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그룹 산하의 제주용암수는 청정 제주도의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위치해 있으며, 화산암반층을 통과하며 여과된 용암해수를 원료로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닥터유 제주용암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2019년 11월 혼합음료 형태로 첫 출시된 이후 꾸준히 인지도를 쌓았지만, 초기 설비투자 규모가 컸던 만큼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제주용암수는 단순 생수 제조업을 넘어 새로운 시장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초 제주용암수는 사업목적에 ‘화장품 책임판매업’을 추가하며 화장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핵심은 용암해수를 화장품의 주요 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용암해수는 일반 지하수 대비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낮은 염분으로 피부 친화성이 높아 이미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고급 화장품 성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주용암수는 이러한 천연 미네랄의 장점을 살려 ‘클린 제주’, ‘프리미엄 미네랄 스킨케어’라는 콘셉트로 화장품 원료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입니다.
오리온그룹의 최근 실적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재무적 여력을 보여줍니다. 2024년 연결 기준 오리온그룹의 매출은 3조 1천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천억 원대를 유지했습니다. 해외 사업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서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하는 효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초코파이·닥터유·포카칩 등 기존 브랜드의 프리미엄화와 리뉴얼이 주효했고, 해외에서는 ‘현지화된 K-푸드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했습니다. 오리온홀딩스는 이익의 일부를 신규 사업에 재투자하며, 제주용암수와 건강기능식품 계열사를 ‘다음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제주용암수의 재무 지표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200억 원대에 근접했고, 영업손실 폭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적자 구조였던 시기에도 설비 가동률이 꾸준히 상승하며 생산 효율성이 개선됐고, 부채비율 또한 100% 이하로 떨어지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해외 수출 물량이 늘고, 국내 편의점·대형마트 입점이 확대되면서 유통 기반이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화장품 사업 진출은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위한 ‘다각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화장품 진출은 단순한 부가 사업이 아닙니다. 제주용암수는 용암해수를 활용한 음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원료·생산·브랜딩을 연결하는 통합 구조를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즉, 음료와 화장품이 동일한 원료 스토리를 공유하며 브랜드의 일관성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용암해수 기반 스킨케어는 ‘천연 미네랄 보습’이라는 명확한 기능적 메시지를 내세울 수 있으며, 향후 건강기능식품·바디케어 등으로 확장할 여지가 큽니다.
사업 구조상 제주용암수는 이미 원료 가공 설비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화장품 원료 공급이나 OEM·ODM 생산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오리온그룹은 화장품 분야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기존 유통 채널을 활용한 제품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K-뷰티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용암해수 화장품’ 라인업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화장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경쟁이 치열합니다. 또한 생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만큼, 제주용암수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려면 브랜드 인지도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용암해수’라는 원료적 차별성과 ‘제주’라는 청정 이미지는 국내외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마케팅 자산입니다.
오리온그룹은 제주용암수를 단순 자회사로 두지 않고, 향후 그룹 내 ‘건강·뷰티·라이프스타일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리온홀딩스는 이미 바이오·헬스케어·식품 소재 사업에도 투자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 중이고, 제주용암수의 화장품 진출은 그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제주용암수가 화장품 원료 및 완제품 시장에서 실제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지, 둘째, 해외 수출과 K-뷰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진출이 가능할지, 셋째, 생수·화장품·건강식품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워터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입니다.
결국 제주용암수는 단순히 물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물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깨끗한 수자원의 이미지를, 산업에는 천연 미네랄 원료의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이중적 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AI, 헬스케어, 친환경 등 새로운 소비 키워드가 부상하는 시대에, 제주용암수의 선택은 단순히 한 브랜드의 실험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원료 중심의 확장 전략’을 설계해 나가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에서 시작해 ‘피부’로 확장하는 이 여정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오리온그룹은 과자와 음료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는 첫 단추를 끼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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