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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4일에 다룰 종목은 바로 팔란티어(PLTR)입니다.

미국의 AI 대표주 중에 하나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티커: PLTR)가 역대급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025년 3분기 매출은 약 11억 8천만 달러, 전년 대비 약 6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0억 9천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는데요.

주당순이익(EPS, 한 주당 이익) 역시 0.21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0.17달러를 훌쩍 넘었습니다.

회사는 올해 4분기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죠.

그런데도 이상하게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적과 주가 차트 분석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팔란티어는 어떤 회사인가

많이들 이미 아시는 기업이겠지만 빠르게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팔란티어는 2003년 피터 틸(Peter Thiel)과 알렉스 카프(Alex Karp) 등이 설립한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초기에는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을 위한 비밀 계약으로 유명했죠. CIA나 국방부 같은 기관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을 때, 팔란티어의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정부 기관용 고담(Gotham), 기업용 파운드리(Foundry),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가 있는데요. AIP는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플랫폼입니다.

쉽게 말해,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실제 의사결정에 연결해주는 두뇌 같은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죠.

그리고 이제 팔란티어는 단순히 ‘정부 프로젝트 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팔란티어 3분기 실적 요약

매번 예상치를 뛰어넘는 팔란티어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총 매출이 11억 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억 2천만 달러에서 크게 뛰었습니다.

순이익(Net Income,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남은 실제 이익)은 4억 7,600만 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7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알렉스 카프(Alex Karp) CEO는 주주 서한을 통해 팔란티어의 3분기 실적이 “회사 역사상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서한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3분기 매출 12억 달러, 순이익 4억 7,6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카프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회사의 분기 매출이 지금의 분기 순이익보다 적었다”고 강조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상상을 초월한(otherworldly) 상승”이라 표현했습니다.=

미국 내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 분기 대비 20% 증가하며 8억 8,3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특히 미국 상업 부문(Commercial) 매출은 121% 폭증, 분기 대비 29% 증가3억 9,7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총 계약 가치(TCV)는 13억 달러, 전년 대비 6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알렉스 카프는 이 사업부가 “21세기 미국 경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스토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 핵심은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의 전사적 도입 확대입니다. 이전까지는 파일럿(시험 적용) 수준의 프로젝트가 많았다면, 이제는 고객들이 “조직 전체를 AIP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요청을 직접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 부문에서는 미 육군(U.S. Army)이 팔란티어의 파운드리(Foundry)와 AIP 기반 밴티지(Vantage) 플랫폼으로 모든 데이터 시스템을 통합하라는 공식 지시(public directive)를 내린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기존 군 내부의 데이터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AIP 기반으로 재편하라”는 명령인데요. 즉, 팔란티어가 미군 데이터 생태계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입니다.

CTO 샤얌 산카르는 이 결정을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미군의 문화적 전환(cultural decision)”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구식 시스템을 빠르게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컨퍼런스 콜에서 알렉스 카프 CEO는 팔란티어의 실적을 “이건 단순히 좋은 성과가 아니라, 역사상 어느 소프트웨어 회사도 내보이지 못한 수준의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Rule of 40(성장률+영업이익률)이 100을 넘길 수 없다”고 말하면서, 팔란티어의 114점을 “비정상적으로 강력한 결과”라고 표현했습니다. ‘Rule of 40’이 고성장·고효율 기업으로 분류되는 지표인데, 팔란티어는 그 기준의 거의 세 배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매출 63%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력(headcount)은 불과 10% 증가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CTO 샤얌 산카르(Shyam Sankar)는 이를 “AI 기반 생산성 혁신의 직접적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팔란티어 내부에서 사용하는 AIFDE(팔란티어 AI 개발 에이전트)가 직원들의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단 2명의 직원이 AIFDE를 이용해 고객의 레거시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5일 만에 이전했는데, 이 작업은 과거엔 2년 걸릴 일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팔란티어는 AI를 직접 개발해 내부 운영에 적용하고, 그 성과를 고객에게 ‘내보내는’ 구조를 구축한 건데요.

팔란티어가 단순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을 넘어, AI 기반 기업 운영의 자동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팔란티어는 4분기 매출 전망을 13억 3,0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전 가이던스(11억 9,000만 달러)보다 크게 상향된 수치입니다. 연간 가이던스 역시 44억 달러로 상향 조정, 기존 예측(41억 4,000만~41억 5,000만 달러)을 웃돌았습니다.

팔란티어 주가 논란

이번 주주서한에서 알렉스 카프는 팔란티어의 성장이 기존 금융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라며, “일부 비평가들은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파괴적인 혼란 속에 빠져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성장으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수준의 수익을 경험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컨퍼런스 콜 마지막 부분엔 개인 투자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는데요. 워낙 알렉스 카프다워서 전문을 옮겨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잘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냥 일반 TV를 켜보세요. 우리 주식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해 보이는지 볼 수 있을 겁니다. 팝콘을 들고 즐기세요. 그들은 울고 있죠. 우리는 매일 회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 나라를 위해서, 동맹국들을 위해서, 그리고—사실 ‘개인 투자자(retail investors)’라는 단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자신의 돈을 걸고 우리와 함께 싸워주는 ‘정상적인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은 이 나라에서 정말 ‘올바른 방향’을 위해 싸우고 계십니다. 실력주의(meritocracy), 적보다 앞서는 강력한 기술력, 그리고 노동자 남성과 여성의 생산성을 높여 실제 GDP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제품들. 그게 바로 우리가 만드는 가치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분의 은행 계좌를 위해서이기도 하죠. 정말 감사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팔란티어는 주식 시장에 상장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주가가 싸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던 논란의 주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 상장 초기 대비 20배 이상 상승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이 정도 실적이면 이번에도 주가가 급등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시장은 다르게 움직였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요. 실적 발표 이후 팔란티어(PLTR) 주가는 4~6%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11월 4일 프리마켓 기준으로는 8% 이상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에는 별별 이유를 갖다 댈 수 있겠습니다만, 가장 진부한 이유는 기대치가 이미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투자자들이 이미 팔란티어가 훌륭한 실적을 낼 것을 전제로 주가를 올려놨기 때문에, ‘놀라움’이 줄어들었다는 거죠.

또 하나의 진부한 이유는 밸류에이션(Valuation), 즉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우려인데요. 현재 팔란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은 수 백배에 달합니다. 이 말은 투자자들이 현재 이익의 수 백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죠. 이런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은 아주 작은 실망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소식은, ‘빅 쇼트(The Big Short)’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팔란티어에 대해 풋옵션(Put Option), 즉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취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마이클 버리는 2023년에 sell call, 즉 전면적인 매도 선언을 하면서 조롱을 받아왔는데요. 그때 이후로 S&P 500이 70% 이상 상승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이 워낙 많이 뜨겁게 상승해왔기 때문에, 이 타이밍에 마이클 버리가 현 시점 미 증시에서 가장 밸류에이션이 높은 주식인 팔란티어에 하락 베팅을 했다는 사실이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신호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팔란티어 차트 분석

사실 현 시점 팔란티어 주식은 제가 자주 하는 말처럼, 여기서 확 올라도 놀랍지 않고 확 떨어져도 놀랍지 않은 주식입니다. 그럴 때는 뭐다, 주가 차트 기술적 분석이 유효하죠.

먼저 월봉을 보면, 2023년 초까지만 해도 5달러 중반대에서 머물던 주가가 2025년 현재 2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불과 2년 반 만에 약 35배 이상 상승한 셈입니다. 상승 구간에서 단 한 번의 의미 있는 조정 없이 꾸준히 양봉을 쌓아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거래량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단기 투기 수요가 아니라, 중장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동평균선 역시 5개월선이 20개월선을 크게 상회하며 강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급격한 상승 속에서 조정이 길게 오지 않았다는 것은, 시장이 팔란티어의 실적과 AI 성장성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주봉 차트로 보면 흐름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2025년 초반부터 이어진 상승 흐름은 단기 조정 구간을 거치며 완만한 우상향 추세로 이어졌습니다. 5주선이 항상 20주선 위를 지키고 있고, 매번 주가가 단기 과열로 밀릴 때마다 20주선 부근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습니다. 특히 거래량이 하락 구간에서 급감하고, 상승 구간에서 다시 늘어나는 패턴이 뚜렷합니다. 단기 트레이더보다 장기 보유자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기반이 단단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일봉 차트를 보면, 최근 2개월간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안정이었습니다. 주가가 8월 저점인 142달러대에서 반등한 이후, 10월 말에는 207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상승 구간에서도 과열 신호가 크지 않고, 5일선과 20일선이 거의 평행하게 움직이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캔들 상으로 연속 양봉이 이어졌던 만큼, 만약에 실적 발표 후 하락이 발생한다면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기준으로 하락폭이 8% 이상으로 큰 만큼, 단기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0일 이동평균선이 자리한 185달러~190달러 구간이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체적으로 팔란티어 주가 차트는 여전히 중기 상승 추세 속에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과열권에서의 조정이 불가피한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우선은 190달러선 지지를 확인하며 거래량이 안정되는지 여부가 중요하겠고,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이번 조정은 오히려 다음 상승을 위한 ‘건강한 눌림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좀 더 큰 조정이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