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생회복 소비 쿠폰 효과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1.2% 성장하며 예상치를 상회

  • 정부는 올해 연간 성장률 1%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음

  •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1.2%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음

  •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 한은이 올해 8월 경제 전망 당시 내놨던 예상치(1.1%)를 0.1%포인트 웃돌았음

  • 3분기 GDP 상승을 이끈 동력은 9조 원가량 풀린 1차 소비쿠폰으로 분석

  • 소비쿠폰 효과로 민간 소비가 전 분기 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음. 2022년 3분기(1.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음

  •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방해 1.5% 상승. 기계·장비·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1.3% 늘어난 것도 내수 회복 흐름을 방증한다고 정부는 해석

  •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자 올해 연간 1%대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성도 제기

  • 한은은 4분기(10∼12월) 성장률이 ―0.1%보다 높게 나오면 연간 1%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애초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0.9%에 머물 것이라고 봤음

  •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미중 및 한미 관세 협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어 단정하긴 어렵지만 1% 성장률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음

소비쿠폰 반짝 효과, 지속 미지수

  • 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 대비 1.2% 성장한 것은 내수와 수출이 예상보다 선방한 결과로 풀이

  • 지난해 말 계엄 사태 여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공격’에 ‘제로 성장’ 우려가 커졌던 한국에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옴

  • 정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성장률 1%를 달성할 수 있다고 기대

  • 하지만 ‘불안한 성장’이란 해석도 있음. 다음 달 소비쿠폰 지급이 종료된 뒤에도 민간 소비가 상승세를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

  • 앞으로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수출 실적도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어떻게 매듭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민간소비와 반도체가 끌어올린 한국 경제

자료 : 동아일보


  • 지난해 말 있었던 비상계엄과 연초까지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인해 올해 1분기(1∼3월·―0.1%)에 바닥을 찍은 뒤 반등

  • 그 중심에는 올해 7월 21일부터 집행된 소비쿠폰

  • 1차에만 9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이 시중에 풀리면서 소비가 회복됐다는 분석

  • 소비가 살아나자 서비스업의 3분기 성장률도 1.3%로 직전 분기 대비 0.5%포인트 높아졌음

  •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28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3분기 민간 소비 증가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며 “1차 소비쿠폰이 음식점과 병원, 미용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되며 소비 증가에 기여했다”고 말했음

  • 미국발 관세 정책에도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방해 GDP 성장에 기여

  • 3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1.5% 늘었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0% 증가

  • 올해 8월 7일부터 시행된 미국의 상호 관세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졌기 때문

  • 반도체의 경우 9월에만 166억1000만 달러(약 24조 원)어치를 수출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음

  •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3분기에 2.4% 늘었음

  • 자동차 수출도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고전한 대신 유럽연합(EU)과 독립국가연합(CIS)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음

낙관은 일러, 산업체력 높여야

  •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가 한은 예상치(1.1%)를 상회하자 연간 성장률 1%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음. 8월만 해도 한은은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이 0.9%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음

  •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1960년 이후 4차례뿐

  • 이를 놓고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음. 하지만 3분기 깜짝 성장에 한은은 4분기(10∼12월) GDP가 ―0.1∼0.3% 범위로 성장한다면 연간 성장률 1%를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비가 살아나고, 투자도 늘고, 수출도 여러 상황 속에서 좋아지는 부분”이라고 말했음

  •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새 정부의 온전한 첫 경제성적표로 6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 경제) 성장세가 확대됐다”고 말했음

  • 다만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음.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쿠폰 효과가 없어진 뒤가 진짜 본게임”이라며 “소비쿠폰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성장률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음

  •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소비쿠폰 집행은 미래 예산을 당겨 쓴 것이기 때문에 이 효과에만 취해 있으면 안 된다”며 “한국 산업의 체력을 키우는 작업도 같이 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지적

관세, 부동산에 내년 2% 성장 달려

  • 올 3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깜짝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 재정지출이 있었음

  • 3분기 1.2% 성장률을 기여도별로 분해해보면 민간 소비가 0.6%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정부 지출과 정부 투자가 각각 0.2%포인트를 차지했음

  • 3분기 집행된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지원금이 소비 개선을 견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정부 재정이 성장률 회복을 이끈 셈

  • 여기에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도 전 분기 대비 1.5% 늘며 호조세를 나타냈음.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가 제품 수출 실적이 최고치를 갈아 치운 덕분. 설비 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중심으로 2.4% 증가했음

  • 그동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건설 투자도 일단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임. 건설 투자는 이 기간 0.1% 감소해 6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지만 감소 폭이 크게 축소

  • 시장에서는 3분기 건설 현장 안전사고 여파가 없었다면 플러스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음

  • 한국은행은 “건설 투자의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가 개선되면서 건설 투자도 시차를 두고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

자료 : 서울경제신문


  •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 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0.1~0.3%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1%(0.95~1.04%) 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진단. 지금 흐름대로라면 내년 2% 성장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 다만 시장에서는 성장률 상향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도 변동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함께 나왔음

  •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온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이 내년 1월 자산 가격 안정화를 확인한 뒤 마지막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분석. 불과 1~2개월 전만 해도 내년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시계가 더 느려진 셈

  • 다만 아직 변수는 남아 있음. 한미 관세 협상과 미중 무역 갈등 완화 정도에 따라 경제성장률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임

  •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이 지연돼 11월 이후로 미뤄질 경우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커져 경제성장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큰 이슈는 무역, 관세, 3500억 달러 투자라서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아래위로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말했음

  • 또 하나의 경제 리스크는 집값 급등. 한국은행이 경기 회복 흐름에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으로 쉽게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음

  • 실제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를 기록했는데,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이 한창 급등하던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

  • 금리를 내리는 순간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커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음

  •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림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음

  •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도 한 달 가까이 1400원대를 웃돌고 있어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도 나옴

  •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여지가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으로 환율은 당분간 1430원대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음

  • 28일 장중 달러화 가치가 반락하면서 환율은 1430.4원까지 저점을 낮췄지만 1430원대 저점 인식으로 하단은 단단히 지지

  • 한은이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시장도 약세

  • 2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3%포인트 오른 2.633%를 기록해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음

  • 이는 지난주 금통위를 전후한 경계감 속에서 2.6%대에 진입한 후 다시 상승한 수치

<시사점>

한국경제가 0%대의 암울한 성장전망에서 벗어나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2% 늘며 1년 반 만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과 반도체 수출 회복이 경기 반등을 이끌은 결과로 평가됩니다.

특히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시행한 소비쿠폰 정책은 침체됐던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습니다. 외식, 숙박, 문화, 전통시장 등에서 쿠폰을 사용한 국민이 늘면서 골목상권의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고, 지역경제에도 온기가 돌았습니다.

반도체 수출도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제조업 전반의 생산이 살아났습니다.

다만 이번 성장은 구조적 체질 개선의 결과라기보다 정책 효과와 특정 산업 호황에 기대고 있는 일시적 반등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쿠폰과 같은 일회성 재정지출은 내수 진작 효과가 크지 않으며, 정책이 끝나면 소비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정 확대 역시 국가채무를 빠르게 늘리고 있어 장기적 부담이 우려됩니다.

더 큰 문제는 성장의 편중입니다. 수출 증가의 대부분이 반도체에 집중된 구조는 위험하며,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닥치면, 그 충격은 한국경제 전체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제 재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단순히 돈을 푸는 정책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투자에 집중해야 합니다. 소비쿠폰도 단기 부양책을 넘어 산업·지역 발전과 연계한 장기적 내수 정책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 구조 역시 다양화해야 합니다. 반도체 중심에서 벗어나 AI·바이오/헬스케어·소프트웨어·디스플레이, 자동차, 2차전지, 조선/해양플랜트, 방산, 원전, 전선/전력, 에너지/수소, 콘텐츠, 우주산업 등으로 수출 기반을 더욱 넓혀 나가야 합니다. 동시에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인구·교육·고용 정책 전반을 손질해야 합니다.

소비쿠폰과 반도체가 일시적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분명한 성과이지만 이 반짝 성장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바꾸는 것은 결국 구조개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정의 효율성과 산업의 다양성, 인구정책의 일관성이 뒷받침되어야만 한국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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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20/0003670487?date=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