예정인데요, 만약 인플레이션이 둔화된 것으로 확인되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높게 나오면 이번 반등이 단기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반등은 불과 나흘 전 컨텐츠에서 소개드렸던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Geoff Kendrick)이 제시한 ‘단계적 매수 전략’과 거의 맞물리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1월 6일 인터뷰에서 이번 조정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조정”이라고 표현하며, 전체 투자금 중 25%를 10만 달러 초반 구간에서 바로 매수하라고 조언했죠. 그리고 주말 종가가 10만 3천 달러를 넘는다면 추가 매수 신호로 해석하라고 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정확히 그 조건을 충족하며 10만 6천 달러 위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단, 켄드릭이 제시한 마지막 매수 조건인 ‘비트코인:금 비율 30 회복’은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26 아래에 있는데, 서서히 상향 추세로 전환된다면 시장 자금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음을 시사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랠리가 단순한 단기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제프 켄드릭의 말처럼 ‘마지막 저가 구간’을 통과하는 신호가 될지는 앞으로의 연준 데이터와 ETF 자금 유입 흐름이 결정짓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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