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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8일에 다룰 종목은 퍼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입니다.

대규모 원자력 및 천연가스 발전 단지를 조성하고, 그 전력을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듀얼 모델(Dual Model)’을 추진하는 에너지 개발 기업인데요.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주목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10월 27일 하루 동안만 Mizuho(미즈호), Stifel(스티펠), UBS, Evercore ISI(에버코어 ISI), Rothschild Redburn(로스차일드 레드번) 등 최소 5개 기관이 커버리지를 발표했고, 모두 ‘매수(Buy)’ 또는 ‘아웃퍼폼(Outperform)’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각 기관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미즈호 27달러, 스티펠 29달러, UBS 30달러, 로스차일드 레드번 31달러, 에버코어 ISI 37달러입니다. 현재 주가가 23~25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장기 상승 여력에 주목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업이자 종목인데, 각각 어떤 이유로 매수 의견과 목표가를 제시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퍼미 아메리카는 어떤 기업인가?

최근에 다룬 기업이긴 한데, 빠르게 리뷰해보겠습니다. 퍼미 아메리카는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Amarillo)를 거점으로, 전력 생산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결합한 ‘오프그리드(off-grid)’ 에너지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는 신생 기업입니다. 공동 창립자는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었던 Rick Perry(릭 페리)와 투자자 Toby Neugebauer(토비 노이게바우어)인데요. 이 회사의 핵심 전략은 기존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발전 설비를 구축해 AI 및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기업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퍼미 아메리카는 발전소 운영자이자 부지 임대인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다시 말해, 전력을 생산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기업에 부지를 임대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는 지역 전력망에 연결돼 있어 송전 인프라나 전력망 병목 현상에 영향을 받습니다. 반면 퍼미 아메리카는 오프그리드 발전소를 통해 이런 문제를 우회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들이 최근 전력 공급 부족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모델은 매우 매력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창립자라는 점에서 퍼미 아메리카는 최근 상장 과정에서도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공모가는 21달러였지만 첫날 주가는 25달러에 출발해 32.53달러로 마감하며 55% 급등했습니다. 다만 10월 들어서 미국 증시에 리스크 회피 분위기가 들어서면서 얼마 FRMI 주가 역시 하락했고 현재는 25 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퍼미 아메리카에 쏟아진 매수 의견 이유는?

자, 그럼 이번에 퍼미 아메리카에 신규 투자 리포트를 발행한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미즈호는 퍼미 아메리카에 대해 ‘아웃퍼폼’ 등급과 목표주가 27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사업 구조를 강조했는데요. 미즈호는 회사가 2026년부터 1GW 규모의 발전 설비를 가동하고, 2027년에 추가로 1GW를 확충할 계획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기업이지만, 구체적인 발전 로드맵이 있다는 점에서 ‘실행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스티펠은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9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스티펠은 분석에서 텍사스 공과대학 시스템(Texas Tech University System)과의 99년 장기 리스 계약에 주목했습니다. 해당 부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냉각수 공급원, 광통신망 등을 갖춘 최적의 발전·데이터센터 부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티펠은 이 리스 구조가 장기 현금 흐름의 안정성을 높이며, 프로젝트 리스크를 낮추는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UBS는 퍼미 아메리카에 대해 ‘매수’ 등급과 30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UBS는 회사가 이미 복수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LOI(의향서)를 체결한 상태이며, 2025년 연말을 전후로 이를 실질 임대 계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UBS는 이러한 계약 전환이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UBS는 현재 주가가 약 1.4GW 규모의 발전 용량만 반영하고 있어, 실제 계획(11GW)이 실행될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로스차일드 레드번은 목표주가 31달러를 제시하며, 퍼미 아메리카를 AI 전력 수요를 가장 직접적으로 수혜받는 기업 중 하나로 규정했습니다. 이 기관은 특히 전력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퍼미 아메리카가 제공하는 오프그리드 전력 공급이 희소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기업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리스크가 없지 않다는 점도 병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버코어 ISI는 가장 높은 37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퍼미 아메리카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라는 장기 성장 테마의 교차점에 위치한 핵심 종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퍼미 아메리카가 설계·조달·시공 관련 파트너십과 규제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에버코어 ISI는 2028년 EBITDA를 기준으로 13배의 멀티플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산출했으며, 중장기 인프라 성장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낙관의 근거와 공통으로 지적된 리스크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애널리스트 리포트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퍼미 아메리카를 장기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프라 기업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공통된 핵심 키워드는 ‘AI’와 ‘에너지’입니다. AI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현재 미국 전력망은 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퍼미 아메리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 허브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아직 매출이 없는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텍사스 부지 확보, AI 전력 수요 수혜, 빠른 실행 일정, 정치적 네트워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월가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모든 리포트에는 명확한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실행력입니다. 발전 설비 건설, 규제 인허가, 데이터센터 임차인 확보가 모두 예정대로 진행돼야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U.S.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NRC) 인허가 절차와 대규모 자금 조달은 이 기업의 향후 일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요소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짓지 않은 회사, 수십억 달러의 기업가치”

물론 월가의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업계에서는 퍼미 아메리카의 현 기업가치와 실질적인 사업 진행 상황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전문 기자 Sebastian Moss(세바스찬 모스)는 10월 초 DatacenterDynamics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직 아무것도 짓지 않은 회사가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그는 퍼미 아메리카가 현재 보유한 실질 자산은 부지 임대 계약, 향후 건설을 약속한 일부 계약서 초안, 그리고 정치적 네트워크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회사는 아직 발전소나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하지 않았고, 고객사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 직후 기업가치가 완성형 제조업체나 제약 기업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봤습니다.


기자의 핵심 문제 제기: ‘말뿐인 프로젝트’인가

세바스찬 모스의 칼럼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실체 없는 약속’에 대한 경계였습니다. 퍼미 아메리카는 2026년까지 1.1GW 규모의 전력을 가동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현재는 ‘0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광케이블 연결, 냉각수 공급 계약, 천연가스 수급, 발전소 부지 정비 등 기본적인 인프라 작업조차 아직 진행 중이죠. 실제 공사가 시작되는 1단계는 2026년 말까지 2.6백만 제곱피트의 데이터센터와 발전 설비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약 2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는 특히 부지 리스 계약도 조건부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퍼미 아메리카는 Texas Tech University System(텍사스 공과대학 시스템)과 99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임대 개시는 최소 200MW 규모의 데이터센터 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해야만 발효됩니다. 즉, 아직 확정된 고객이 없다는 뜻입니다. 임대가 시작되면 퍼미는 매년 수백만 달러의 리스료와 일정 비율의 부동산 평가액을 학교 측에 납부해야 합니다.


정치적 네트워크와 불투명한 경영 이력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세바스찬 모스는 퍼미 아메리카의 경영진이 데이터센터 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회사의 핵심 인사 대부분은 정치권 또는 에너지 업계 출신이며,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공동 창립자 Rick Perry(릭 페리)는 전 텍사스 주지사이자 전 에너지부 장관이고, CEO Toby Neugebauer(토비 노이게바우어)는 과거 파산한 GloriFi(글로리파이) 사태의 중심 인물이었습니다.

법원 문서에는 그의 경영이 “자기 이익 중심적이며 기업 지배구조를 무시했다”는 지적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도 소송이 진행 중이며, 퍼미 아메리카의 SEC 공시에도 해당 리스크가 명시돼 있습니다.


현실적 과제: 시간과 경험이 부족하다

세바스찬 모스는 퍼미 아메리카가 실제 가치를 증명하려면 극도로 높은 실행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지적한 난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AI 수요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퍼미는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 이미 업계에서 수년간 인프라를 쌓아온 경쟁사보다 빠르게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개발해야 하며

– 장비 납기 지연이 빈번한 발전 설비를 전례 없이 빠르게 배치해야 하고

– 대형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끌어내야 하며

– 전 세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센터 규모의 2배에 달하는 인프라를 단일 부지에서 구축해야 하고

– 미국에서 단 한 번도 일정과 예산을 맞춘 적 없는 원전 프로젝트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어져야 현재의 시가총액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즉, 현재의 기업가치는 미래에 대한 ‘기대’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죠.

세바스찬 모스의 분석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과는 달리 상당히 신중한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이 기업이 당장 혁신적인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실제 인프라가 단 한 층도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도미노피자와 맞먹는 시가총액을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정치적 인맥과 상징적인 수사로 인해 규제 절차가 단축될 수 있다는 기대도 현실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퍼미 아메리카 전망은?

이처럼 시장은 퍼미 아메리카를 놓고 극명하게 엇갈리는 두 가지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AI 전력 수요의 핵심 수혜주’로 낙관론이 확산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실체가 검증되지 않은 고위험 투자처’라는 냉정한 시선이 존재합니다.

결국 관건은 시간이죠. 퍼미 아메리카가 2026년까지 실질적인 발전 설비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첫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낙관론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일정이 지연되거나 자금 조달이 꼬일 경우,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 기업의 가치는 미래의 실행력에 달려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과열된 기대감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주가 얘기 나왔으니 차트 좀 봐볼까요? 사실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종목이라 장기적인 패턴을 파악하기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지만, 현재 일봉 차트만 놓고 봐도 초반 투자 심리와 단기 수급 흐름 정도는 어느 정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상장 직후 주가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최고 36.99달러까지 치솟았고, 이 구간에서 상당한 거래량이 동반됐습니다. IPO 초기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승 후 고점 부근에서 윗꼬리가 길게 형성된 캔들이 이어졌고, 이후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는 흐름으로 전환됐습니다.

10월 중순까지는 이동평균선 위아래에서 혼조세를 보이며 단기 박스권을 형성했지만, 중순 이후부터는 캔들이 지속적으로 음봉으로 마감되며 추세가 하락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특히 10월 21일부터 24일 사이에는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에서 주가가 빠르게 밀리면서 단기 저점(18.70달러)을 찍었습니다. 이런 패턴은 상장 초기 매수세가 빠진 뒤 단기 투기성 자금이 이탈하는 구간에서 자주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는 저점 부근에서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이 보이지만, 이전 고점 대비 거래량이 뚜렷하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강한 추세 전환 신호로 보긴 어렵습니다. 이동평균선 역시 완만하게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반등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등이 이어지려면 거래량 증가와 캔들의 양봉 전환이 꾸준히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로선 추세 반전보다는 단기 반등 시도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퍼미 아메리카는 지금 시점에서 기술적 분석보다는 향후 뉴스, 실적, 계약 체결 여부 등 펀더멘털 이벤트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좋게 표현하면 여러모로 재밌는 기업이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